베네치아 바가지 식당 조심하세요
스테이크 4개, 해물튀김 1접시가 무려 153만원?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 베네치아를 여행하던 일본인 유학생 4명은 최근 산마르코광장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봉변’을 당했다. 스테이크(비스테까) 4인분과 생선 요리 한 접시, 생수, 와인 2잔을 주문하고 받은 청구서는 무려 1143유로(1유로=1345원(현찰매입기준), 약 153만원) 이었다. 이들은 일단 식당에 돈을 낸 후 거주지인 볼로냐로 돌아와 터무니없는 요금을 받은 문제의 식당을 경찰에 신고했다. 주인은 중국인으로 알려져있고 운영은 아랍계 이집트 인으로 알려진 이 식당의 이름은 Osteria da Luca 이다.
이미 이 식당은 바가지 요금으로 악명높은 식당인데 리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져에도 많은 악평이 달린 블랙리스트 식당이다.
현지 언론인 la Nuova 에서 입수한 문제의 1,143유로의 영수증 |
일본인 관광객이 먹은 해물튀김 |
리뷰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져를 살펴보아도 320개의 리뷰중 약 90%에 해당하는 리뷰에서 바가지 요금 등을 지적하는 등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음식점으로 이미 유명한 식당이었다. 이 식당은 이번 일본인이 당했던 과도한 금액요구와 유사한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 이미 있었고 신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베네치아의 바가지 요금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한 예로 메뉴판에는 해물 스파게티 한접시에 15유로 라고 명시해놓고 밑에 조그맣게 100g당 이라고 적어 놓아 실제로 100유로 정도를 음식값으로 낸 사례도 종종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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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어드바이져에 나온 해당 음식점 리뷰 |
트립어드바이져에 나온 해당 음식점 전경 |
트립어드바이져에 나온 해당 음식점의 음식맛은 평균 이라고 평가되었다. |
트립어드바이져에 나온 해당 음식점의 영수증. 대부분 비싼 가격을 지적하고 있다. |
외신에 따르면 이 일은 베네치아 시민단체 ‘그루포 25 아프릴레’가 문제를 제기하며 알려졌다.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 지역의 식당 가운데 현지인이 소유한 곳은 1.1%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그루포 25 아프릴레’는 “베네치아의 명성을 위협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손해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광객 3명이 다른 식당에서 해산물 파스타 세 접시를 먹고 350유로(45만8000원)를 냈다거나, 영국인 3명이 구운 생선 요리 등을 점심으로 먹고 526유로(69만원)를 지불했다는 이야기등을 공개했다. 매년 3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베네치아는 임대료 등이 상승하며 원주민들이 베네치아를 떠나며 그 자리를 외국인들이 메꾸는 중이다. 특히 식당들과 호텔의 소유주가 외지인과 외국인들로 바뀌면서 바가지 요금과 요금인상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 리부사이트는 이들을 조심하라는 조언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루이지 부르냐로 시장은 트위터에 “이 부끄러운 사건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며 “언제나 정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식당이 위치한 베네치아의 마르차나 구역은 전체 식당의 1%만 현지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역사 유적이 있는 지역 전체로 보면 절반 가량만을 현지인이 소유한다고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베네치아와 대탈출(exodus)의 합성어인 ‘베넥소더스’(Venexodus)라는 말까지 등장하는등 이미 베네치아에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만연해 있음을 알수 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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