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국'의 캐나다, 쓸쓸하고 찬란한 '도깨비'가 떠오르는 계절

캐나다는 9~10월이 되면 가을을 맞이하면서 나라 전역이 온통 붉은 빛과 노란 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단풍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가을이 아름다운 덕에 국기에도 빨간 단풍 문양이 들어 있다. 그 중에도 캐나다 동부 지역의 낭만 가득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드라마 '도깨비'를 연상케 하는 퀘백 시티까지 쭉 이어지는 메이플 로드(Maple Road)는 800km가량에 이르는 단풍길로,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 달 동안 끝없는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도시만큼이나 길목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단풍 절경은 작은 소도시들의 고즈넉함이 더해져 캐나다의 메이플 로드 트립에 매력을 과시한다.

여름이 더웠던 해일수록 큰 기온 차로 인해 단풍 빛깔은 더욱 선명해지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이 지난 후의 캐나다 단풍은 더욱 강렬하게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캐나다 가을 장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동부 대표 지역들을 소개한다.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토론토에서 차로 한 시간 반이면 가는 거리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신혼여행 희망 1순위 지역이자 북미에서 신혼여행지뿐 아니라 결혼식장으로 인기 있는 장소이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말발굽 폭포(Horseshoe Falls)와 미국령의 아메리칸 폭포(American Falls), 그리고 미국 영토인 브라이달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로 어우러져 있으며, 가을 단풍과 어우러질 때 헬리콥터를 통해 상공에서 본다면 그 장관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캐나다와 미국을 사이에 두고 대자연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나이아가라 폭포 외에도 주변에는 더 레이크 지역과 아이스와인 와이너리, 그리고 아기자기한 마을 등이 있어 여행의 폭을 넓혀준다. 마을 안에는 365일 오픈하는 크리스마스 장식 가게 ‘Just Christmas'가 명소이니 꼭 들러볼 것!

몽트랑블랑 (Mont-Tremblant)

'북미의 알프스'로 불리는 몽트랑블랑은 몬트리올에서 1시간 30분가량 달리다 보면 언덕 사이로 오밀조밀 모여있는 마을로 캐나다에서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로렌시안 고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겨울에는 무려 6km 코스의 슬로프를 스키나 보드로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유럽풍 건물이 조화를 이뤄서 단풍에 물든 고원 마을 경치는 말할 것도 없다. 언덕 아래 위치한 관광 안내소 근처에는 광장까지 가는 무료 리프트를 운영하고 있다. 단풍 구경 외에도 골프, 하이킹, 산책, 카약 등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리조트 타운도 곳곳에 있어 편안한 휴식도 가능하다.

킹스턴 천 섬 (Thousand Islands)

새콤달콤한 소스인 사우전드 아일랜드 소스(Thousand Island Sauce)로 유명한 킹스턴 천 섬은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1800여 개의 섬이 떠 있는 모습 자체가 장관으로, 가을이면 예쁜 별장들과 더불어 호수에 비친 단풍으로 더욱 아름답다. 천 섬에서는 유람선에 탑승하여 단풍을 감상하는 것이 색다른데, 해 질 무렵 선셋 크루즈에 탑승하면, 일몰, 단풍, 호수, 별장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두 그루 이상의 나무만 있으면 섬으로 인정받는 천 섬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도 끼고 있어 어떤 섬은 미국 영토, 어떤 섬은 캐나다 영토로 각기 섬마다 동화처럼 지어진 가옥들이 있다. 여름 시즌 별장으로 호황을 누리는 섬은 약 1400개, 육안으로 보이는 섬만 400개가 있다. 아직까지는 한국인 소유자는 없고 국내 모 기업에서 매물을 찾고 있지만, 하늘에 별 따기라고.

퀘벡 시티 (Quebec City)

국내에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퀘벡 시티는 북미의 파리라 불리는 곳으로 캐나다의 여타 지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함이 있다. 올드타운이 한눈에 보이는 ‘도깨비’ 언덕, ‘페어몬트 샤또 프랑트낙’(Chateau Frontenac Hotel), 루아얄 광장 건물 벽에 그려져 있는 ‘프레스코 입체 벽화’(Fresque Des Quebecois), 화려한 금장 장식의 ‘노트르담 성당’(Notre-Dame Basilica of Quebec City), ‘도깨비’에서도 등장했던 ‘라 부티크 드 노엘’(La Boutique De Noel) 등 아기자기한 가게들은 유럽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게 해준다. 또한, 오를레앙 섬(Île d'Orléans)은 퀘벡 시티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수백 년 된 집들과 제분소, 교회 등이 아직도 바래지 않은 프랑스 문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단풍뿐 아니라 해바라기 들판에 만개한 꽃들은 마치 화가가 그린 캔버스를 보는 듯하기까지 하다.

이 외에도 오대호의 수페리어호 (Lake Superior)와 휴런호(Lake Huron)의 접점 지역이자 미국의 미시간주와의 경계에 자리한 수생 마리(Sault Ste. Marie)와 아가와 협곡 관광열차 (Agawa Canyon Tour Train), 몬트리올 동쪽에 있는 이스턴 타운십(Eastern Township), 퀘벡 주 최고의 리조트, 르 마시프(Le Massif)가 위치한 샬르브아 (Charlevoix), 캠핑을 즐기기 좋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 공원, 앨곤퀸 주립 공원(Algonquin Provincial Park) 등 작은 가든부터 큰 공원들까지 캐나다의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셀 수 없이 많다.

캐나다 =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사진ⓒ 캐나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