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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어 푸바오? 중국 사천성을 다녀온 이유

당신이 쓰촨성에 가야 할 결정적인 이유 3가지.

구채구의 호수 중 가장 큰 장해.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

구채구의 호수 중 가장 큰 장해.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

잘 지냈어? 푸바오
워룽 선수핑기지

푸바오를 만났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 푸바오. 지난 4월, 우리와 이별한 뒤로 노심초사했는데 직접 보니 마음이 놓였다. 푸바오는 융단처럼 깔린 풀밭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 푸바오, 안녕! 잘 있었어? 방사장에는 쉴 만한 나무 그늘도 있고, 첨벙첨벙 물놀이를 할 만한 작은 연못도 있었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지 열흘 정도 지난 시점이라 푸바오가 불편해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잘 먹고 잘 노는 푸바오를 보니 안심이 됐다. 이곳은 중국 워룽 선수핑기지(臥龍神樹坪基地)다. 

6월 23일 푸바오의 모습

6월 23일 푸바오의 모습

워룽 선수핑기지는 용인 에버랜드에 이은 푸바오의 두 번째 집이 있는 곳이다. ‘판다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중국 쓰촨성에는 5개의 판다 연구기지가 있다. 그중에서 푸바오가 사는 워룽 선수핑기지는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더 가야 하지만, 푸바오를 찾는 이들 덕분에 언제나 북적인다. 


워룽 선수핑기지에서는 자이언트 판다의 사육뿐만 아니라, 번식, 야생화 교육 등 판다와 관련한 종합적인 연구를 담당한다. 150ha에 달하는 공간에, 거대한 대나무 숲과 방사장이 조성되어 있다. 해발 1,700m에 자리한 데다 자연보호구역 안에 있어 판다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이곳은 홍콩 정부의 지원으로 조성돼, 홍콩 사람은 입장료가 무료다. 

이른 아침에 도착한 워룽 선수핑기지. 입구에는 이미 줄이 길게 이어졌다. 줄은 각오한 터라 그다지 놀랍진 않았다. 쾌적한 공기와 푸른 산에 둘러싸여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진 않았다. 입구를 지나 언덕을 따라 오르니, 나무에 매달린 앙증맞은 판다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코알라처럼 나무를 꼭 껴안고 쉬고 있었다. 솜뭉치처럼 동그란 판다를 보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옆 방사장에 있는 판다는 대나무를 와그작와그작 씹고 있었다. 

판다는 하루에 대나무를 평균 40kg을 먹는 대식가다. 물론 모든 대나무를 먹는 건 아니다. 적당한 습도가 있는 대나무를 선호한다. ‘강바오’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의 책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에는 판다 입맛에 맞는 대나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연이 나온다. 솜죽, 설죽, 맹종죽 등 대나무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다 기후에 따라 대나무 상태가 달라 판다가 먹을 만한 대나무를 고르는 데 적지 않은 공이 들어간다. 푸바오가 대나무를 거부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죽순으로 쌈을 만들어 먹이기도 했다. 대나무 외에도 당근을 먹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의외로 판다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란다. 어디선가 판다 머리 위에 사과가 있는 인형을 보고 갸우뚱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판다와 인사하며 언덕을 오르다 보니, 다시 줄이 시작했다. 푸바오 방사장에서 뻗어 나온 줄이었다. 다른 방사장과 달리 푸바오 방사장은 인원을 제한했다. 대략 50명 정도가 한 번에 들어가 5분 정도 보고 자리를 비켜야 한다. 평일이었는데 30분 이상 줄을 섰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푸바오가 얼마나 귀여운지에 대한 ‘푸덕(푸바오 덕후)’들의 토크가 펼쳐졌다. 

방사장을 뛰어다니며 노는 푸바오. 밝은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방사장을 뛰어다니며 노는 푸바오. 밝은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드디어 차례가 왔다. 푸바오의 얼굴을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은데, 다른 판다와 다르게 푸바오 방사장 앞에는 빨간 저지선이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푸바오를 조금이라도 잘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 안쪽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다른 각도에서 푸바오를 보는데, 푸바오 앞에서 무장해제 된 사람들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사람들. 


푸바오는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달리기도 했다. 그 큰 몸을 이끌고 작은 연못에서 들어가서 첨벙거리기도 했다. 정확히 5분, 찰나 같은 시간이 더욱 찰나처럼 느껴졌다.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걸음을 돌려야 했다. 몸무게 197g, 신장 16.5cm. 2020년 7월20일 21시49분 대한민국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영원한 우리의 아기 판다, 푸바오(福寶). 정말 잘 지내고 있다.

청두판다연구기지의 아기 판다

푸바오가 있는 워룽 선수핑기지에 다녀온 다음날, 청두에서 비교적 가까운 청두판다연구기지()로 향했다. 청두 시내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데, 한 해 50만명 이상 방문하는 인기 관광지다. 이곳에서도 넓은 방사장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판다를 어렵지 않게 만난다. 먼 산을 바라보거나, 양손에 대나무를 쥐고 먹기에 심취해 있거나, 어슬렁어슬렁 걷는 판다. 판다의 단순한 몸짓과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진초록을 띠는 대나무 숲은 판다를 만나러 가는 설렘을 더한다. 청두판다연구기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아기 판다를 보는 곳이다. 앙증맞은 판다가 엉금엉금 움직이거나, 나무에 오르려고 애쓰는 모습은 사람과 흡사하다. 아이돌 스타의 공연을 기다리듯 수많은 이들이 아기 판다를 보기 위해 공연장에서 대기한다. 아기 판다가 움직이면 여기저기에서 귀여움의 감탄을 애써 참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그 귀여움에 끙끙 앓았다.

문득 판다의 귀여움을 소장하고 싶어졌다. 판다 관련 기념품은 ‘콴자이샹즈’와 ‘금리’에서 쇼핑하면 된다. 콴자이샹즈와 금리는 옛 모습을 간직한 인사동 같은 거리로, 쇼핑하기에 최적이다. 엽서, 마그넷, 머리띠 등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판다 기념품이 산처럼 쌓여 있다. 빵과 아이스크림 등 판다 모양의 특별한 먹거리도 여럿이다. 수많은 굿즈 중에서 판다가 그려진 부채와 대나무를 안고 있는 판다 인형을 골랐다. 판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 봐야겠다 생각하면서. 

고산병에도 황룡은 못 참지

중국 쓰촨성 여행에서 판다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이 자연이다. 황홀한 물빛으로 유혹하는 구채구와 황룡이 이곳에 있다. 판다를 보고 난 다음 목적지는 황룡. 20년 경력의 중국 가이드는 과거에 비해 황룡까지 가는 길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했다. 고산 지대에 터널을 뚫어 고속열차를 개통한 덕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졌다고 했다. 

황홀한 물색을 자랑하는 구채구의 오채지

황홀한 물색을 자랑하는 구채구의 오채지

황룡의 오채지

황룡의 오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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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만큼이나 거대한 청두 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진강관(鎭江關) 역으로 향했다. 기차는 최고 시속 195km를 기록하며 빠르게 달렸다. 해발 2,000m가 넘는 진강관 역까지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강관 역에서 황룡까지는 82km. 약 2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청두에서 약 3시간 30분 만에 황룡에 도착한 셈이다. 넓디넓은 중국에서 이 정도 이동시간은 양호한 편이다. 문제는 고도였다. 청두는 해발 350m인데, 황룡은 3,000m가 넘었다. 히말라야에 오를 때 고산에 적응하기 위해 하루에 해발 1,000m 이상 오르지 말라고 권장한다. 3배나 되는 높이를 단숨에 올랐으니, 몸이 정상일 리 없었다. 눈 덮인 설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질수록,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 온다. 생전 처음 산소통에 호흡을 의지해야 했다. 두통이 줄진 않았지만,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로 한 걸음씩 내디뎠다. 

황룡의 카르스트 지형

황룡의 카르스트 지형

황룡 입구에 도착해서는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케이블카는 에스컬레이터처럼 가파르게 산을 올랐다. 데크를 따라 황룡의 꽃이라 불리는 오채지(五彩池)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머리는 아픈데 눈앞에는 장관이 펼쳐졌다. 설산과 어우러진 기기묘묘한 카르스트 지형은 걸음을 자꾸 멈추게 했다. 튀르키예의 파묵칼레를 생각나게 하는 오채지의 물색은 에메랄드색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황홀했다. 집게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대며, 역시 아름다운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꿈속을 걷는 듯한 구채구

다음날, 언제 아팠냐는 듯이 두통이 사라졌다. 해발 2,400m대로 내려온 덕분이었다. 고산병에는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구채구 해발도 낮은 건 아니지만, 황룡에 비하면 견딜 만했다. ‘9개의 티베트 마을이 있는 계곡’이란 뜻의 구채구(九寨溝)는 중국에서도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1992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구채구는 ‘구채구를 보고 나면 다른 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Y자 모양으로 갈라진 계곡을 따라 그림 같은 호수와 장쾌한 폭포가 이어진다. 개인 차량은 가져갈 수 없고, 구채구 안에서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구채구 안에는 개방된 구간에만 114개의 호수와 17개의 폭포가 있다. 규모가 상상 이상이라, 하루종일 느긋하게 돌아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하루 묵으며 여유 있게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구채구를 생각하면, 오묘한 빛깔의 호수가 먼저 떠오른다. 깊은 산 속에 있는 호수는 하늘과 짝을 이뤄 천상의 풍광을 안겨 준다. 구채구에서는 호수를 바다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경해, 오화해, 죽순해, 공작해 등 호수 이름 뒤에 ‘해(海)’가 붙는다. 호수마다 개성이 있었지만, 가장 마음에 남는 호수는 장해였다. 누군가는 몰디브 바다보다 색이 진하다 하고, 산세에 둘러싸인 풍광이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 같다고 했다. 한쪽에서는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매만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티베트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드넓은 장해는 모든 모습을 다 안아 주는 기분이었다. 해발 3,100m에 수심이 40m에 달하는 장해. 웅장함과 섬세함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 속이 시원해지는 진주탄 폭포

호수만 알고 있던 나에게 구채구의 폭포는 선물 같았다. 낙일랑 폭포 앞에 서니 두보의 ‘춘야희우(春夜喜雨)’라는 시가 생각났다.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호우지시절 당춘내발생, 좋은 비는 그 내릴 시절을 알고 있나니, 봄이 되면 내려서 만물을 소생하게 하는구나)’. 시구가 완벽히 풍경에 어울리는 순간이었다. 

진주탄 폭포 역시 감동이었다. 물이 옥구슬처럼 올망졸망 내려오더니 계곡 아래로 거침없이 떨어졌다. 낙차가 40m에 달해 물살이 거세고,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찼다. 죽비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장엄함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데크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데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데크 중간에서 내려다보니 ‘8.8’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판에는 2017년 8월8일 지진 때 해발 2,654m에서 떨어진 돌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거대한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구채구는 지진 때문에 2017년부터 2년간 문을 닫았었다. 새롭게 단장해 오픈했지만 코로나로 다시 혹독한 시기를 견뎌야 했다. 그동안 인프라도 개선하고 숙소도 정비했다. ‘힐튼 가든인호텔’과 ‘콘래드 호텔’ 등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박물관과 체험장도 확충했다. ‘천고정’처럼 저녁에 볼 만한 공연도 펼쳐지는 등 역동적인 에너지가 구채구 곳곳에서 느껴졌다.

▶Editor’s Pick
구채구의 새로운 공연, 천고정

천고정(天古情)은 다채롭고 스펙터클한 민속공연이다. 무대를 입체적으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객석에도 워터 스크린을 이용해 앞뒤로 물이 쏟아지는 효과를 내 놀라움을 안겨 준다. 내용만큼이나 신선한 무대효과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톡 쏘면서 알싸한 쓰촨의 매운맛

중국 4대 음식의 하나로 꼽히는 쓰촨 요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쓰촨성의 중심 도시 청두는 2010년 유네스코로부터 ‘아시아 최초 미식의 도시(City of Gastronomy)’로 지정되기도 했다. 청두가 다양한 요리의 발생지이자, 음식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선정의 이유였다. 

쓰촨 음식이 맛있는 데는 자연적인 배경이 있다. 쓰촨(四川)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민강과 장강, 타강, 자링강 등 4개의 강을 끼고 있어 땅이 비옥하고 환경이 풍요롭다. ‘땅이 매우 기름져 온갖 산물이 많이 나는 나라’라는 뜻의 ‘천부지국(天府之國)’이라고 불리는 곳이 쓰촨이다. 쓰촨 요리의 대표 맛은 매운맛이다. 연중 내내 습한 날씨 때문에, 예로부터 매운맛을 선호했다. 매운 음식을 섭취해, 몸의 습기를 빼내야 건강에 좋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다른 지방과 비교해 향신료를 많이 쓰는 편이며, 톡 쏘면서 얼얼한 마라(麻辣) 맛이 특징이다. 

쓰촨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마파두부

쓰촨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마파두부

마라탕과 훠궈, 탄탄면 등 다양한 쓰촨 음식 중에서도 ‘마파두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마파두부는 기름장수가 남긴 기름에 두부와 고기를 볶아 만든 음식으로, 마파두부를 만들던 노파 얼굴에 곰보 자국이 있어 곰보를 뜻하는 ‘마’자를 써서 마파두부라는 이름을 얻었다. 

원조 마파두부를 맛보기 위해 찾은 음식점은 ‘진마파두부(陳麻婆豆腐)’. 150년 전통을 가진 원조집으로, 청두에 가면 꼭 찾아야 하는 맛집이다. 입구에 붙은 미쉐린 스티커와 대기를 위한 의자, 붉은 등이 기대감을 잔뜩 불러일으켰다. 막상 마파두부를 맛보고 나니, ‘명불허전’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뚝배기 안에 보들보들한 두부, 식감 좋은 고기, 그리고 매운맛의 신세계를 열어 주는 두반장과 소스가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소스를 섞은 두부를 한 숟가락 입에 넣었는데, 마치 안에서 폭죽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소스에 산초와 생강, 고춧가루 등 수십가지 맛이 숨어 있었다. 작은 뚝배기 안에 종합예술이 펼쳐져 있다고나 할까. 밥과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밥도둑’이라는 별명을 괜히 얻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향 좋은 백주를 찾는다면, 수정방

수정방(水井坊)도 쓰촨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다. 수정방은 중국의 대표 백주로, 깔끔한 향이 매력적인 술이다. 청두 필수코스인 수정방박물관은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600년 전 원나라 때 술을 빚던 누룩의 효모가 발견되어,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수수를 비롯한 여러 곡물을 흙 속에 넣어 발효 중이다

수수를 비롯한 여러 곡물을 흙 속에 넣어 발효 중이다

양조장에 들어가면 여러 개의 커다란 흙더미가 눈을 사로잡는다. 흙 안에 찹쌀, 수수 등을 넣고 발효시킨다. 90일간 발효 과정을 거치고 술을 다시 찐 후 증류해서 술을 내린다. 제조과정을 둘러보고 나면, 수정방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수정방은 꽃향기처럼 싱그러운 향을 뿜어냈다. 입에 털어 넣으니 강렬한 맛이 목을 훑고 내려갔다. 오랜 전통과 지극한 정성이 버무려 만든 수정방. 쓰촨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만큼 여운도 오래 남았다. 쓰촨성 여행, 그 모든 순간을 떠올리다 보니 머지않아 다시 청두행 비행기에 오를 듯한 예감이 든다.  

▶쓰촨성 여행의 모든 것
AIRLINE 

사천항공과 에어차이나가 인천-청두 구간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예전에는 솽류국제공항을 이용했으나, 2023년 

3월 이후에는 텐푸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텐푸공항은 청두시 중심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다. 

TRANSPORTATION

청두에서 황룡까지는 청두 역에서 진강관 역까지 고속철을 타고 간 후, 황룡까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고속철 탑승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버스는 2시간이 걸려 총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고속철 탑승을 위해 미리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시간을 잡는 게 현명하다. 구채구는 황룡에서 버스로 약 2시간 걸린다. 

PLACE

쓰촨성 면적은 한반도와 일본을 합한 크기와 비슷하며, 인구는 8,110만명(2024년 기준)에 달한다. 광둥성, 허난성, 산둥성에 이어 중국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는 삼국시대 촉나라로, 유비와 제갈량의 사당 ‘무후사’가 유명하다. 중국의 대표 시인인 이태백과 두보의 흔적이 남아 있는 두보초당도 청두 여행의 인기 코스다. 

CURRENCY

1위안(CNY)은 약 189원(2024년 7월 기준). 요즘은 현금 없이 중국을 여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길거리 음식을 계산할 때도 QR코드를 통한 모바일페이(알리페이, 위챗페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별도로 알리페이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를 연동, 알리페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중국문화관광부, 쓰촨성문화여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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