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맛집 5
가성비 식도락 여행의 성지 오사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맛집은 건재했다. 오사카인이 더 좋아하고 아끼는 식당들을 모았다.
현지인들도 모에요멘스케의 라멘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선다. |
일본 식도락 여행에 빠지지 않는 목적지 '오사카'. 오사카에도 파인다이닝, 가이세키 등 고가의 코스 요리를 판매하는 곳이 많지만 해당 카테고리는 도쿄가 한 수 위다. 그렇지만 이자카야, 라멘 등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 기행은 오사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번에는 관광객 대비 현지인 방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 일본 맛집 전문 사이트 타베로그, 일본 미디어, 일본인 유튜버 등에서 조명한 식당 다섯 곳을 모았다.
요리가 된 라멘
모에요멘스케(燃えよ麺助)
한국에 국밥이 있다면 일본에는 라멘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국밥이 있듯 라멘의 세계도 다채롭다. 어떤 육수인지, 무엇으로 간을 하는지, 면의 굵기, 면을 먹는 방식(국물·비빔·찍먹) 등을 조합하고, 각 가게별 비법이 들어가면 서로 다른 수천 개의 라멘이 완성된다.
닭 육수를 베이스로 한 모에요멘스케의 라멘 |
큼직한 오리 차슈가 돋보이는 라멘과 불맛 가득한 차슈덮밥 |
오사카 현지인들을 줄 세우는 모에요멘스케는 오리와 닭을 활용해 깔끔하면서도 깊은 육수를 뽑아내는 걸로 유명하다. 쫄깃한 면과, 그 면을 살포시 덮고 있는 부드럽고 적당히 기름진 차슈도 매력 포인트. 350엔(한화 약 3,500원)으로 맛볼 수 있는 차슈 덮밥도 꼭 먹어봐야 한다. 진한 양념장의 풍미와 불맛이 배인 차슈와 쌀밥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또 깔끔한 식당 내부만큼 빨간색 쟁반 위에 가지런히 내는 모양새도 마음에 든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 최상의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닭의 모든 것
토리하치(とり八)
때로 미식을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여행도 필요한 법. 오사카에서는 닭 전문점 토리하치를 위해 조금 외진 곳으로 간다. 오사카 여행의 중심인 난바와 우메다에서 조금 멀지만 맛과 가격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인 만족감을 준다. 게다가 버스를 타고 오사카 사람들의 일상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점도 매력적이다.
시원한 국물과 고소한 닭고기 완자, 달큰한 배추 등이 어우러진 토리하치의 나베 요리 |
주인장이 직접 구워주는 야키토리와 채소 구이도 추천 메뉴다 |
모든 메뉴가 맛있지만, 닭 사시미 모둠, 츠쿠네, 야채 구이(양파·버섯 등), 치킨 가라아게, , 닭 나베 순으로 풀코스를 즐기는 걸 추천한다. 일본 소주, 생맥주 등과 곁들이면 멋진 한 끼가 되는데 1인당 3~4만원이면 충분하다. 닭 사시미는 전라도 지방에서 닭가슴살 부위로도 즐기지만 이곳에서는 염통, 간, 닭다리, 가슴살, 모래집 등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살짝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일단 맛을 보면 미식의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바삭하고 육즙 가득한 치킨 가라아게는 꼭 맛봐야 한다 |
육즙 가득한 튀김과 구이를 먹고 배추와 완자 등이 들어간 시원한 나베로 마무리하면 된다. 술 마시다 보면 탄수화물이 당기기 마련인데 나베를 먹고 우동 또는 죽을 후식으로 먹는 것도 좋다.
오사카식 특별 밥상
아마카라야(甘辛や)
도쿄를 주무대로 하는 고로상이 오사카에 떴다.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에서 흔하지 않은 오사카 에피소드라 더 기억에 남고, 오사카만의 특별한 식사 방법을 소개했다. 바로 밥반찬으로 오코노미야끼를 먹는 것인데, 아마카라야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식당의 내부는 다소 허름한데, 연륜이 느껴지면서도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이다. 필수로 맛봐야 할 메뉴는 오코노미야끼 정식과 야끼소바다. 밥과 미소시루(된장국), 단무지, 메인 반찬으로 오코노미야끼가 나온다. 돼지고기, 새우, 오징어 등 오코노미야끼 위에 올리는 재료로 변주를 줄 수 있다.
아마라카야에서 즐기는 오코노미야끼 정식. 오사카인들에게는 오코노미야끼도 밥반찬이다 |
정겨운 분위기의 아마라카야 |
오코노미야끼 소스, 겨자, 마요네즈, 케첩과 양배추, 돼지고기 등이 있어 밥과 제법 잘 어울린다. 반숙 계란 프라이와 달콤 짭조름한 소스로 맛을 낸 야끼소바도 맛이 꽤 좋다.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야끼우동, 시오소바(소금) 말고도 다양한 철판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오징어, 새우, 관자, 문어 등을 철판에서 구워내 술안주 혹은 반찬으로 즐길 수 있으며, 가격도 대부분 1,000엔(한화 약 1만원) 미만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오사사 추천 야끼니쿠
헤이죠엔(平城園)
오코노미야끼와 타코야끼, 라멘 등 오사카에서 맛봐야 할 음식은 다양한데, 야끼니쿠도 빠트릴 수 없다.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는 한국이 단연 으뜸이지만, 일본의 방식으로 해석된 바비큐도 꽤 매력적이다.
오사카에서 맛 보는 육회 |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
헤이죠엔은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채널에서 소개했는데, 제법 가성비가 좋고 맛도 준수하다. 고기 메뉴에서는 하라미(안창살), 가루비(갈비), 규탕(소혀) 등이고 시오(소금)와 타레(양념)를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특히, 양념의 경우 우리의 돼지갈비가 그러하듯 흰쌀밥과의 조화가 훌륭하다. 일본식 육회와 냉면, 전(지짐이)도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잘 구워진 고기와 쌀밥은 진리의 조합이다 |
참, 헤이죠엔 주변에서 딱히 관광할 것은 없지만, 스이타에 위치한 아사히 공장 견학 후 저녁 식사 일정으로 방문하는 것도 괜찮다. 식당 근처 지하철역인 에사카역에서 우메다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초콜릿의 미학
나카타니테이(なかたに亭)
타베로그 오사카 스위트 부분에서 랭킹 5위(평점 3.79)인 나카타니테이는 초콜릿을 잘 다루는 가게로 유명하다. 다니마치큐초메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는데, 난바와 텐노지 등에서도 쉽게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1987년 오픈해 어느덧 35년째 오사카를 지키고 있는 유명 디저트 숍이다.
초콜릿 디저트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는 나카타니테이, 그리고 대표 메뉴인 카라이브 |
특히 대표 메뉴 격인 초콜릿 디저트 카라이브(Caraibe)를 필두로 초콜릿 관련 디저트로 명성이 자자하다. 초콜릿 디저트의 경우 자칫 텁텁할 수도 있지만 이곳의 카라이브는 진하고 풍부한 초콜릿의 맛을 느끼면서도 깔끔한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프랑스식 디저트와 구움 과자, 계절 디저트 등을 상시로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 웬만한 메뉴가 500~700엔(한화 약 5,000~7,000원)에서 맛볼 수 있어 가성비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다 |
글·사진 이기석 트래비 객원기자 tktt@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