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나이프, 당신의 첫 오로라
태양과 지구가 합작해 빚은 선물, 오로라.
그 찬란한 광경을 보기 위해
옐로나이프로 향했다.
북위 62도의 선물
옐로나이프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 여행은 낭만적이다. 여기에 오로라를 더하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우리가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오로라 여행을 꼭 한 번은 가야 할 이유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새벽’을 의미하는데, 태양에서 날아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해 일어나는 대규모 방전현상이다. 주로 북위 60~80도 지역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과학자들은 1년 내내 오로라가 발생하는 북위 60~70도 지역을 오로라 오발(Oval)이라고 부른다. 옐로나이프가 딱 북위 62도에 위치한다. 오로라 여행 목적지로 옐로나이프를 왜 첫 손가락에 꼽는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여행자의 걱정이 완전하게 가시지는 않는다. 기껏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캐나다로 떠났는데 오로라를 못 보면 큰 낭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엔 해당하지 않는 걱정이다. 11월부터 4월 사이 옐로나이프에 3일 연속 머무른다면 오로라를 만날 확률은 95%에 달한다. 웬만하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가지 보태자면, 옐로나이프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다.
여행 준비는 항공권부터다. 다만 아쉽게도 한국에서 옐로나이프까지 한 번에 가는 항공 노선은 없다. 밴쿠버를 찍고 가는 일정이 최선이다. 인천에서 밴쿠버까지 약 9시간 30분, 밴쿠버에서 옐로나이프까지 약 2시간 30분이 필요하다. 12시간의 비행이지만, 앞으로 만날 오로라의 황홀한 풍경을 생각한다면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옐로나이프공항에 도착하면 먼저 노던 프론티어 비지터스 센터(Northern Frontier Visitors Ctr)에서 여행 정보를 얻길 추천한다.
참, 인구 2만명의 옐로나이프는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다. 파일럿 모뉴먼트 전망대(Bush Pilots Monument) 주변이 구시가지인데, 졸리섬(Jolliffe Island) 주변의 수상가옥, 1920년대부터 영업을 한 오두막집 외관의 블록스 비스트로(Bullock’s Bistro), 스노킹 페스티벌(2023년 3월1~26일) 등을 만날 수 있다. 옐로나이프 시청이 있는 신시가지에 식료품점, 여행자 센터, 숙박시설 등이 몰려 있다.
오로라를 위한 하루
오로라 빌리지
오로라 헌팅은 개인적으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현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편리하고 유익한 오로라 투어가 가능하다. 옐로나이프에는 오로라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가 많은데, 그중에서 오로라 빌리지(Aurora Village)는 한국인을 비롯해 관광객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 중 하나다. 한국어로 투어 진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오로라 빌리지는 오로라 관측을 위해 원주민들이 특별히 조성한 곳으로, 오로라 외에도 원주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오로라 빌리지의 메인 격인 오로라 관측은 4시간짜리 당일 상품부터 2~3번 관측, 오로라+호텔 패키지까지 준비돼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당일 상품의 경우 일부 호텔에서 탑승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이동 걱정도 덜하다.
게다가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여행이 된다. 은은한 노란색 조명을 켠 원뿔형 천막 티피 안에서 밤하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티피 안에는 따뜻한 난로와 차, 안락한 의자와 테이블 등이 준비돼 있다. 이윽고 오로라가 나타나면 경이로운 밤이 시작된다. 특히, 이곳에서 만난 오로라는 엄청난 속도로 춤을 추기도 하고, 솟구쳐 오르기도 한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잊히지 않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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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관측 외에도 겨울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개썰매와 스노모빌은 재미는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액티비티다. 시베리안 허스키가 끄는 썰매를 타고 눈 쌓인 숲과 꽁꽁 언 호수를 가로지른다. 옐로나이프의 순수한 자연과 썰매견들의 활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직접 눈을 밟으면서 겨울을 느끼는 스노슈잉이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자작나무 스노슈를 신고 숲속을 산책한다.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찾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오로라 빌리지
주소: 4709 Franklin Ave, Yellowknife, NWT, Canada
홈페이지: auroravillage.com
태고의 자연 속으로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
더 깊숙한 옐로나이프로 들어갈 시간이다. 태고의 자연 속에서 누구도 쉽게 누리지 못하는 캐나다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도심에서 완전히 떨어진 만큼 고요한 자연은 오롯이 여행자의 몫이다. 블래치포드 호수(Blachford Lake)와 맞닿아 있는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Blachford Lake Lodge)가 그 무대다.
경비행기를 타고 30분을 날아가야 만날 수 있는 야생 속 통나무집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휴가차 머물렀고, 우리나라 방송인 홍현희, 제이슨 부부가 신혼여행을 위해 이 먼 곳을 찾기도 했다. 오직 5개의 로지만 운영돼 따뜻한 환대와 세심한 서비스를 독차지할 수 있다. 게다가 투숙객별 전담 직원이 배정돼 머무르는 동안 알뜰살뜰 우리를 챙겨 준다.
즐길 수 있는 체험도 다채롭다. 꽝꽝 얼어붙은 호수에서 얼음낚시를 하고, 눈밭이 된 숲속을 걸으며 겨울왕국을 떠올리고, 이글루(2월10일~3월20일, 눈 상황에 따라 변동)도 만들어 볼 수 있다. 활동적인 액티비티가 필요하다면 스노모빌,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슈잉도 가능하다.
방점은 오로라가 찍는다. 12월25일 크리스마스부터 4월 중순까지 오로라 관측이 가능한데, 블래치포드 호수와 숙소 위를 뒤덮는 신비하면서도 영롱한 빛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하루의 마무리는 사우나 또는 노천탕 격인 핫 튜브(Hot tube)가 좋겠다. 운이 좋으면 핫 튜브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오로라를 만나는 황홀한 순간도 맞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옐로나이프의 야생을 즐기려면 트라우트 록 로지(Trout Rock Lodge)와 옐로 독 로지(Yellow Dog Lodge)를 눈여겨보자. 트라우트 록 로지는 광활한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Great Slave Lake) 한 편에 있는데, 주변에는 숲과 호수뿐이다. 이동 수단도 화려한데, 탱크처럼 생긴 오로라 익스프레스나 경비행기를 이용하고, 짧은 거리는 스노모빌을 활용한다. 겨울에는 오로라 관측과 개썰매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옐로 독 로지는 덩컨호(Duncan Lake)와 그레이엄호(Graham Lake) 사이에 자리 잡은 곳인데, 일반 객실 외에도 플로팅 텐트 캠프 같은 특별 시설도 갖췄다. 또 얼음낚시를 즐기기에 최적의 숙소다.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
주소: P.O. Box 1568 Yellowknife, NT X1A 2P2, Canada
홈페이지: blachfordlakelodge.com
트라우트 록 로지
주소: Box 2382 Yellowknife, NT X1A 2P8, Canada
홈페이지: enodah.com
옐로 독 로지
주소: PO Box 863, Yellowknife, NT X1A 2N6, Canada
홈페이지: yellowdoglodge.ca
평범하게 떠돈 하루
올드타운
하루는 올드타운 등 도심 투어에 시간을 할애하는 건 어떨까. 박물관에서 노스트웨스트 준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올드타운에서 아기자기한 편집숍과 아트 갤러리를 만난다. 게다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박물관 중 프린스 오브 웨일즈 북부 유산 센터(Prince of Wales Northern Heritage Centre)는 관람객이 지역을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문화유산을 전시해 놓았는데, 금광 기념품과 무스킨 보트 같은 독특한 전시물도 있다. 전시 외에도 카페,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등이 있다.
파일럿 모뉴먼트 전망대 |
예술적인 공간은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 갤러리 몫이다. 이곳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독특한 수공예품이 가득해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소장할 만하다. 다음은 뷰와 역사적 의미 모두 담고 있는 곳이 있으니, 거친 노스웨스트 준주 환경에서 마을을 형성하기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파일럿을 추모하는 공간인 ‘파일럿 모뉴먼트 전망대’가 그곳이다. 이곳에 서면 옐로나이프 도심과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웅장한 바위와 잔잔한 호수, 수상가옥, 도심이 두루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이다.
블록스 비스트로 |
여행에 맛집이 빠지면 섭섭하다. 사람들이 줄 서는 지역 최고의 맛집 ‘블록스 비스트로’와 지역 문화유산인 ‘더 와일드캣 카페(The Wildcat Cafe)’, 수제 맥주 전문점 ‘우드야드 브루하우스(The Woodyard Brewhouse & Eatery)’를 추천한다.
블록스 비스트로 |
블록스 비스트로는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에서 갓 잡은 생선으로 만든 요리와 푸짐한 스테이크가 훌륭하다. 옐로나이프의 초창기인 1937년에 지어진 건물을 활용하고 있는 더 와일드캣 카페에서는 들소 고기를 활용한 햄버거와 스튜, 그릴 곤들메기 등 이국적인 음식과 함께 한국식 치킨, 피시 & 칩스, 잠발라야 등 다국적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우드야드 브루하우스 |
우드야드 브루하우스는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펍 겸 음식점이다. 음식 맛이 좋고,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맥주는 이미 지역에서 유명하다. 특히,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아내를 위해 주인장이 오랜 시행착오 끝에 만든 ‘버그 리펠렌트 IPA(Bug Repellent IPA)’는 꼭 마셔 보길 추천한다. 은은한 시트러스향이 일품이다.
3일 이상 머문다면 직접 음식과 와인을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 일정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식료품점에서 옐로나이프의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하고, 직접 구매하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니 말이다. ‘디 익스플로러 호텔(The Explorer Hotel)’ 등 일부 호텔에는 객실 내 전자레인지와 토스터가 있어 간단한 조리가 가능하다.
블록스 비스트로
주소: 3534 Weaver Dr, Yellowknife, NT X1A 2J6, Canada
홈페이지: www.bullocksbistro.ca
더 와일드캣 카페
주소: 3507 Wiley Rd, Yellowknife, NT X1A 2L5, Canada
우드야드 브루하우스
주소: 3905 50 Ave, Yellowknife, NT X1A 2S6, Canada
홈페이지: nwtbrewingco.com
노스트웨스트준주 관광청 블로그: blog.naver.com/spectacularnwt
글·사진 노스트웨스트준주 관광청
에디터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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