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은 고군산군도,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직접 방문한 고군산군도는
사진 몇 장으로 다 담을 수 없다.
신이 빚은 작은 섬들의 집합체,
시원한 바다 풍경, 세월을 이겨낸 바위산,
섬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모든 게 어우러져 특별한 여행을 만든다.
그저 장관이고, 절경이다.
고군산군도는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광활한 풍경을 선사한다 |
군산 여행은 월명동과 중앙동, 금광동 등이 중심이 된다. 동국사,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구조선은행군산지점, 신흥동 일본식가옥 등 근대문화의 향수가 남겨진 공간이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색다른 섬 여행이 가능하다.
고군산군도 인증숏 명소인 대장봉 |
처음엔 SNS의 사진 한 장이 호기심이 키웠다. 마치 일본 교토 야마노하시다테의 풍경처럼 바다와 마을이 어우러진 사진이었다. 촬영 장소는 대장도의 대장봉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이 사진만 조명하고, 고군산군도의 속살은 감춰져 있다. 고군산군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새만금방조제를 따라갔고, 수많은 섬들과 마주했다.
고군산군도는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63개 섬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16개만 유인도다. 섬들은 대체로 해발고도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섬들이다. 신시도가 가장 크며, 선유도, 무녀도, 자장도 등 일부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어 여행에 적합하다.
장자대교를 건너면 장자도와 대장도 등 고군산군도 여행의 핵심으로 진입한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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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대교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장자도리
고군산군도 여행의 시작점은 군산이나 부안이다. 어디로 가든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신시도에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섬 여행의 시작이다. 단등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지나 첫 목적지 장자도에 발을 들인다.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 고개를 돌릴 때마다 보이는 웅장한 산과 섬, 어촌 마을의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장자도에 주차를 하고 근처 길거리 음식을 사면 주차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
소소한 여행 팁도 있다. 대부분 대장도를 방문할 때 자가용을 이용할 텐데, 주차비를 아끼는 방법이다. 대장봉 가는 길에 호떡, 닭꼬치, 복돼지빵을 구매하면 주차 2시간 무료인데, 간식비와 주차비가 비슷하니 한 번쯤 맛볼 만하다. 또 선유도 특산물인 조개와 생선 등을 구입하고 식사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어촌 마을 풍경을 지나 본격적인 대장봉 산행에 나선다. 대장봉은 해발고도 142m로 비교적 낮아 경치를 보고 산행을 하더라도 20~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제법 가팔라 조금 힘든 지점도 있으나 쉬는 구간마저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군산군도 각 섬의 특산물도 구매할 수 있고, 식사도 가능하다 |
장자도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대장봉에 얽힌 '대장도 장자 할머니 바위'의 슬픈 전설도 있다. 대장봉 아래 8m 높이의 장자 할매 바위는 마치 여자가 아기를 업고 밥상을 차려 들고 나오는 형상이고, 사람이 살지 않는 빗겡이 섬에는 장자 할아버지 바위가 있다고 한다.
옛날 옛적에 장자 할머니는 장자 할아버지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다했다. 할머니의 고생덕인지 할아버지는 과거에 급제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마중을 나가던 할머니는 할아버지 뒤에 있는 소첩을 보고 서운한 마음에 그대로 굳어져 바위가 됐으며, 심지어 할아버지와 함께 무리들도 그대로 바위로 변했다.
이 사연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사실 할머니가 본 소첩은 여인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서울서 데려온 심부름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할머니의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여전히 바위로 남아 있다. 그 후 바위가 된 할매는 섬의 수호신이자 사랑을 약속하는 메신저가 됐으며, 그 바위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배반하면 돌이 된다고 한다.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장봉, 올라가는 것마저 여행이 된다 |
대장봉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대장도리 1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 숨을 고른 뒤부터 가파른 길이 나온다. 10분 정도 바짝 힘든 길인데, 이때부터 슬슬 고군산군도의 장관이 펼쳐진다. 앞쪽으로 장자도와 선유도,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유독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날은 닭섬, 앞섬 등 작은 섬은 물론 단등도까지 시원한 뷰를 제공한다. 자연의 힘을 받고 좀 더 발을 내딛으면 142m 정상에 닿는다. 물론 정상 직전에 대장도와 장자도를 잇는 다리와 두 섬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것도 필수다.
대장봉에 우뚝 서면 관리도와 시투섬, 방축도 등 또 다른 섬이 보인다. 이들 섬은 다리로 연결돼 있지 않아 배를 타야 한다. 이와 더불어 수평선이 펼쳐지는 서해도 볼 수 있는데, 일몰도 제법 멋스럽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일몰까지 챙겨보는 것도 좋겠다.
대장봉 오르는 길에 맞이한 고군산군도 전경 |
고군산군도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대장도리
다음은 선유도다. 모래사장과 망주봉, 단아한 해변이 어우러진 선유도해수욕장이 고군산군도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목적지니까. 신선이 머물면서 놀다 갔다는 아름다운 섬 '선유도'에 딱 어울리는 해변이다. 날이 좋은 날에는 유독 해변이 반짝거린다. 고운 모래를 밟으며 해변을 유유히 걸으며 바닷바람을 맞으면 더없이 평화로운 여행이 된다.
해변 산책 중 유독 눈에 띄는 산이 있다. 선유도 해변을 지키는 것처럼 위풍당당한 '망주봉'이다. 망주봉은 152m 높이의 산으로, 2개의 바위산으로 이뤄져 있다. 선유도에 유배된 한 선비가 망주봉에 올라가서 한양 쪽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해 망주봉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화도 있다.
고운 모래사장과 잔잔한 바다가 어우러진 선유도해수욕장 |
선유도해수욕장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선유도에서는 짚라인도 즐길 수 있다. 높이 45m, 길이 700m의 짚라인을 타고 바다를 가로지른다. 아찔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데, 무섭다고 눈을 감지 말고 주변 풍경을 잔뜩 감상하길 바란다. 짚라인 이후에는 망주봉 뒤에 숨어 있는 옥돌해변으로 여행을 이어가거나 무녀도 오토캠핑장에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도 괜찮다.
선유도해수욕장에 장엄함을 더해준 망주봉 |
망주봉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글·사진 이성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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