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보인다, 석모도 여행
걸어야 보이는 여행이 있다. 석모도가 그렇다.
강화나들길부터 해명산 등반까지,
내딛은 걸음만큼 석모도와 가까워진다.
Course 1
바람이 지나가는 길 [강화나들길 11코스]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섬 길이다. ‘석모도 바람길’이란 별칭에 맞게 겨울엔 특히 해변산책로에 강풍이 부니 단단한 옷차림은 필수다. 길 잃을 걱정은 그만! 긴가민가할 때마다 길가의 화살표와 리본, 표지판이 친절히 방향을 안내해 준다. 나룻부리항시장과 보문사 입구에서는 도보 여권 완주도장을 찍을 수 있다.
나룻부리항시장에서 보문사까지
길이│16km
소요시간│5시간
나룻부리항시장→칠면초군락지→어류정항→민머루해변→장구너머항(장곳항)→보문사
●항구에서 시장으로
나룻부리항시장
4년 전만 해도 석모도로 통하는 길은 나룻부리항으로 들어오는 뱃길뿐이었다. 석모대교가 놓이면서 흔적만 남게 된 항구는 석모도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나룻부리항시장으로 변모했다.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 볼 만하다는 얘기. 공중화장실 옆에는 도보 여권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삼산북로 11
●갯벌에 피는 꽃
칠면초군락지
갯벌에도 꽃이 핀다. 칠면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갯벌이나 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인 칠면초는 주로 서해안에서 자생한다. 늦은 여름부터 피기 시작해 11월이면 단풍과 닮은 붉은색으로 물든다. 그러니까 사실 석모도 칠면초군락지가 가장 화려한 때는 가을인데, 꽃이 진다고 풍경까지 질 리가. 군락지를 따라 길게 늘어선 해변산책로는 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색 바랜 칠면초 역시 나름의 운치가 있다.
위치: 나룻부리항시장과 어류정항 중간 지점
●물고기가 노는 우물
어류정항
바다낚시 애호가라면 이름이 조금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어류정항은 소규모의 전통 어촌 항구로 ‘물고기가 노는 우물’이란 뜻이다. 약 30여 척의 어선과 낚시광들이 철마다 꽃게와 새우, 병어와 밴댕이를 ‘우물’로부터 육지로 길어 올린다. 항 입구에는 어선의 이름을 딴 횟집들이 늘어선 수산물 어판장이 있다.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고 새우젓이 특히 유명하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어류정길177번길 117
●일몰 인생숏을 남기려면
민머루해변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 1km 남짓한 백사장은 물이 빠지면 갯벌이 되어 게, 조개, 낙지 등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 체험학습장으로 변모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생태관광지로 지정한 곳답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는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수수한 민머루해변이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때는 일몰 즈음. 여기서 한 가지 꿀팁! 민머루해변에서 장구너머항으로 넘어가는 언덕길 위에서 해변을 내려다보자. 하늘과 해변, 산까지 전부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숨은 스폿이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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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너머 호젓한 포구
장구너머항
장곳항이라고도 불리는 장구너머항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포구다. 횟집 몇 개, 고깃배 몇 척, 느릿느릿 걸어가는 고양이. 석모도가 대체로 그렇지만 장구너머항은 그중에서도 가장 호젓하고 한가로운 곳이다. 어업 활동을 하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인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석모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정자에선 아무렇게 찍어도 화보니 ‘똥손’들이여, 도전하시길!
주소: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1048-16
●소원을 들어 주는 사찰
보문사
보문사의 겨울은 바쁘다. 11월엔 수능 기도, 1월엔 신년 소원을 빌러 오는 이들로 해마다 북적인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힌다. 관음도량은 ‘관세음보살님이 사는 성스러운 곳’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진심으로 기도하면 들어 주는 기운이 강한 사찰이라는 것. 극락보전 뒤편으로 난 돌계단을 오르면 눈썹바위에 도달하는데, 여기에 섬세하게 부조된 ‘마애석불좌상’은 보문사의 상징이다. 그 앞으론 수백 개의 소원등이 저마다의 소원을 품은 채 매달려 있다. 눈썹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풍광도 놓치기 아깝다. 경내에는 이 밖에도 대웅전을 중심으로 와불전, 수령 600년의 향나무, 천연동굴 석실 등 진기한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828번길 44
▶나들길도 식후경
달큰한 소불고기 한상
담소한상
먼지 한 톨 없는 식당 바닥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담소한상의 정갈하고 깔끔한 맛을! 담백한 고등어구이와 슴슴한 된장국, 조미료를 넣지 않고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들까지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편안하다. 도보여행 도중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하고 싶다면 소불고기와 생선구이가 푸짐하게 나오는 ‘담소특별한상’이 좋겠다. 식당은 매음리에 위치해 있다. 칠면초군락지를 둘러보고 난 뒤 가면 동선이 알맞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408
영업시간: 06:00~21:00
가격: 소불고기한상 1만5,000원, 담소특별한상 2만5,000원
소풍 가는 마음으로
삼남피크닉
100여 년 된 고택을 리모델링한 한옥카페다. 유난히 내부가 화사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곳곳에 난 크고 작은 창문 덕분. 창문 너머로 푸른 하늘과 나무가 고스란히 담긴다. 소풍 온 듯 마음이 설레는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와 달리 메뉴가 꽤 트렌디하다. 웰빙 브런치와 커피, 디저트 등을 판매하는데 특히 끝 맛이 살짝 떫은 ‘쑥라떼’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올린 크로플과 궁합이 좋다. 달달한 게 당기는 오후라면 고소한 미숫가루 맛이 나는 ‘시리얼라떼’를 추천. 수제 초콜릿마저 한낮의 피크닉 같은 맛이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어류정길 195
영업시간: 10:00~20:00(요일별 상이, 화요일 휴무)
가격: 쑥라떼 7,000원, 크로플 1만원
Course 2
[해명산 등산코스]
전득이고개 주차장에서 출발해 해명산과 낙가산 정상을 지나 보문사까지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겨울에 해명산에서 일출을 보려면 전득이고개에서 새벽 6시쯤 출발하는 게 안전하다. 헤드 랜턴을 비롯한 야간 산행을 위한 준비물도 잊지 말 것.
전득이고개에서 보문사까지
길이│6.3km
소요시간│3시간 25분
전득이고개→해명산 정상→방개고개→새가리고개→낙가산 정상→보문사
●한 해의 시작은 일출로
해명산
한 해를 산뜻하게 시작하기엔 일출을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해명산 등산은 대개 전득이고개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들머리 나무계단을 오르면 곧장 출렁다리가 나타나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해명산은 석모도의 절반을 잇는 낙가산, 상봉산 산줄기의 첫 산이다. ‘한국의 산하 인기명산 300’에 속하며 요즘 핫하다는 ‘블랙야크 섬 & 산 100 리스트’에도 올랐다. 시작점부터 높이 327m의 해명산 정상까지는 1.8km,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지만 걷는 내내 시야가 트이고 암릉이 출몰하는 등 능선의 변화가 다채롭다.
일출 시간에 정상에 오르면 진강산, 덕정산, 계암산이 만들어 낸 겹겹의 산등성이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강렬한 햇빛에 갯벌과 논밭, 어둠에 잠겼던 섬들도 선명해진다. 마니산 자락 선수포구에서 시작되는 섬들의 파노라마는 장봉도,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를 지나 말도에 가서야 비로소 멈춘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기암 절경이 이어지는 산
낙가산
해명산 정상에서 낙가산까지는 부담 없는 능선 길이 이어진다. 거리는 약 4.3km. 누군가 석모도 산행길을 ‘기암 절경의 시리즈’라고 했던가. 적어도 낙가산 등반길만큼은 정말 그렇다. 두 동강 난 바위 사이를 지나는가 하면 너럭바위가 나타나 전망대를 대신하기도 한다. 머리가 유난히 큰 버섯바위부터 줄기에서 이미 하나가 된 연리지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낙가산 정상은 그 자체가 크고 널찍한 바위다. 한때 설법 장소로 이용되었던 바위는 1,000명은 너끈하게 앉을 수 있다는 뜻으로 ‘천인대’란 이름을 가졌다. 천인대는 정확히 서쪽을 향해 있다. 그러니 석모도의 청정 갯벌과 그 너머 주문, 볼음의 낙조 또한 낙가산의 것이다. 낙가산에선 산행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종주를 원하는 용감한 등산가라면 상봉산까지 직진할 것. 보문사 탐방을 희망한다면 이곳에서 하산해야 한다. 천인대 바로 아래에 눈썹바위가 있지만 직접 내려가는 길이 없기에 보문사 입구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등산의 피로를 풀어 줄 맛집
진짜 석모도의 맛
돌캐
석모도 일출 산행의 고단함이 뜨끈한 꽃게탕 국물 한 국자에 사르르 씻겨 내려간다. 보문사 입구 도로에서 서쪽으로 1km 거리, 꽃게탕 맛집 돌캐가 있다. 돌캐의 꽃게탕은 양이 푸짐하고 미간이 솟아오를 정도로 맛이 좋다. 게는 근처 어류정항에서 직접 잡아 올린 것을 사용한다고. 반찬의 가짓수도 약식 한정식 수준이다. 망초대나물, 백목이버섯, 고춧잎나물, 샐러리장아찌 등 진귀한 찬들은 모두 석모도에서 자란 것들로 만들었다. 특히 속이 꽉 찬 간장게장은 사근하고 달곰삼삼한 게, 진짜 석모도의 맛이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928
영업시간: 09:00~19:00
가격: 꽃게탕 3만원, 밴댕이회무침 2만원
신기한 로봇 카페
까사미아썬셋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은 까사미아썬셋을 위한 날이다. 돌캐 건너편에 위치한 까사미아썬셋에선 낮엔 오션 뷰를, 저녁엔 일몰 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카페 마당과 실내 곳곳에 세워놓은 조형물도 시선을 잡아끈다. 리모컨을 누르면 움직일 것 같은 철제 로봇들은 정교하고 균형미가 넘친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 나올 법한 난로와 주전자는 실제로 사용되는 것들이라고. 밤이 되고 불이 꺼지면 로봇과 난로와 소품들이 살아나 움직일 것만 같다.
주소: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933
영업시간: 10:00~19:00
가격: 아메리카노 5,000원, 카푸치노 6,000원
글·사진 곽서희 기자, 김민수(아볼타)
취재협조·공동기획 강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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