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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트래비 매거진

강릉 여행을 완성하는 완소 스팟 3

강릉 예술은 청년이다. 에너지가 넘치고 끊임없이 변한다. 새로운 예술가들이 꾸준히 강릉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강릉 예술의 터줏대감인 하슬라아트월드부터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통해 빛과 소리의 예술을 보여 주는 아르떼뮤지엄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들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강릉의 보물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는 강릉의 보물이다. 산과 바다, 사람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예술공간으로, 마음을 보듬고 상상력을 키우기 좋은 곳이다. 진한 솔향을 맡으며 걷다 보면 슬며시 조각품이 말을 걸고, 툭 터진 바다에 눈을 던지면 피노키오가 손짓한다. 인생숏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여럿인데다,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지로도 사랑받는다.

2003년, 미술가 박신정, 최옥영 부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하슬라아트월드가 탄생했다. ‘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을 부르던 지명으로, 하슬라아트월드라는 이름은 강릉에 있는 예술공간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조각공원으로 문을 열었으나 이후 아트월드 뮤지엄 호텔, 현대미술관, 피노키오 박물관, 마리오네트미술관을 하나씩 개관하면서 복합예술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슬라아트월드가 자리한 곳은 등명해변 뒤 야트막한 산이다. 알록달록한 색을 통해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우뚝 서 있다. 매표소를 지나 갤러리에 들어가자마자 독특한 작품들이 지천이다. 입장과 동시에 수직으로 세워 놓은 피아노 위에 첼로가 놓여 있고, 안에는 스테이플러 침으로 만든 거대한 하마가 전시되어 있다. 천장에 매달려 빛을 뿜어내고 있는 수많은 볼록거울도 눈을 사로잡았다. 박신정 작가의 작품으로 거울이 흔들리며 만들어 내는 수많은 이미지가 끝없는 에너지를 의미했다. 관람객이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키네틱 아트 작품도 특별했다. 작가의 의도를 상상하느라 발걸음이 더뎌진다.

전시관을 잇는 통로마저 남다르다. 미로처럼 이어져 통로 자체도 작품처럼 다가왔다. 특히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마치 피노키오가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는 듯해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 줬다.

피노키오 박물관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동화책에서 보던 피노키오를 다양한 형태로 마주하는 동안, 아이들의 창의력은 한 뼘 더 자란다. 움직이는 피노키오, 체코에서 온 인형 등 신기한 작품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피노키오를 만나고 나오면,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돌벽을 만난다. 재미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노란 우산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용해 보자. 바로 옆에는 넘실대는 파도를 형상화한 작품이 있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에메랄드빛 바다 풍광이 일품이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와 작품 ‘포세이돈의 귀환’이 차례로 등장한다.

건물 뒤에는 자연과 하나된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을 비롯해 파리와 무당벌레, 거미로 꾸며진 곤충 언덕, 최영옥 작가의 ‘소똥’ 작품이 있는 소똥갤러리 등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이 넓게 퍼져 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더없이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높은 곳에서 하슬라아트월드를 내려다보면, 바다와 어우러진 하슬라아트월드 자체가 큼지막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슨트 투어를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 갤러리처럼 꾸며진 뮤지엄호텔과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빛과 소리가 만들어 낸 환상의 세계 아르떼뮤지엄 강릉

일상이 심드렁한 이라면, 아르떼뮤지엄으로 가야 한다.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크게 열린다. 평면인 공간은 입체로 다가오고, 어디선가 향기가 날아든다. 짧은 시간에 산과 바다, 계곡과 폭포, 숲을 모두 여행한다. 감미로운 사운드와 환상적인 색의 향연에 여기저기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은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2021년 12월23일 문을 열었다. 그림이나 조각품을 전시하는 미술관과 다른 차원의 ‘체험 전시관’으로, 작품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제주와 여수에 이어 세 번째로 오픈했지만, 개관 후 한 달 만에 10만명 이상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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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뮤지엄 강릉은 12가지 콘셉트로 전시가 꾸며진다. 처음 만나는 작품은 꽃잎이 벽과 바닥을 메운 플라워(Flower)다. 사방에서 흔들리는 작은 꽃이 눈을 사로잡는다. 기술이 만든 효과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끝없는 꽃잎 속에 빠져 있다가 발걸음을 옮기면 만물을 구성하는 요소인 수·풍·지·화 등 4개 원소를 조합해 만든 ‘스피릿 포레스트(Sprit Forest)’가 등장한다. 땅의 정령인 사슴이 한가롭게 걷고 있는데, 손을 벽에 가져가면 화려한 꽃이 사슴을 치장한다.

이 밖에도 8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Waterfall)’, 초현실적인 ‘해변(Beach)’, 페이퍼 아트로 만든 ‘스타(Star)’, 우주에 서 있는 듯한 ‘동굴(Cave)’ 등 공간마다 환상적인 세계가 이어진다. ‘라이브 스케치북’의 인터랙티브 전시 또한 놓칠 수 없다. 호랑이와 개 등 동물을 색칠한 후 스캐너에 올리면, 대형화면 위에 자신이 색칠한 작품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놀이에 푹 빠진 어린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태양(Sun)’ 앞에도 태양을 배경으로 인생숏을 남기기 위한 이들로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환상 여행의 클라이맥스는 ‘정원(Garden)’이다. ‘강원’과 ‘명화’를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쇼가 반복 상영된다. 고흐와 렘브란트, 보티첼리 등 유명 화가의 그림이 화사한 빛으로 전시장을 물들인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의 주제인 ‘밸리’에 맞게, 강원도의 특색을 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바로 ‘강원, 자연의 시간이 빚은 아름다움’이다.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 비 오는 사찰, 별 반짝이는 항구, 눈 덮인 산 등 사계절 풍경은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티 바(Tea Bar)도 잊지 말자. 차를 특별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잔 위에 달이 뜨고 꽃이 피는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다.


*곳곳에 거울이 있어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관람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2시간. 입구에 무료 사물함도 있다.

●K-콘텐츠 모음집 BTS 버스정류장·소돌등대·아들바위공원

강릉 북쪽에는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등 K-콘텐츠의 배경으로 등장한 촬영 명소가 줄줄이 이어져 있다. BTS 버스정류장, 소돌등대, 아들바위공원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곳은 향호해변에 있는 BTS 버스정류장. 주말이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촬영을 위해 임시로 세워진 후 철거됐다가, 관광객이 꾸준히 찾아오자 포토존으로 다시 꾸며졌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BTS 노래 ‘봄날’의 앨범 자켓 촬영지라는 사실이 더 알려졌고, 이제는 BTS 팬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찾는 이가 늘자 주변 시설도 보강했다. 혼자 온 여행자를 위해, 스마트폰을 거치해 촬영할 수 있도록 포토존 설치물도 만들었다. 소나무 숲 앞 벤치는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칠했다. 의자에는 BTS 멤버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해변에 있는 하트 모양 흔들의자도 예쁜 보라색이다.

다음은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온 소돌등대로 향할 차례다. BTS 버스정류장에서 약 1.5km 떨어져 있어, 바다를 따라 산책하듯 걸어도 좋다. 마지막 장면에서 극 중 연인인 문동은(송혜교)과 주여정(이도현)이 소돌 방파제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때 배경으로 소돌등대가 등장한다. 파도는 거세게 몰아치고, 빨간등대는 한 줄기 빛을 어둠 속으로 보낸다. 쓸쓸하지만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가는 주인공들의 마지막 심정을 등대 앞에서 떠올려 본다.

마지막 장소는 아들바위공원으로, 소돌등대와 이어져 있다. 아들바위공원에서는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홍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강릉 편을 촬영했다. 푸른 바다와 기기묘묘한 바위를 배경으로 강릉의 전통 문화유산인 단오굿과 관노가면극을 담았다. 등장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이미지가 강해 홍보 영상을 보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들바위공원은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만든 자연의 작품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암석 표면에서 입자가 떨어져 나가면서 구멍이 움푹 파인 타포니 지형으로, 벌집처럼 구멍이 파인 바위가 많다. 이중 가장 유명한 바위는 아들바위다. 자식을 간절히 원하던 노부부가 백일기도를 드린 후 아들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아들바위 외에도 코끼리, 거북, 소, 해당화바위 등 여러 모양의 바위가 있으니,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찾아 보자. 아들바위 주변에는 소돌해안일주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여러 각도에서 바위를 감상할 수 있다.


글 채지형 사진 조성중 에디터 곽서희 기자 협찬·공동기획: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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