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잘 다니던 직장 퇴사하고 배달 전문점 창업했습니다"
새마을식당 신정네거리역점은 매장에 4테이블을 배치한 소형평수로, 배달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응암점, 안산고잔점에 이은 세 번째 배달 전문 매장이다. 이 점주는 처음 목표를 일 매출을 60~70만 원 정도로 설정했는데, 창업 후 평균 매출 90만 원 정도로 안정적으로 나고 있다.
올해 11월 새마을식당 신정네거리역점을 창업한 이준섭 점주. 더본코리아 점주들 중 젊은 나이대에 속한다. 어린 나이에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대학 졸업 이후 외식업계에서 일하며 착실하게 창업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새마을식당 신정네거리역점 이준섭 점주 |
이 점주는 우송대 외식조리학과를 전공해 졸업 전까지 한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학과에서 기업과 협약해 취업을 연계해 주는 과정을 거쳐 2014년 CJ 푸드빌 주방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단체급식·출장연회·외식사업을 담당하는 풀무원 푸드앤컬처로 이직했고. 2018년 8월부터 2년간 더본코리아 슈퍼바이저로 근무했다.
’생활의 달인’ 출연한 논산 육군 훈련소 취사병 출신
“고향은 충남 홍성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친구가 조리학과를 가길래 고3 때 진로를 정했죠. 성격이 활동적이라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합니다. 주방 일이 적성에 맞는다 생각했죠. 군대도 취사병으로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군인들 밥을 가장 많이 먹인다는 논산 육군 훈련소 취사병이었죠. 그곳 식수 인원이 약 3000명 정도 됩니다.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 삽으로 밥을 푸는 장면을 촬영한 적도 있죠.”
일을 시키면 빨리 배우고 무리 없이 해나간다는 소릴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다. 성실하단 평가도 잇따랐다. 이 점주는 주방에서 오랫동안 일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틈틈이 운동을 해왔다. 회사 사람들과 저녁마다 공을 차기도 하고, 조깅을 하는 등 꾸준하게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주말마다 참가하고 있는 축구 동호회 사진 |
회사 생활 통해 간접적으로 창업 경험 쌓아
CJ 푸드빌 주방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지점을 간접적으로 운영해볼 수 있는 경험을 쌓아나갔다. 파트타이머 직원 관리, 식재 발주·위생검열 등을 담당했다. 본사와 함께 신메뉴도 같이 기획했다. 이직 후에 풀무원 ECMD와 더본코리아에서 근무한 경험 역시 창업 밑바탕이 됐다.
“이 업계 사람 치고 이직을 많이 한 편입니다. 처음부터 창업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젊었을 때 폭넓게 경험을 해보자는 목표가 있었어요.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일하며 부딪히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적응도 잘 해낼 수 있었죠.
더본코리아 슈퍼바이저로 일할 땐 법적 서류를 검토하는 업무가 많았어요. 그때 현장에서 얻은 지식이 창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 점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고객의 컴플레인 등을 처리했던 업무도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 여겨집니다.
더본코리아에서 근무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는데, 선임 팀장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더본코리아 직원들 상당수가 창업에 대한 의지가 있어요. 본사에서도 퇴사 후 창업하는 것에 대해 장려하는 편입니다. 물론 무조건 퇴사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가게를 차리고 퇴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걸 인사팀에서 들은 적 있습니다.”
더본코리아 재직 중 사내 조리경연 대회에서 1등을 기록한 이준석 점주. 백종원 대표님과 함께한 기념사진. |
가족 응원받으며 코로나19 상황 속 창업 결심
2020년 8월 더본코리아를 퇴사했다. 처음부터 창업 아이템은 새마을식당이었다. 19년째 꾸준한 인기 장수 브랜드이며, 매장 관리만 잘하면 안정된 수익이 보장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무리한 투자 비용이 들지 않고 소형으로 오픈이 가능해졌다는 장점이 더해졌다. 기존 새마을식당은 대형 평수가 대다수이나, 이 점주가 창업한 소형평수의 새마을식당은 테이블이 4개뿐이다. 매출의 80% 이상은 배달을 통해 발생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퇴사를 하고 자영업에 도전했습니다. 아내가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다른 사람들 생각과 달리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전국의 새마을식당 지점들이 배달로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언택트 시대는 배달음식이 대세를 이룰 것 같았습니다. 제가 창업한 소형 콘셉트의 새마을식당 역시 배달 중심의 매장입니다. 주방에서 조리를 해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설계됐죠.”
배달로도 만나볼 수 있는 새마을식당의 '열탄불고기'와 '7분돼지김치' |
"'새마을식당' 하면 '열탄불고기'와 '7분돼지김치'를 누구든 쉽게 떠올릴 수 있잖아요. 이러한 네임밸류 와 확실한 대표 메뉴 덕분에, 배달로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새마을식당을 배달 앱에서 발견하면 망설임 없이 주문해 주시는 손님들이 많아요."
4테이블을 둔 배달 위주의 소형평수(왼쪽), 실제 고객에게 배달되는 포장 상태(오른쪽) |
배달에 유리한 상권 따로 있어···대형 평수 식당 내는 게 목표
이 점주는 서울에 올라와 쭉 살던 지역인 양천구 근처에서 가게를 물색했다. 창업자본금은 권리, 보증금을 포함해 1억 원 미만이었다. 11월 오픈한 이준섭 점주의 새마을식당 신정네거리역점의 월세는 130만 원이다.
“아파트를 위주로 장소를 찾았습니다. 한 달 정도 양천구 부근을 많이 돌아다녔죠. 기존 점주님들을 만나 도움을 받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은 정직원 1명, 파트타이머 1명을 고용하고 있어요. 가게를 오픈할 땐 인건비가 나올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배달 매장이다 보니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 동네분들께서 점심을 드시러 매장에 직접 방문하시는데, 그 매출도 꽤 됩니다. 앞으로는 돈을 모아 더 큰 매장을 메인 상권에 내는 게 목표입니다.”
매장 내/외부 사진 |
예비 창업주 분들을 위한 이준섭 점주의 조언
1. 손님일 때와 점주일 때, 가게를 대하는 심정은 이렇게 변합니다.
“손님일 땐 식당에 가면 맛이 어떤지 평가만 했어요. 점주가 되니 반찬 하나를 놓아도 이걸 고객이 어떻게 느낄까 고민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늘 합니다. 수지 타산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재료 아깝지 않게, 푸짐하게 주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음식을 조리 중인 이준섭 점주 |
2. 창업 전 '이것' 미리 꼭 챙기세요
"주위 사람들의 말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브랜드인지 심사숙고했으면 합니다. 또한 창업을 했으면 안정될 때까지 절실해야 합니다. 저는 9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근무합니다. 아무래도 직장 생활과는 다르고 당분간은 여가생활도 힘들겠죠.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고, 하고 싶던 '나의 일'을 한다는 뿌듯함이 직장 생활과는 전혀 다른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
3. 창업 전 마음가짐은 이렇게
“창업하기로 결정한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임했으면 합니다. 가게 오픈 이후로도 ‘실패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하다 보면 매장을 관리하는 게 어렵습니다. 스스로 ‘잘한다,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길 바랍니다.
자영업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감이 없으면 그 마음은 손님들에게도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 체력 관리가 중요합니다. 저 역시 홍삼을 먹고 틈틈이 운동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모두들 자신감을 갖고 뜻한 바를 이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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