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비보' 정치권, 애도…정청래 "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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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정치권은 일제히 정 전 의원의 비보에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경찰이 정 전 의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홍은동=이동률 기자 |
장제원 "형님, 사실은 많이 좋아했습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보에 정치권이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거나 같이 방송을 했던 정치인들은 정 전 의원의 비보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했던 터라 그의 사망은 정치권은 물론 동네 주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살피고 나오고 있는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 의원은 "제 친형 같은 정 전 의원이 대한민국 정치 사회에 남긴 족적은 깊고도 선명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동률 기자 |
정 전 의원 사망 소식에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장을 찾아 최근에도 정 전 의원과 만났고, 통화도 했지만,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장을 확인하고 내려온 김 의원은 "제 친형 같은 정 전 의원이 대한민국 정치 사회에 남긴 족적은 깊고도 선명하다. 그 정신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며 "그 꿈과 정신을 동료 정치인들이 이루길 빈다"고 애도했다.
또, 평소 방송을 함께했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두 사람은 MBN 시사교양프로그램 '판도라' 등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분을 맺어온 사이다. 전날인 15일에는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함께 출연했다.
정 전 의원화 함께 방송했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습니다"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팩트 DB |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정 전 의원의 가족들이 있는 자택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애통합니다"라며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어제 방송할 때도 전혀 몰랐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의원들도 정 전 의원을 애도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참 좋아했던 정두언 선배님이 세상을 등졌다는 충격적 비보를 접하고 그 황망함과 충격에 정신이 멍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라며 "자주 만나면서도, '형님, 사실은 많이 좋아했습니다'라는 그 말 한마디 못한 것이 너무도 한스럽습니다. 이제 걱정도 없고, 슬픔도 없고, 보복도 없고, 아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SNS를 통해 정 전 의원의 비보에 망연자실했다. 그는 "내일(18일)도 저랑 방송 예정되었건만 말문이 막힙니다"라며 "진짜 합리적 보수정치인이었다.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 MB에게 잘 못 보여 우리는 함께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됐다며 고초를 겪었지만, 무죄로 명예회복 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생전 정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이제 걱정도 없고, 슬픔도 없고, 보복도 없고, 아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그러면서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하던 정두언 의원! 영면하소서.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겁니다. 미망인 등 유족들께 위로를 드립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2016년 정계 은퇴 이후 합리적 보수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평론으로 입담을 과시했던 그를 많은 국민들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정두언 전 의원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정 전 의원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불과 얼마 전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서울 서대문을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캠프에서 기획본부장, 전략기획 총괄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일조하며 '왕의 남자'로도 불렸다. 그러나 집권 초기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권력 사유화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이가 멀어졌다.
이후 고난의 정치 생활이 시작됐다. 정 전 의원은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3년 1심(징역 1년)과 2심(징역 10월)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2014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