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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이 된 어느 트로트 가수의 '인과응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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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미스트롯2' 본선 3라운드 2차전 대기실에서 고개를 파묻고 오열하며 "어차피 출연해봤자 통편집이고 함께 다른 출연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자진하차했다. /진달래 SNS

[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진달래, '학폭논란' 좌절의 덫


설 연휴 첫날 지인들과 북한산에 올랐다가 하산 후 가벼운 식사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지인 중 한 명이 막걸리 한 잔 들이키며 건넨 건배사가 묘한 여운을 남기더군요. '인생은 정비공'이었는데요. 세상에 없는 세가지, '(정)답 없고 (비)밀 없고 (공)짜 없다'라고 한다죠. 함축된 의미가 그럴 듯합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일들을 겪기 마련입니다. 부침이 심한 방송 연예계에는 우여곡절이 더 많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흥얼거리는 대중가요 가사 하나에도 찬찬히 뜯어 보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흔한 건배사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세상살이의 깊은 의미'가 숨어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면 연예계 생리는 우리 인생살이와도 매우 흡사합니다. 인기 사다리를 올라타느라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치는 주인공이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갑자기 신데렐라처럼 대중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합니다. 반면 아무리 힘들게 정상에 오른 스타라도 SNS에 오른 짧은 댓글만으로 추락하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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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2017년 활동을 시작했다. 임영웅과 절친으로 알려져 있으며 빼어난 음색을 자랑하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위는 '미스트롯2' 경연 무대이고, 아래는 가요계 대선배 주현미와 한 컷. /'미스트롯2', 진달래 SNS

진달래, '미스트롯2' 낙마는 스스로 만든 과거사 굴레

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 시즌2에서 실력과 끼를 인정받으며 주목받던 트로트 가수 진달래가 최근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도중하차했는데요. 진달래는 안타깝게도 준결승전으로 가는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한 것처럼 학창시절 그릇된 행동이 '인과응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죠.


"학창시절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으셨다는 말에 (저 스스로)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가수이기 전에 저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기에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습니다."(가수 진달래)


진달래의 '낙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폭 가해' 폭로 글이 불씨가 됐습니다. 글쓴이는 20년 전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방송에 나온다는 사실을 언급했고, 이는 금세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당사자로 지목된 진달래는 막 조명을 받으려는 순간 자신이 만든 과거의 굴레에 고개를 떨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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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미스트롯2'에서 수 만 명의 지원자들 중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노력과 땀을 흘렸지만, 학창시절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준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도중하차했다. /진달래 음반 재킷

세상에 없는 세가지, '정답 없고 비밀 없고 공짜 없다'

인기를 얻고 유명해진다는 건 그야말로 성취이자 기쁨입니다. 남들이 모르는 엄청난 숨은 노력이 깃든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유명세는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대중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얻는다는 건 스스로 떳떳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아니 때론 그 이상의 모범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있으면 반드시 가해자가 있기 마련인데요. 오랜 세월이 흘러 피해자도 가해자도 서로 잊고 살 수는 있습니다. 더 이상 안 보면 잊히는게 순리이기도 하지요. 다만 잊고 살던 과거사를 끄집어 낸 당사자가 유명인이라면 달라집니다. 세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치명적인 악몽으로 되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진달래는 수 만 명의 지원자들 중에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땀을 흘렸습니다. 그냥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철없던 10대 시절이라고 해서 덮어지거나 용서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엔 비밀이 없습니다. 그가 만일 평범하게 결혼해서 아이 낳고 조용히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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