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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대표 법정구속'...꾸짖은 판사, 당황한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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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투약 및 유통 의혹을 받는 버닝썬 클럽 이문호 대표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범죄 온상 업소 운영하며 범죄 저질러" 항소심서 실형 선고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 등에서 마약을 투약·유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을 열거하며 이 대표를 꾸짖었고, 피고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일염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10시10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지난 8월 1심은 이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검찰과 이 대표 측 모두 불복해 2심 재판절차를 밟게 됐다. 14일 2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판매 목적이 아닌 투약을 위해 엑스터시 등 금지 약물을 구입한 걸로 보이고, 원심 첫 공판까지 범행을 부인했지만 2회 공판기일부터 모든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동종 전과가 없고 피고인 어머니와 지인 등이 선처를 요청한 점, 부친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98일간 구금된 적이 있는 점이 참작 대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 이 대표는 고개를 숙인 채 재판부의 판결을 묵묵히 들었다. 그러나 뒤이은 재판부의 말에 이 대표는 고개를 들었고 법정 분위기 역시 반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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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월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재판부는 "마약사범 적발이 쉽지 않고 재범 위험률 역시 높은 점,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범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경찰과의 유착, 유명 연예인의 성매매 알선 및 성접대, 마약류 투약 의혹에 이르기까지 범죄의 온상이 될 소지가 다분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본인이 범행을 저질러 일반 마약사범과 달리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약 관련 전과가 없고 반성하고 있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은 여러 의혹의 중심인 버닝썬을 운영하며 이를 해결하기보다 앞장서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는 취지다. 비록 마약 관련 혐의는 아니었지만 2회에 걸쳐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고 경찰 수사 진행 중 범행을 저지른 점도 무겁게 봤다. 2심 재판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의 실형과 추징금 28만원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실형 선고를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말씀하신 모든 의혹에 대해 6개월간 조사받았지만 소명된 적 없다. 특히 성매매 알선과 고객 폭행 사건에 제가 연루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단호했다. 이일염 부장판사는 "연루됐다고 말한 적 없다"며 "범죄 위험이 많은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이를 관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본인이 범행을 저질렀으니 일반 마약사범과 달리 취급한다는 설명"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침통한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숙였고,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과 똑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 교도관은 피고인을 호송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청석의 가족에게 잠시 시선을 두더니 수용된 피고인이 출입하는 문으로 나갔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2월까지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등지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불법 약물을 15회 이상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애초 이 대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이 대표의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긴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구속기소됐으나 1심 선고를 앞둔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이날 징역1년의 실형이 선고돼 다시 법정구속됐다.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송주원 기자]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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