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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위해 강아지 구충제도 먹었던 김철민, '행복·감사·사랑' 유언 남기고 떠났다

≪우빈의 연중일기≫


개그맨 김철민, 폐암 투병 2년 만에 별세

항암 고통 속에도 희망 메시지 전달

텐아시아

사진=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연예인의 일기를 다시 씁니다. 상자 속에 간직했던 일기장을 꺼내 읽듯 그날을 되짚고 오늘의 이야기를 더해 최근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폐암 투병 중에도 희망을 노래하던 개그맨 김철민이 별세했다. 삶의 의지가 강했던 김철민은 항암의 고통을 견디면서도 웃음과 용기를 잃지 않았다.


1994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철민은 2007년 '개그야'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노래와 개그를 접목한 통기타 개그 레퍼토리가 그의 주특기였다.


'재주꾼'이었던 김철민은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혀 대학로에서 버스킹 등을 하며 소통했다. 버스킹 수익은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돕기에 쓰기도 하는 등 선행에 나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이별을 해야하기에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한편으론 먼저 이별을 하신 부모님과 형님을 다시 만날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남은 시간 여력이 있다면 끝까지 기타두르고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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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2019년 허리에 통증을 느꼈던 김철민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김철민에게 말기암 진단은 사망 선고와 다름 없었다. 그는 아버지는 폐암, 어머니는 간암, 두 형도 암으로 떠나보냈다. 그의 형인 나훈아 모창가수로 활약한 고(故) 너훈아(본명 김갑순)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력이 있어 담배도 피우지 않고 건강에 주의를 기울였기에 마음은 처참 그 자체였다고.


암세포는 허리, 간, 뼈 등으로 전이됐다. 유재석, 조세호, 남창희 등 후배 개그맨들이 병문안을 갔고 후원금으로 그를 응원했다. 박명수도 진행 중인 라디오에 김철민의 투병 사실을 언급하며 응원을 보냈다.


"힘없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며 문득 너무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를 드리면 하느님께서 응답을 주신다고. 여러분의 기도로 기적의 생명을 얻고 싶습니다. 아멘!" (2019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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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김철민은 TV조선 '아내의 맛'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띄게 야윈 모습에 박명수는 안타까워했다. 김철민은 "마지막 단계가 왔다"면서도 병을 이겨내고 대학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철민은 "모험을 해보겠다"며 강아지 구충제로 암 치료를 시도했다. 그는 펜벤다졸 복용 후 "통증이 반으로 줄었고 혈액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상태가 호전되자 김철민은 환우를 위한 콘서트도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건강이 갑자기 악화됐다. 그는 구충제 복용을 멈췄고 "암 환자에게 강아지 구충제 권하지 않는다"며 아픈 와중에 다른 암 환자를 위한 충고를 남기기도 했다.


김철민은 요양 병원으로 옮겼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었던 김철민의 시간은 고통에 잠식됐다. 지난 11월 "하나님,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노래하는 모습과 일출 풍경을 게재했던 김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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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제가 폐암4기 투병생활한지 2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현재 몸상태는 항암치료는 더이상 할수가 없습니다.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져있는 상태.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고있습니다.끝까지 존버하겠습니다.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21년 8월 19일)


김철민은 투병 중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으려 했다. 팬들은 그의 마음을 알기에 위로와 응원의 댓글을 놓치지 않고 달았다. 지난 10일 김철민은 아마 이별을 예감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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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김철민은 12월 16일 향년 54세로 별세했다. 유언처럼 남겨진 그의 말은 행복, 감사 사랑. '광대 김철민. 소풍을 끝내고 원래 있던 자리로 귀천했다'는 친구의 말처럼 김철민은 '시한부에도 웃음과 희망을 남겼던 광대'로 기억될 것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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