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연하 외국인과 결혼 후 딸 바보된 류승범, 生양아치→송혜교 향한 순애보
《강민경의 넷추리》
'무빙', 디즈니+서 공개 후 호평
류승범, 19년 만 드라마 복귀
원작에 없던 프랭크로 열연
류승범 /사진=텐아시아 DB |
《강민경의 넷추리》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드라마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배우 류승범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으로 돌아왔다. 화가이자 슬로바키아인 아내와 결혼 후 아빠가 된 그의 연기는 더욱 깊어졌다. 왜 이제야 컴백하게 됐는지, 류승범의 연기를 더 길게 보고 싶게 만들었다.
류승범은 2004년 '햇빛 쏟아지다' 이후 19년 만에 드라마 '무빙'으로 컴백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극 중 류승범은 원작에 없던 캐릭터로 등장, 글로벌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서 원작자이자 극본을 쓴 강풀 작가는 "류승범 배우가 연기한 프랭크와 차태현 배우가 맡은 전계도는 드라마를 위해 탄생한 캐릭터"라면서 "류승범 배우는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히든카드"라고 밝혔다. 강풀 작가의 말처럼 류승범은 현재 9화까지 공개된 '무빙' 속에서 다른 장르를 만들었다. 정원고 학생 봉석(이정하 역), 희수(고윤정 역)의 청춘 로맨스와 상반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미현(한효주 역), 주원(류승룡 역) 등의 과거 서사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류승범이 연기한 프랭크는 초능력자를 제거하는 의문의 클리너다. 류승범은 류승룡과 함께 치열한 트럭 액션 신을 완성했다. 그의 액션은 춤과 무술이 결합한 카포에라와 스트리트 댄스 등이 결합했다. 이에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류승범이 연기한 프랭크에게도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프랭크는 미국에서 비밀리 키워 낸 살인 병기인 셈.
프랭크라는 이름은 그저 알파벳 순서대로 코드명 F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국 아이오와에 위치한 거대한 옥수수밭에 끌려와 끔찍한 살육의 현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의 존재는 단 하나였다. 미국 정부가 내리는 명령에 따라 어떤 상대를 처리하는 것. 프랭크는 한국으로 와 곳곳에 숨어있는 초능력자는 물론 그들의 자식을 추적해 모두 제거하는 임무를 받았다. 프랭크가 등장할 때마다 '무빙'의 장르가 바뀌었다. 그건 바로 류승범의 힘이었다.
류승범은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다고. 그는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모가디슈', '밀수'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동생이기도 하다. 류승범은 류승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형이 지인들과 독립영화를 만들었다. 예산이 없다 보니 출연하는 배우들도 지인들이었다. 형이 저한테 해보자고 했다. (이 작품으로) 배우가 된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전에 형이 찍었던 독립영화를 집에서 보고 그랬다. 인생이 그렇게 바뀔 줄 몰랐다"라고 하기도.
류승범은 드라마 '화려한 시절', '고독', '한뼘드라마 - 크리스마스의 연인', '햇빛 쏟아지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품행제로', '아치와 씨팍', '복수는 나의 것', '부당거래', '타짜: 원 아이드 잭' 등에 출연했다. 유럽 등에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그는 2020년 10살 연하 슬로바키아 출신 화가와 결혼 후 아빠가 됐다. 류승범은 올해 5월 공개된 화보를 통해 "서울에서 열심히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전략이나 콘셉트를 정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일단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순수하게 연기가 하고 싶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빙'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치른 류승범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사진=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포스터 |
류승범의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영화 '패싸움', '악몽', '현대인'까지 단편 4편을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장편 하드보일드 액션 누아르 영화. 저예산 독립영화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류승범은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관객들은 진짜 어디서 양아치를 데리고 왔느냐는 말을 하기되 했다. 이와 관련해 류승완 감독은 "배우 섭외가 어려웠는데 배우 쓸 돈이 없어서 나도 출연했다. 친한 친구를 배우로 쓸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라면서 "양아치 역할을 할 배우를 도무지 구할 길이 없었다. 당시에 힘들어 하면서 집에 들어갔는데, 웬 양아치 한 명이 방에 누워있더라"고 설명했다.
/사진=드라마 '햇빛 쏟아지다' 포스터 |
'햇빛 쏟아지다'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을 아름답고 경쾌하게 다룬 멜로 드라마. 송혜교, 조현재, 류승범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극 중 류승범은 송혜교에게 순애보적인 사랑을 쏟는 경찰 민호 역을 맡았다.
류승범에게 '햇빛 쏟아지다'는 '무빙' 출연 전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마지막 출연 드라마였다. '무빙' 출연 전까지 류승범의 필모그래피 중 드라마 부분에서는 '햇빛 쏟아지다'가 19년 간 마지막 자리를 지킨 셈.
/사진=영화 '부당거래' 포스터 |
'부당거래'는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승진에서 밀리는 형사 최철기(황정민 역)가 초등생 연쇄살인 사건의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해결하려던 중 담당 검사인 주양(류승범 역)이 이를 눈치채고 또 다른 부당한 거래를 제안하면서 펼쳐지는 범죄 스릴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 사건을 중심축으로 경찰, 검찰, 스폰서간의 부적절한 거래를 주 에피소드로 하고 있는 작품.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검사와 스폰서 문제, 입찰 비리 등 다양한 소재를 사실적으로 다뤘다. 특히 류승범의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는 명대사는 지금까지 회자하고 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