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질렸다" 이효리도 느낀 식상함…쏟아지는 女예능 속 풀어야 할 숙제 [TEN스타필드]
≪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지락실2'→'댄스가수 유랑단' 예성 예능 '봇물', 식상함은 '숙제'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댄스가수 유랑단' 이효리./사진제공=tvN |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다음은 나영석PD와 (작업) 해보고 싶어요. 김태호 PD는 질렸어요."
너스레지만 뼈가 있다.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 제작발표회에서 이효리가 한 말이다. MBC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부터 티빙 '서울 체크인', '캐나다 체크인'까지 연달아 함께한 만큼 식상함 역시 쌓였다는 걸 느낀 걸까. 최근 여성 중심의 예능이 쏟아지고 있지만, 완전한 새로움은 찾기 힘들다. 포맷과 출연진의 기시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주목받는 예능 키워드 중 하나가 '여성'이다. 여자 출연자들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편성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다큐멘터리 형식부터 리얼 버라이어티, 서바이벌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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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tvN '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2')은 공개와 동시에 화제성 1위에 올라서며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안유진과 미미가 10위권 안에 이름 올렸다. 시청률도 1회 3.5%, 2회 3.8%로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시즌1을 선보인 '지락실'은 발표 당시 여자판 '신서유기'라 불리며 나영석 PD의 자가복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지락실'은 단순한 성별의 변화가 아닌 세대의 변화와 함께 나 PD와 멤버들의 색다른 관계성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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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둔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등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솔로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김태호 PD와 이효리의 오랜 호흡은 양날의 검이 됐다. 믿고 보는 조합이라는 기대와 함께 식상하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댄스가수 유랑단'이 '서울 체크인' 촬영 중 이효리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프로젝트인 만큼 기시감 역시 크다. 여기에 최근 화사의 '외설 퍼포먼스' 논란을 프로그램 티저 영상 속 화사의 발언들로 교묘히 활용, 노이즈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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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락실' 역시 시즌2가 시즌1 못지않은 재미를 주고는 있지만, 시즌1 때의 신선함은 찾기 힘들다. 멤버들의 더욱 끈끈해진 케미는 장점이지만, 게임 형식이나 구성 자체의 변화는 크게 없다. 기존의 구성만 반복하며 출연자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느낌이다.
ENA '혜미리예채파'는 아이돌 위주의 멤버 조합에 '지구오락실' 형식을 어설프게 따라 한 모습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MZ세대가 즐겨보는 OTT 콘텐츠 1위라지만, 시청률 0%대는 굴욕스러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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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사이렌:불의 섬'은 여성 24인의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노린다. 여성 버전의 '강철부대'를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고립된 섬에서 자급자족하며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피지컬: 100'의 인기를 이을 프로그램이 될지 주목된다.
여성 예능이 하나의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고민과 숙제는 반드시 뒤따른다. 단순히 여성 멤버 조합 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여성 예능으로서 보여줄 새 그림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영석 PD의 '뿅뿅 지구오락실2'는 순항 중이고, 김태호 PD의 '댄스가수 유랑단'은 출격 준비를 마쳤다. 김태호 PD가 질렸다는 이효리는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새로운 웃음과 재미를 안길 수 있을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