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혐의 조영남, 대법원 간다…검찰, 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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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대작 의혹을 받아온 가수 조영남의 유죄 여부가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지게 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영남의 사기 혐의(대작 그림 판매) 사건에 대해 지난 24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조영남의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영남은 이날 판결 이후 활짝 웃으며 법정을 나섰지만 검찰이 상고함에 따라 아직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 중순까지 대작 화가 송모 씨 등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만 거쳐 17명에게 총 21점을 팔아 1억 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작품의 아이디어나 소재의 독창성 못지않게 아이디어를 외부로 표출하는 창작 표현작업도 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조영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송씨는 조영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이라며 “미술사적으로도 도제 교육의 일환으로 조수를 두고 그 과정에서 제작을 보조하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한국미술협회(이사장 이범헌)는 지난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남이 그린 그림에 자신의 사인을 하고 팔아먹은 행위는 기망행위이자 사기행각”이라며 “창작의 기본기와 최소한의 도의도 갖추지 못한 조영남의 철면피 행위에 대해 전국의 모든 미술인들은 모욕감과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사진=텐아시아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