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참사로 이어질뻔한 음주운전…性·싸움 이어 세 번째 '옐로 카드'
≪우빈의 연중일기≫
곽도원, 음주 운전하다 도로 한가운데 막고 잠들어
앞서 성희롱·스태프 폭언·폭행 논란도
미투 당시 '1억 빵 내기' 등 도박하듯 설전 벌여 도마 위
텐아시아DB |
여러 번의 논란이 있었다면 몸을 사릴만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최근 5년 간 배우 곽도원이 중심에 있던 사건·사고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가해자'로 판명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프닝으로만 넘기기엔 찝찝했던 흔적들.
그가 휘말린 논란은 '본업(연기)'을 잘한다는 이유로 용서됐다. 강한 인상과 다소 과격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탓에 대중적 호감도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특유의 존재감과 묵직한 연기는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소탈한 제주살이로 이미지 반전도 꾀했다.
세월이 지났으니 과거도 잊고 마음이 편했던 것일까. 주연작 '소방관' 개봉과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 공개를 앞두고 안일했다. 곽도원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도로 한 가운데서 잠이 들었다. 끝내 사고를 치고만 그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25일 곽도원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곽도원은 이날 새벽 5시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어음초등학교 부근 한 도로에 자신의 SUV를 세워 둔 채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곽도원은 순순히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곽도원은 한림읍에서 애월읍까지 차를 운전해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에 취한 채 대략 10km를 운전한 것으로 추정한다.
곽도원의 소속사 마다엔터테인먼트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드린다. 이유를 불문하고 곽도원씨와 소속사는 변명의 여지없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함께 일하는 많은 관계자 분들께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속히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고개숙였다.
곽도원이 출연해 촬영을 마친 작품은 영화 '소방관'과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 '소방관'은 곽도원이 주연인데다 올해 개봉을 계획 중인 터라 그를 지우고 가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곽도원은 음주운전 전 성희롱, 연극 스태프 폭행 및 폭언, 영화 스태프 폭행설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바. 사회 전반을 흔들었던 2018년 미투 당시 곽도원도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곽도원은 발빠르게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미투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윤택이 이끈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심이 이어졌다.
발빠른 대응 덕에 곽도원의 성폭행 의혹은 모함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곽도원의 소속사 대표(임사라 변호사)가 연희단거리패 후배이자 이윤택 성폭력 고소인단에게 금품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겼다"고 해 논란이 커졌다.
논란을 가중시킨 건 곽도원. 그는 SNS에 억울함을 주장하고, 미투 운동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길 바라는 응원의 글도 남겼다. 여기까지가 적정 선이었고, 진실된 태도도 괜찮았다. 하지만 추신으로 붙인 글로 인해 곽도원이 잘 싼 포장지는 벗겨졌다.
곽도원은 "박훈 변호사님 인터넷으로 변호사님 의견 잘 봤습니다. 만약 임사라 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 빵 내기하실래요? 제가 이기면 변호사님께 받은 돈으로 이윤택 피해자들과 101명 변호인단 모시고 소고기로 회식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콜? 만약 제가 이기면 끝까지 받아낼 겁니다. 마른오징어에서 엑기스 나오는 거 아시죠?ㅡ답십리 똥식이가"라고 덧붙였다.
녹취록을 운운하며 진실공방을 펼칠 땐 언제고 SNS로 거친 입싸움이라니.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1억빵'이니 '마른 오징어에서 엑기스 나온다'니 도박하듯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황에서 누가 곽도원의 진심을 알아주겠는가. 볼썽사나운 그림은 글 삭제와 상대 측의 사과로 끝났다. 미투 의혹와 별개로 대중은 그에게 분노했고 실망했다.
2년 뒤 곽도원은 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소방관' 촬영 당시 스태프를 폭행했다는 것. 이는 과장된 소문으로 해결됐다. 곽도원과 스태프가 촬영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의견충돌로 큰 소리만 오갔을 뿐 폭행이 있지 않았다는 것. 주먹다짐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한 건 사실.
곽도원은 앞선 구설로 두 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축구에선 옐로카드를 두 장 받으면 퇴장이다. 스포츠와 달리 연예계는 경고에 후한 편이라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그간의 논란은 '해프닝'으로 넘겼을 순 있겠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라 불리며 사회적 경각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곽도원은 음주운전에서 나아가 도로 한가운데서 잠이 들었다. 운이 좋아 살았지 자신의 목숨과 남에게 피해를 끼칠 뻔했다. 더 큰 2차 피해의 빌미를 제공한 셈.
곽도원을 보기 껄끄러워진 대중. 그를 보는 것이 불쾌해졌다. 곽도원은 대중의 용서를 받고 이해를 바랄 수 있을까. 앞선 2번의 논란과 달리 이번에는 어려울 듯하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