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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만 설레는 ‘여신강림’, 나 이런 거 좋아하네…?

‘얼굴 맛집’만큼 이 드라마를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좀 뻔한데?” 싶어서 채널을 돌리려고 하다가도, 얼굴이 곧 개연성인 배우들 덕에 어느새 한껏 몰입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작품. 바로 tvN의 웹툰 원작 드라마 [여신강림]이다.

이미지: tvN

고등학생 임주경에게 외모는 트라우마와도 같았다. 평생을 예쁜 언니, 잘생긴 동생과 비교당하는 것도 모자라,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할 정도였다. 그런 주경의 인생을 바꿔준 것이 바로 화장이다. 메이크업의 ‘메’도 몰랐던 주경은 오랜 연습 끝에 자신에 맞는 화장법을 찾아내고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여신이라 불리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주경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힌다. 만화방에서 ‘쌩얼’로 만나 가까워진 잘생긴 동갑내기 친구 이수호와 같은 학교였던 것.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던 예전으로 돌아갈까 두려웠던 주경은 화장을 한 ‘학교 여신 임주경’과 하지 않은 ‘만화책방 임주발’이 다른 사람인 양 수호를 대하지만, 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극은 우리가 로맨스물에서 자주 봐온 전개 방식을 따른다. “싸우다 정든다”라는 말처럼 티격태격하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점점 가까워지고, 둘 사이에 ‘서브병’ 앓게 하는 서브 남주(여주)가 개입하면서 관계가 복잡해지는 식이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항상 통하는 스토리지만, 자칫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무엇으로 차별화를 두었을까?


[여신강림]은 ‘보는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한 드라마다. 우선 문가영과 차은우, 황인엽의 비주얼이 상당하다. 외모와 공부, 운동 신경 등 모든 걸 갖춘 ‘엄친아’ 이수호를 연기한 차은우는 말 그대로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을 갖추었고, 겉으론 차갑고 불량하지만 속은 따뜻한 한서준 역의 황인엽은 없던 서브병을 유발한다. 문가영 역시 메이크업 여부와 관계없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임주경을 선보인다. 괜히 이 작품을 ‘얼굴 맛집’이라 표현한 게 아니다.

이미지: tvN

‘보는 재미’는 자연스레 연기로 이어진다. 작품에서 연기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드는 출연진이 딱히 없는데, 이는 배우 개개인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출연진 구성도 한몫한다. 상대적으로 신예인 배우들과 연기 경력이 10년이 훌쩍 넘는 배우들의 조화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문가영이다. 섬세한 감정연기는 물론이고, 모든 걸 내려놓은 코믹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문가영 원맨쇼 드라마’라 말해도 아깝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작품의 러브라인 또한 매력적이다. 물론 주경과 수호, 서준의 로맨스도 풋풋하고 설레지만, 이들보다 주경의 언니 임희경(임세미)과 담임교사 한준우(오의식)의 관계도 발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랑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희경과 수줍음이 많고 조심스러운 준우의 모습은 기존 로맨스 서사의 클리셰를 뒤집는다. 단순히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것일 뿐이지만 충분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만 아쉬운 부분들도 눈에 띈다. 시청자의 항마력을 시험하는 듯한 과장된 연출과 유치한 대사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할 때가 있고, 중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착각까지 드는 중국 제품 PPL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결국 잘생기고 예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의 스토리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미지: tvN

[여신강림]의 이야기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주경과 수호가 이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는 동안, 서준은 어느새 ‘주경 바라기’가 됐고, 수호의 오랜 친구인 강수진은 주경의 연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경이 화장 뒤에 감춘 모습을 언제 공개할지(혹은 계속 지킬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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