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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퓰리처 사진상을 받은 '바다에 의한 비극'과 논란

1954년 4월 2일 미국 LA 타임스의 사진기자 존 곤트(John Gaunt)는 집 앞에 있는 허모사 해변가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남녀 커플이 서로를 움켜 잡는 모습을 본 '존 곤트'는 본능적으로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들고 이 커플에게 달려갔습니다.

해안가에는 높은 파도가 계속 몰려왔습니다. 이 남녀 커플은 존 맥도널드 부부입니다. 말을 섞지는 않았지만 집 근처에 사는 부부임을 '존 곤트'는 알아봤습니다. 이 부부는 19개월이 된 아들 마이클이 바닷가에서 놀다가 파도에 쓸려가는 것을 봅니다. 존 맥도널드는 높은 파도가 치는 바다로 향하지만 이를 아내가 말리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존 곤트'는 30미터 떨어져서 촬영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마이클은 사망했고 근처 해안가에서 주검이 발견되었습니다.

존 곤트 사진 왼쪽

'존 곤트'는 바다의 의한 비극(Tragedy by the Sea)이라는 제목으로 다음 날 LA 타임스에 전송했고 신문 첫 페이지에 걸립니다. 이 사진은 '강렬하고 절실한 움직임'을 담았다는 퓰리처 위원회의 코멘트와 함께 1955년 퓰리처 상을 수상합니다.


퓰리처 상을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존 곤트'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왜 기쁘다가 아닌 마음이 아프다고 했을까요? 이 사진은 퓰리처 상과 AP 상을 수상을 했습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 사진에 대한 찬사와 함께 남의 불행으로 상을 받았다는 윤리적이지 못한 사진이라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존 곤트는 31살로 3살 짜리 딸이 있었습니다. 어린 자식이 있던 존 곤트는 이 사진으로 큰 상을 받았다는 것에 괴로워했다고 존 곤트가 2007년 사망한 후 그의 딸이 회상을 했습니다.


사진기자들은 세상의 목격자로 세상의 희노애락을 목격자의 시선으로 담아야 합니다. 사건에 개입하게 되면 목격자의 시선이 사라집니다. 물론, 절체절명의 순간에 손을 내밀어서 사람을 살릴 수 있음에도 목격자의 입장을 고수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이미 사건이 일어난 상태고 사진기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남의 불행을 촬영할 수 있느냐는 비난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보는 수많은 보도 사진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사진들은 분노와 슬픔이 담긴 사진들이 많습니다. 남의 슬픔을 촬영하는 것이 아닌 슬픔을 목격하고 그 슬픔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하게 만드는 직업이 사진기자입니다.


'존 곤트'는 이 사진으로 큰 상을 받아마자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을 이유가 세상의 비난을 예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윤리적 논란과 딜레마는 사진기자에게는 숙명과 같은 딜레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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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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