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을 넘어 주인공까지 전복한 이상한 영화 '마일22'
적은 개봉관 수로 개봉하는 외국 영화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마크 월버그라는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에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급으로 나온다고 해도 2NE1의 리더인 씨엘이 출연한다면 큰 인기 몰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입배급업자들과 영화 체인점은 냉철합니다. 자신들이 미리보고 재미 없다고 느낀 영화는 개봉관 수를 확 줄여서 개봉하거나 개봉 안 합니다.
<마일22>는 출연진과 감독을 보면 어느 정도 크게 개봉할 줄 알았지만 2018년 8월 24일 203개 스크린으로 최대 개봉한 후 2주도 안 되어서 사라졌습니다. 총 관람객 수는 6만 9천명입니다. 작게 개봉한 영화치고도 초라한 성적입니다. 정말 영화가 별로일까요?
중요한 인물을 22마일 거리를 호송하는 미션을 다룬 <마일22>
<마일 22>는 중요한 인물을 호송기에 태우기 위해서 22마일 거리를 호송하는 호송 액션 첩보물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지만 상당히 복잡하고 온갖 폼은 다 잡고 시작을 합니다. 실바(마크 월버그 분)는 미 비밀요원팀인 '오버워치'의 팀장으로 국가가 해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일을 최전선에서 해결합니다. 팀장이지만 굉장히 다혈질에 신경질 적이고 무대뽀 스타일입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이자 관객들도 이 주인공에게 호감 보다는 반감으로 다가올 정도로 상당히 이상한 주인공입니다.
실바는 전 세계 6개 지역에 퍼져 있는 방사능 물질인 세슘 가루의 위치를 알고 있는 '리 누르(이코 우웨이스 분)'용의자를 조사합니다. 이 용의자는 '오버워치'팀의 정보원으로 세슘 가루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리 누르는 세슘 가루 위치를 알려주는 대신 미국 망명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러나 실바는 순순히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에 '리 누르'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강력한 암호를 걸어서 세슘 가루가 있는 지구의 6개의 위치를 숨겼습니다. 암호가 걸린 스마트폰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 파괴 되기에 시간 안에 리 누르를 미국 대사관에서 22마일 떨어진 공항으로 호송한 후 대기하고 있는 미공군 수송기에 태워야 합니다.
호송 액션인데 빈틈 많은 액션이 가득한 <마일22>
호송 액션 영화의 진수는 <블랙호크다운>입니다. 정말 명작이죠. 영화 <마일22>는 중요한 용의자인 리 누르를 미국 영토가 아닌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호송을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동남아시아 국가는 리 누르가 미국으로 망명하지 못하게 하려고 방해를 합니다. 왜 방해를 하는 지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미국은 미국 비밀특수팀인 '오버워치'를 보내서 이 호송 작전을 지원합니다.
오버워치 팀은 행동 요원과 각종 디지털 정보 및 정보를 통제하고 안내하는 관제팀으로 나눕니다. 이 2개의 팀의 협동력으로 의뭉스러운 용의자이자 방사능 폭탄의 위치를 아는 '리 누르'를 미 대사관에서 수송기까지의 호송을 지원합니다. 이 오버워티 팀에 조연도 아닌 총 출연 불량이 10초도 되지 않는 씨엘이 있습니다.
'리 누르'의 호송이 시작되자마자 오토바이를 탄 무리들이 실바가 이끄는 호송팀 차량에 폭탄을 설치한 후 터트립니다. 적국이라고 묘사는 하지 않지만 이 동남아시아 국가는 미국의 호송 작전을 철저하게 방해하기 위해서 경찰 병력까지 철수 시킵니다. 폭탄이 터진 후 실바 팀은 차량을 갈아타고 민간인들이 사는 아파트를 지나면서 '리 누르'를 호송합니다.
보통 이렇게 숫자가 열세면 뛰어난 정보력이 우위에 있는 미국의 정보력으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정보력은 이 적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뛰어난 지략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팀장인 실바는 문제 해결 능력이 높지 않습니다. 무능한 실바의 유일한 유능한 행동은 특수 부대원 출신의 '리 누르'를 잠시 풀어줘서 다가오는 괴뢰 무장 단체를 격파해 나갑니다.
전체적인 액션 장면은 꽤 있지만 흔하디 흔한 액션만 가득합니다. 뛰어난 지략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구강 액션력만 좋은 실바와 그에 못지 않게 짜증만 엄청내는 부하 앨리스(로렐 코핸 분)의 협동 짜증 액션이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오버워치 팀이 능력이 뛰어나냐? 그것도 아닙니다. 탈출구와 정보를 계속 주지만 그 정보가 어디서 털리는 지 괴뢰 무장 단체가 길목을 다 알고 있습니다.
실제 주인공은 '리 누르'
영화 <목격자> 못지 않게 주인공이 비호감입니다. 정말 못난 주인공입니다. 이런 주인공을 2시간 내내 본다는 자체가 짜증납니다. 입만 살아서 화만 잘내지 능력도 부족하고 액션도 별로인 주인공을 누가 좋아할까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폼이란 폼은 다 잡습니다. 결말은 더 황당합니다. 배우 마크 월버그도 별로지만 주인공은 더 별로입니다.
감독인 '피터 버그'가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2013년 작 <논 서바이버>와 2016년 작 <패트레이트 데이>와 같은 해에 만든 <딥워터 호라이즌>까지 '마크 월버그'와 함께 영화를 만드네요. '피터 버그' 감독의 페르소나인가 봅니다. 페르소나라면 주인공을 좀 더 멋지게 그렸으면 좋으련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 실바는 정말 극혐입니다. 물론 이 무능함이 영화 후반의 반전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반전이 있다고 해서 비호감이 사라지지 않고 더 심해지는 게 문제입니다.
영화 <마일22>의 재미의 8할은 '리 누르'를 연기한 '이코 우웨이스'에서 나옵니다. 이 배우를 처음 봤는데 엄청난 무술 실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토니 자'를 보는 느낌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인도네시아 배우로 인도네시아 액션 영화로 국내에서도 꽤 알려진 <레이드>시리즈의 주인공을 한 배우네요.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인 '실랏'으로 무장한 '이코 우웨이스'의 뛰어난 무술 액션만이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입니다. '실랏'은 한국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보여준 무술이 '실랏'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치명적인 '실랏'액션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무능한 호송팀에 이끌려 가던 리 누르'는 대사관에서도 호송 과정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무장 단체를 일망타진합니다. 보다 보면 '리 누르'가 주인공인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영화는 한숨만 나옵니다. 게다가 구멍도 참 많은 영화입니다. 누가 악당인지 주인공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파트에 사는 한 소녀는 백인 여성인 앨리스를 도와줍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구멍을 내고 파괴를 해도 도와줍니다.
아니! 같은 피부색에 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기편일 확률이 높지 않나요? 게다가 도심에서 엄청난 총격전이 일어나도 동요하거나 놀라는 시민들의 모습도 거의 없습니다. 호송팀이 다른 차로 갈아타고 후퇴할 때는 총을 쏘지 말라는 협약이 있는 지 그 심한 총격전을 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차로 이동할 때는 총을 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큰 구멍은 아닙니다.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액션의 규모가 크지 않고 너무 뻔한 액션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긴장감도 높지 않습니다.
차라리 출연하지 말았어야 할 씨엘
무슨 이유로 2NE1의 씨엘이 이 영화에 출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출연 보다는 까메오에 가까운 분량으로 나옵니다. '오버워치 팀'의 퀸으로 출연하지만 스치듯 나오고 병풍으로만 담겨서 연기자라기 보다는 배경으로만 등장합니다. 이런 식으로 출연하고 할리우드 진출이라고 보도한 뉴스 기자들이 짜증스럽네요.
더 웃긴 건 고층 빌딩 꼭대기에 '중심상업지구'라는 한글이 뜬금없이 나옵니다.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했지만 출연자나 시민들은 대부분 남미 쪽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영화 촬영지는 콜롬비아 보고타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한글 간판을 달리가 없고 있다고 해도 어떤 한글 브랜드나 빌딩 이름이어야 하는데 '중심상업지구'라니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한국인 씨엘에 대한 호의였는지 아님 한국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무성의한 호의는 필요 없습니다.
속편이 만들어질 마일22, 이런식이면 국내에서 개봉 못할 수도
영화 <마일22>는 속편이 제잘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마지막은 찝찝하게 끝이 납니다. 이는 2편을 염두한 포석이죠. 그러나 2편이 한국에서 개봉될 지 모르겠습니다. 1편을 봐야 2편을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가 있는데 1편이 이렇게 별로인데 2편이 개봉할 수 있을까요? 비호감 주인공이 2편에서 개과천선을 할 지 모르겠지만 무능력함을 1편에서 잔뜩 보여주고 2편에서 기저효과를 노리기엔 2편에 대한 기대가 없네요.
별점 : ★★
40자 평 : 22마일을 호송하는 내내 짜증과 폼만 잔뜩 잡은 무능한 주인공이 말아드신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