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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12억 영리활동 논란, 60만 장병은 '호구'입니까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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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군인 지드래곤이 화가라니 화가 난다."


10월 제대를 앞둔 지드래곤이 1일부터 아시아 주요 5개 도시를 순회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해당 전시회는 지드래곤이 입대하기 전 직접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디지털 인쇄한 것으로 전시회 작품들은 구매가 가능하다.


에디션 300번까지 한정 제작된 '언타이틀드2017'은 518달러(약 62만 원), 나머지 '플라워 로드' 시리즈는 1점당 218달러(약 26만 원)에 판매 중이라고. 특히 '플라워 로드'는 1점당 700개씩 모두 4200개가 만들어졌다. 현장 판매는 물론 온라인 판매도 이뤄진다는 전언이다. 모든 작품이 팔릴 경우 예상되는 수익은 약 12억7800만 원이다.


더군다나 해당 전시회의 입장료는 300타이완 달러(약 1만1000원)로, 회당 예약된 40명씩만 입장할 수 있다. 실제 지드래곤 갤러리 입구에는 수십명의 해외 팬들이 운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로 성공했다는 이유로 화가로서도 활동하며 순수 화가들의 자괴감을 높였다는 비판은 물론 원본 판매가 아닌 사진으로 재가공해 수백 점을 판매하는 놀라운 발상은 제쳐두고 실질적으로 이는 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에 따르면 군인은 군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특히나 승리, 비아이, 양현석 등으로 이어지는 최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부도덕한 논란들과 빅뱅 멤버 대성의 310억 원짜리 건물 내 불법 유흥주점 운영 의혹 등이 맞물리며 복무 중에도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수익 활동에 집착하는 행위를 하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해도해도 너무한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이와 관련, YG는 지드래곤의 생일을 기념해 전시회를 연 것이라 해명하며 "해당 전시는 지드래곤이 입대 전에 그린 페인팅 원본을 아크릴 액자에 인쇄해 상품화한 것이다. MD 제작 회사인 언랩에서 중화권 사업 파트너인 IMPRIDGE와 협업 및 진행하고 있다"고 일부 매체에 설명했다.


YG의 이 같은 답변에 대중은 허탈감을 드러냈다. 본질을 쏙 뺀 앵무새식 변명이라는 비난이 폭주했다.


사실상 YG의 입장문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복무 전에 그림을 그렸다 하더라도 "복무 중"에 굳이 수익을 창출하는 전시회를 열고 작품까지 판매했다는 점에서 YG의 궤변이라는 여론이 힘을 받았다. 복무 전에 그렸다면 그림을 그린 시점인 복무 전에 미리 전시회를 열었으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군 복무 중이 아니라.


지드래곤이 직접 전시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화가'로서 전시회를 열며 영리를 목적으로 했기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는 중이다.


더군다나 YG가 언급한 언랩은 지드래곤 개인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의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지드래곤의 직, 간접적인 개입이 의심될 여지가 농후한 부분이다.


다 양보해서 지드래곤 본인의 가담 없이 소속사 혹은 지드래곤 측근 등 제3자가 일방적으로 해당 건을 진행했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본인의 허가 없이 전시회 개최와 작품 판매가 가능한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적용이 차별적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반 사병의 경우, 업무를 대행해줄 소속사 등이 없기에 복무 전 일궈놓은 어떤 것으로 복무 중 돈을 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지드래곤 측이 미리 국방부에 알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국방부는 5일 스포츠투데이에 "해당 건에 대해 지드래곤 측이 미리 문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해당 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다만 현재 조사는 진행 중이지 않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건의 처분 결말에 관심이 쏠린다. 분단국가의 특성상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1년 6개월 이상(이하 2019년 기준) 꽃다운 20대 청춘을 나라에 저당 잡힌다.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 군대다. 연예인도 예외는 없다. 때문에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되지 않았나.


그러나 복무 전 그린 그림이라는 이유로 전시회 수익 창출이 허용된다면 60만 장병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 부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으로 비교해보면 1년 6개월 복무기간 중 가장 높은 계급에 해당되는 병장은 40만 원 남짓되는 월급을 받는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기준 미달로 입대해 수익 활동을 하지 못한 채 군인 월급으로 생활해야 하는 장병도 분명 있다.


반면 지난 2월 당시 총 364일이란 복무 기간 동안 약 100여 일을 군병원 포함 부대 밖에서 생활하며 진급 누락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태만한 복무를 한 지드래곤은 복무 전 그린 그림으로 제3자가 전시회를 개최해 12억 원의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예인이 벼슬' '연예인 특혜' 등의 비난 여론에 힘을 실어준 격이다.


특히나 법정 논리에서 연예인의 판결 건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다 보니 향후 비슷한 건의 판결을 좌우할 수 있는 선례가 되곤 한다.


지드래곤 케이스가 허용된다면 많은 국군 장병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3자를 이용해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니 새로운 길이 열린 게 아닌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60만 장병들은 그동안 '호구' 취급 당한 셈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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