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은 어떻게 일본 열도를 강타했나 [S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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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열도를 접수했다. 38선을 넘은 사랑에 일본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공개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는 공개된 이후 단 한 번도 'Top 10 콘텐츠'에서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 사사키 노조미, 구로야나기 데츠코, 방송인 오가미 이즈미, 개그맨 사이토 츠카사, 레슬링 선수 요시다 사오리 등 일본의 유명인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일본 지상파 방송에서 인기 요인을 분석하는 '사랑의 불시착' 특집을 다룰 정도고, 언론에서는 연일 현빈과 손예진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가운데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 가입자가 증가했고, 해당 서비스를 통해 '정주행' 할 수 있게 된 '사랑의 불시착'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전 세대를 막론하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영한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랑의 불시착' 열풍은 이어지고 있으며 2003년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배용준과 최지우라는 한류 스타를 탄생시킨 드라마 '겨울연가'에 비견되기도 한다.
'사랑의 불시착'의 큰 줄기는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북한장교 리정혁(현빈)의 '러브 스토리'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 가깝고도 먼 애달픈 로맨스가 일본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
뉴스에서만 보던 북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과 북한에 불시착하게 된 남한 여성이라는 설정이 주는 '스릴감',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판타지적인 로맨스가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사랑의 불시착'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언론에서는 '탈북자가 말하는 북한의 실제 생활' 등에 관련한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판타지스러운' 로맨스를 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연기했다는 점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완벽한 외모와 연기력을 자랑하는 현빈과 손예진의 '케미'는 일본에서도 큰 화제를 일으켰고,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견고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급기야 현빈과 손예진의 전작을 분석하는가 하면, 이 드라마 이전에 함께 주연했던 영화 '협상'의 일본 재개봉까지 결정되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을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드라마로 보고 있다.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는 '사랑의 불시착'을 ‘페미니스트 드라마’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일본 언론에서는 윤세리는 '남자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라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로 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중 윤세리가 재벌가의 딸로 태어났음에도 스스로 기업을 세워 성장시키는가 하면 북한에 불시착한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상황을 헤쳐가는 '강한 여성'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이 일본 젊은 여성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이렇듯 '한류 열풍'이 주로 중년 여성층을 중심으로 불었던 가운데 '사랑의 불시착'은 10대와 20대에게도 젊은 층에게도 인기를 얻으며 '한류 열풍'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