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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귀 닫은 YG 양현석, 뭘 덮고 싶은 겁니까 [ST포커스]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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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어지간히 급해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이 SNS를 통한 자사 가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빅뱅 승리의 여러 논란으로 YG에 대한 비난 여론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시점, 그의 '파워 인스타그래머' 기질이 그 어느 때보다 폭주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무소의 뿔처럼 열심히 혼자 가고 있는 양현석이다.


양현석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려 5개의 게시글을 올렸다. 소속 가수의 컴백, 성과 등을 알리는 홍보글 일색이었다.


양현석이 무슨 반응을 기대하고 올린 것인지는 명확히 알 길이 없으나 해당 소식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부분 비난을 쏟아냈다. 좀처럼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를 읽지 못하는 그의 눈치 없음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였다.


그도 그럴 것이 YG는 이른바 '승리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폭행, 성범죄, 경찰간 유착, 마약 등 추악한 범죄 의혹에 휘말린 클럽 버닝썬 논란 중심에 YG 소속 빅뱅 승리가 있다. 승리를 향한 비난 여론에 YG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승리 사태와 YG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승리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사 직후, 파쇄차가 YG 사옥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승리와 관련한 증거를 인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까지 했다. 그간 여러 논란에 휘말려왔지만 이번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꼽힐 만큼 YG는 대중의 집중 폭격을 맞고 있다.


이토록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어놓고 한가하게 SNS라니. 대표로서 소속사 아티스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리고 싶은 자세는 칭찬하고 싶지만 눈 닫고 귀 닫은 그의 행보엔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다. SNS로 열심히 세상과 소통하면서도 정작 세상의 반응을 단절한 모습이 재밌기까지 하다.


이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콘서트를 강행하며 솔로 투어 지역 추가를 SNS에 홍보하던 승리와도 기시감이 드는 모습이다. 승리 논란으로 그를 키운 수장의 인성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빗발쳤던 바. '청출어람'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와중에 잇따른 양현석의 SNS 폭주는 불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버렸다.


양현석이 올린 글을 뜯어보면 더 재밌다. 은지원, 이하이의 컴백을 알리면서 그는 "녹음 작업이 끝나간다"고 적었다. 끝났다는 것도 아니고 끝나간다는 것. 결론적으로 언제 나올지는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까놓고 말하면 굳이 지금 올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가수에게는 소중한 컴백 소식이 양현석의 판단 미스로 승리와 맞물리며 크게 환대 받지 못했다. 양현석 스스로 자사 가수의 정보를 쓸데없는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로 전락시켜버린 셈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양현석이 이하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이하이는 YG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하이는 독특한 음색과 아우라로 인정받았으나 대중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소위 'YG 보석함 수납'을 거론할 때 이하이는 가장 먼저 나오는 인물이 됐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양현석은 이하이를 두고 "제가 가장 미안하고 가장 아끼는 우리 막내"라고 설명했다. '언행불일치'의 극치다. 그렇게 미안하고 아끼는 막내를, 대중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꽁꽁 숨긴 건지 추궁하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다. "착한 척 연기하는 거냐"는 비난도 이어지는 중이다.


하나 더 짚자면 사실상 이하이의 컴백 소식은 기사화되기 좋은 아이템이다. 속된 말로 YG의 껄끄러운 소식들을 묻어버릴 만한 솔깃한 소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하이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떴고 기사들도 꽤 보도됐다. 양현석은 승리로 집중포화된 여론의 눈 돌리기가 필요했던 걸까.


진심으로 묻고 싶다.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폭풍 SNS를 이어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체 무엇을 덮고 싶은 것인지.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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