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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어찌 되나, KBS는 여전히 논의 중

스타투데이

KBS가 ‘1박2일’의 존폐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방송사를 대표하는 장수 인기 예능을 폐지할지, 재정비할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2007년 8월 5일에 첫방송을 시작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는 12년 만에 큰 위기를 맞았다.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이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으면서부터다. KBS 측은 지난 12일 정준영의 혐의가 제기되자, 곧바로 그를 퇴출했다. 발 빠른 KBS의 대체에도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1박2일’은 지난 2016년 전 여자 친구의 신체를 허락 없이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한 후 잠시 하차했던 정준영을 복귀시킨 바 있기 때문. 특히 정준영의 이른 복귀가 가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KBS는 15일 정준영을 제외한 김준호 차태현 김종민 데프콘 윤시윤 이용진이 참석한 채 녹화를 진행했으나, 돌연 방송 중단 및 제작 중단 소식을 전했다. KBS 측은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준영 쇼크를 제대로 맞은 ‘1박2일’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 KBS ‘뉴스9’에서 경찰이 정준영에게 제출받은 휴대전화에서 나온 대화를 근거로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


차태현과 김준호 측은 17일 “2016년도에 동료들과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었다”며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한 부분이었을 뿐이며 게임이 끝난 후 현장에서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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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에 이어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으로 ‘1박2일’은 출연자 절반을 잃게 됐다. 이미 프로그램 재정비를 약속한 KBS로서는 또다시 치명타를 맞게 됐다. KBS 측은 이와 관련 17일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18일로 미뤘다.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KBS 관계자는 25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1박2일’과 관련해 “아직 논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대표 인기 프로그램의 향방에 대해 KBS도 고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 실제로 ‘1박2일’은 과거에 비해 화제성은 떨어졌지만, 10% 이상의 높은 시청률 기록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져왔다. KBS로서는 장수 인기 프로그램이자 효자 프로그램이었던 ‘1박2일’의 폐지가 쉽지만은 않을 터.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KBS의 늦은 입장 발표에 대해 “여론이 잠잠하길 기다리거나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유구무언이라 할 말은 없겠지만, 폐지는 하고 싶지 않고 살길을 찾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BS의 입장이 늦어지는 것은 무조건 폐지를 외쳤던 여론의 방향이 지금은 첨예하게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KBS 측은 정준영 사건 후 출연자 명단에서 정준영을 삭제하고 출연 분량 VOD 등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럼에도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1박2일’의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등장했고, ‘1박2일’ 공식 홈페이지에도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차태현과 김준호의 하차 발표 이후 재정비에 힘을 싣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성 PD로 연출자가 바뀌었고, 인턴으로 투입된 이용진의 활약하고 있던 터라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KBS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으로부터 시작된 논란은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로 번지며 직격탄을 날렸다. KBS는 12년 동안 일요일 저녁을 책임진 장수 예능 ‘1박2일’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입장 발표를 계속 미룰 수만은 없다. 폐지든 재정비든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1박2일’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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