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학폭으로 봄도 오기 전 져버렸다
트로트 가수 진달래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채 피어보기도 전 져버린 꽃이 된 셈이다.
진달래를 둘러싼 학폭 의혹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교폭력 가해자가 미스트롯2에 나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며 불거졌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진달래의 이니셜을 공개하며 학창시절 폭행과 금품 갈취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 20년 전 내게 학교폭력을 가했던 가해자 중 한 명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미스트롯2’에 나온다"면서 "20년 동안 잊고 지냈다고 생각했었는데, 얼굴을 보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스치고 모든 것이 그때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는) 인사를 똑바로 안 한다고 때리고, 엄마랑 같이 있는데 인사를 너무 90도로 했다고 때리고, 몇 분 내로 오라고 했는데 그 시간에 못 맞춰왔다고 때렸다"고 적었다. A씨는 처음엔 얼굴을 때리던 가해자가 자신의 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붓고 멍이 들자 어느 날 부터는 몸을 때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A씨는 "20년 전 일이라 잊고 살자 생각했는데, 방송에 나오는 걸 보고 난 후 그 당시의 꿈을 꿨다.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사는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꿈에서 깨서 오열했다"면서 "'아침마당'에 나와서 중학생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하는데 저희 돈을 빼앗아 간 것을 아르바이트라고 하는 것이냐. 폭행 외에도 기념일이라며 고가의 선물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가해자가 아무렇지 않게 TV에 나오고, 그 안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사실이 참 속상하고, 인기있는 프로그램에 나와 웃고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에 치가 떨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2'에 출연한다는 사실만 밝히며 가해자의 이름을 이니셜로 표기했다. 그러나 A씨가 중학교 졸업장을 인증하자 누리꾼들은 진달래와 같은 학교였다는 것과 '아침마당'에서 했던 말 역시 진달래의 과거 발언과 일치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진달래의 SNS에 해명을 요구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진달래 소속사 티스타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계정은 댓글을 통해 "소속사다. 사실무근 허위유포자는 사이버수사대 수사요청해서 잡히면 신상으로 영혼까지 털어드린다"면서 "사람이 조금 잘 되니 악플이 달리더라. 악플과 경연의 피로도 때문에 많이 힘들다. 경찰서에 고소 부탁드렸다. 사실 증명은 법원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증거자료 준비하시고 고소장 접수 부탁드렸다. 접수되면 법에서 판결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반나절 가량 지난 후, 즉각적인 반박 대응이 무색하게 진달래의 학폭 논란 인정 공식입장이 나왔다. 소속사는 "당사는 본인에게 이번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일부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현재 진달래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학폭 논란을 인정했다. 또 "진달래는 과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현재 출연 중인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자진 하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진달래의 행동으로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 전한다"며 "진달래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피해자와 팬들에 사과했다.
진달래 역시 본인의 SNS를 통해 직접 사과했다. 진달래는 31일 "저의 학창시절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직접 만나 사과하고자 연락하려고 노력했지만 수월치 않았기에 이렇게 서면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진달래는 "저의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이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으셨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게 후회스럽고 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면서 "저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기에 지난 시절 저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달래는 "팬분들과 소속사 관계자분들, '미스트롯2' 관계자분들과 함께 달려왔던 동료들께도 누가 된 것 같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더라도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피해자 분과 꼭 만나서 직접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사진|진달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