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이스트롯’ 1위 박세욱 “꿈꾸는 기분, 선한 영향력 가수 되겠다”(인터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지금 모든 것들이 꿈꾸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꿈을 지키라고,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 같아요.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일 많이 하면서 노래하겠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25년차 무명배우 박세욱(33)이 MBN 200억 프로젝트 ‘보이스트롯’으로 인생역전을 이룬 후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던 간절한 바람대로 25일 방송된 ‘보이스트롯’ 대망의 결승전에서 그는 최종 영예를 안았다. TOP3에 오른 김다현, 조문근과 또 한번의 주제 미션을 펼친 끝에 1위를 차지했다.
매 무대마다 각기 다른 색깔로 자신의 매력과 실력을 보여준 그는 ‘보이스트롯’을 통해 암울했던 긴 시간을 털고 ‘진짜 음악 인생’을 활짝 열어제쳤다.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주마등처럼 지난 시간들이 지나가더라”며 눈물을 보인 그를 방송 후 전화로 만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Q. 축하한다. 우승을 예상했나
전혀 못했다. 이번에 ‘보이스트롯’에서 본선 라운드에 오를 사람 80명을 뽑았는데 제가 80번째 참가자였다. 79명을 뽑고 마지막 남은 1명, 그러니까 80번째가 저였다. 80번째로 들어가서 1등이 된 거다. 꿈 같다. 주마등처럼 모든 시간들이 지나가더라. 눈물이 흐를 것 같았는데 MC 김용만 형님께서 말을 걸어주셔서 다행히 적당히 울었다.(웃음)
Q. 1억 상금은 어디에 쓸 것인가
아직 받은 건 아니지만...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학자금 대출이 남아있어 그걸 갚아야 할 것 같다. 또,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데 쓰고 싶다.
Q. 듀엣무대 파트너로 김용임 씨를 선택했는데
몇 년 전에 선생님 콘서트 스태프로 일한 인연이 있었고, 그때 선배님 노래를 듣고 진짜 팬이 됐다. 듀엣미션을 한다고 했을 때 선생님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저에겐 트롯 스승이자 교과서다.
Q. 뮤지컬 배우·팝페라 그룹으로 활동했는데, 트롯 오디션 ‘보이스트롯’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트롯을 준비했다. MBN ‘라스트싱어’ 때 조엘라 누나가 도와달라고 해서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제가 몸담고 있는 팝페라 그룹 ‘트리니티’와 함께 합창단 개념으로 ‘날개’란 무대를 꾸몄다. 그때 작가님들과 제작진이 보시고 ‘저 친구 한 번 데리고 와 봐’ 하셨단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Q. 트로트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원래 좋아했고 즐겨 불렀다. 예전에 ‘미스터트롯’에 나가려고 준비를 했는데, 크루즈 공연을 가는 스케줄과 겹쳐 못 나가게 됐다. 6개월간 매일 트로트 연습을 했다. 크루즈 공연에선 트로트도 자주 불렀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3라운드 때 몸이 너무 아팠다. 고비였달까. 그때 부모님이 와 계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심사평은
제일 처음에 사람들에게 저를 인지시켜준 얘기가 아닐까 싶다. 진성 선생님의 “진짜가 나타났다”는 심사평이다. 남진 선생님이 “꾸준히 노력하면 큰 가수가 될 것이다”는 말씀도 마음 속에 와 닿았다.
Q. 부모님 반응은
입이 귀에 걸리셔서 오늘도 행복해하시고 매일 행복해하신다. ‘효도하고 있구나’ 싶다. ‘고생했다 잘했다’ 하신다.
Q. 음악인 집안이라고 들었다
누나는 독일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고, 동생도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현재 독일에 있다. 부모님은 인쇄업과 어린이집 하는 평범한 분들이다.
Q, 선우와 듀엣 무대도 화제였다
1라운드부터 같은 대기실을 쓰고 정말 친해졌다. 서로 위해주는 친한 누나 동생이 됐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이다. 그런데 제게도 타이틀이란 게 생겨 좋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 하고 어려운 사람 열심히 돕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 ‘보이스트롯’으로 인생역전...25년 외길 인생 통했다
1987년생인 박세욱은 2남 1녀 중 장남으로 안양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누나와 실용음악을 전공한 동생을 둔 음악인 집안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뮤지컬 ‘알라딘과 요술램프’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운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극단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중학생 때 연극 ‘출세기’로 첫 무대에 올랐고,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노래 연습을 했다. 2005년 전국청소년대중예술경연대회 개인연기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재능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단국대학교에 진학해 연극을 전공한 박세욱은 2007년 연극 ‘안 내놔, 못 내놔’로 데뷔해 뮤지컬 ‘십이야’ ‘햄릿 프로젝트’ ‘넌센스 잼보리’ ‘김종욱 찾기’ ‘더 초콜릿’ ‘카페 명동성당’ ‘마리아 마리아’ 등 무대에 섰다.
가수로는 지난 2016년 10월 첫 싱글 ‘어떡해요’를 발표하고 정식으로 데뷔했다. 데뷔곡 ‘어떡해요’는 뮤지컬 ‘카페 명동성당’의 수록곡으로, 뮤지컬 주연을 맡은 것을 계기로 정식 음원까지 발표하게 됐다.
김병수, 염동연과 함께 팝페라 그룹 ‘트리니티’ 멤버로 활동 중이기도 한 그는 주로 행사와 공연을 다니며 활동해왔다.
올 3월에는 싱글 앨범 ‘리멤버’를 발표했고, 유튜브 채널 ‘박세욱 세우기TV’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20년이 넘는 활동에도 여전히 ‘무명배우’ ‘무명가수’에 불과했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주지 못했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름 석자와 얼굴을 알리지 못했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진성의 극찬처럼 ‘보이스트롯’을 통해 박세욱은 25년 무명생활을 청산하고 인생 2막, 진짜 음악 인생을 맞게 됐다.
happ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