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8 천안
호수는 반짝이고, 희생은 눈물겹다
‘천안 씬8경’
천안 곳곳에 저수지. 물오리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기른다. 천안 곳곳에 독립운동의 역사.
불꽃처럼 산화한 젊음이 빗방울 떨어지듯 후드득 쏟아진다.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
용연저수지
천안 곳곳에는 크고 작은 저수지만 20개에 달한다.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는 본래의 목적은 물론 일상에 여유를 전하는 풍경이 되어준다. 목천읍에 자리한 용연저수지는 1966년 준공되었다. 천안의 진산인 태조산과 흑성산이 감싸안은 자리에 너른 제방을 따라 산책을 나서기도 좋고, 드라이브 코스로도 큰 사랑을 받는다. 6월 말이면 저수지 주변으로 루드베키아, 금계국이 만발해 노란 물결을 이룬다. 인근에는 국민여가캠핑장, 독립기념관, 이동녕 선생 생가 등의 명소가 자리해 여행 코스로도 그만이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서흥리
천호지
봄이면 들려오는 그 노래, 버스커버스 커의 ‘꽃송이가’에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아니 천호지가 등장한다. 노랫말의 “단대 호수 걷자고 꼬셔”에서 ‘단대 호 수’가 바로 천호지다.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 바로 앞에 천호지가 자리해 단 대호수로 불리고 있는 것. 1959년 축조 되어 일대 성거읍 천흥리, 저리, 오색당 리 등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왔던 저수지는 도시가 커짐에 따라 수 변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천안 중심의 관광명소가 된 천호지, 특히 봄 이면 벚꽃이 만개해 하늘을 덮고, 그 위 로 자줏빛 자목련이 화사한 꽃잎을 드리워 아름답기 그지없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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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우리나라 국민에게 ‘독립’과 관련한 명소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을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독립기념관’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그저 대한의 독립만을 바라며 모든 것을 내던진 이 땅의 순국 선열들. 그분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1982년 시작된 국민성금모금운동으로 독립기념관이 건립 되었다. 메인 홀이나 다름없는 겨레의 집까지 가는 길에는 두 개의 삼각기둥으로 하늘 닿을 듯 반 짝이는 겨레의 탑이 시선을 압도한다. 대전엑스포 한빛탑, 88서울올림픽 환경 장식을 디자인한 고 한도영 선생의 작품으로 태극과 무궁화 문양이 탑 중앙에 자리해 민족정신을 고취한다.
무료(매주 월요일 휴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
041-560- 0114
납안마을
다시금 차를 돌려 성거산 성지를 내려오는 길, 납안마을의 느티나무가 걸음을 멈춰 세 운다. 영화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도토리나무처럼 하늘 높이 더욱 커 질 것만 같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세에 자리한 납안마을은 농사를 업으로 살아 온 주민들이 모여 사는 안온한 시골 농가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시월상달에는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며 산제당에서 마을 제사를 지낸다. 금줄을 두른 산제당 앞에는 신목으 로서 치성을 받는 느티나무가 호위무사처럼 우람하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을까? 고목 아래 주민들이 모여 앉아 안부를 묻고, 한낮의 더위를 쫓는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납안3길 3, 납안2리마을회관
성거산 성지
빽빽한 나무가 우거진 산길을 오르고 오른다. 천안 동북쪽의 성거읍, 입장면, 북면에 걸친 해발 579m 성거산 정상부에 오르면 천안 시가 지가 한눈에 담긴다. 이곳까지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이 산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성거산 성지로 향한다. 천주교에 입문해 박해받 은 옛 천안 시민들의 뒷모습도 저러했으리, 물끄러미 뒷모습을 바라 본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성거산 성지에는 교우촌 등이 만들어져 신앙의 뜻을 이어갔다. 성거산 성지는 교우촌 출신 순교자 23명 중 1866년 병인박해에 순교한 소학골(목천읍 납안리) 출신 5명의 순교 자와 무명 순교자들의 묘소가 자리한다. 십자가의 길, 성모광장, 순 교자조각상, 무명 순교자들을 상징하는 야생화가 애틋하기만 하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납안리
유관순열사사적지
1902년 천안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난 유관순 열 사는 이화학당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1독립만세 운동 소식을 듣는다. 그는 매봉산에서 봉화를 올려 아우내장터 만세시위운동을 알렸다. 4월 1일 병천 면 아우내 장날 유관순 열사가 주도한 만세시위운동 에는 3000명이 넘는 주민이 모였다. 이날 유관순 열 사의 부모는 일제의 총칼에 순국했고, 수감된 열사 는 모진 고문 속에 1920년 눈을 감았다. 매봉산 자락 에 조성된 유관순열사사적지는 봉화지, 초혼묘, 유 관순열사기념관, 생가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추모각에 모신 열사의 영정이 형형한 눈빛과 앙다문 입술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 나이, 성 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 운 선조들의 넋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길 38 041-564-1223
각원사
지난해 봄 개산 45주년을 맞은 각원사에서 이 색 행사(?)가 이뤄져 화제가 되었다. 197 7년 남 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봉안된 높이 15m, 무게 60톤에 달하는 청동대불 아미타불상에 관욕 의식을 거행한 것. 부처의 몸을 씻어드리는 행 위에 죄의식도 씻겨 나간다의 의미가 담겨 있 다. 천안의 주산인 태조산과 파란 하 늘이 너울 거리는 그 속에 가부좌를 튼 부처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다. 각원사는 6·25전쟁의 참상 을 겪은 조실스님이 1975년 창건했다. 50년이 되지 않는 역사지만 담대한 뜻을 지닌 큰 사찰 로 천안(군) 12경에 속한다. 천호지(단대호수) 에서 차로 10분이면 닿는 거리로 함께 둘러보기 좋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각원사길 245
041-561-3545
성성호수공원
지난 5월 준공식을 개최한 성성호수공원. 기존 업성저수지에서 ‘성’을 따오고, 성성동의 ‘성’을 합쳐 성성호수공원이라 이름했다. 너른 공원에는 잔디마당, 숲놀이터, 피크닉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온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한편 업성저수지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뿔논병아리, 노랑부리저어 새, 장다리물떼새, 원앙은 물론 금개구리, 맹꽁이도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호수 위에는 자 연관찰을 할 수 있는 4.1km 길이의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었는데 일각에서는 생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랜 기대와 함께 시민에게 문을 연 호수공원이 본래의 취지대로 자연,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2길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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