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역시 제주도
얼굴까지 목도리를 칭칭 둘러 감아도 바람이 파고드는 제주도의 겨울. 이런 자신만의 사투 속에 우리는 어렴풋이 살아 있음을 깨닫는다. 겨울 여행의 묘미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 시종일관 입김을 뿜으며 돌아다니는 그 시간에 달렸다. 익숙함보단 미처 몰랐던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을 찾아보자. 따뜻한 핫초코만큼 달콤한 만족을 선사할 제주도의 이면.
다섯 곳의 명소
사라봉 산지등대
제주항국제여객선터미널 부근에 자리한 사라봉은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산책로를 갖춰 평소 제주도민에게 큰 인기다. 그러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사라봉 산지등대야말로 이곳의 히든 카드. 새파란 하늘과 하얀 등대와의 조화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상념을 가다듬기 적합하다. 낮엔 푸른 바다를, 저녁엔 주변의 제주항국제여객선터미널의 근사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제주 제주시 사라봉동길 108-1
방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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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건축가 재일교포 고 이타미 준이 설계해 지어진 교회로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창밖으로 자연을 볼 수 있다. 특히 본당 양옆에 나란히 배치된 연못과 주변의 갈대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광경은 실제 교회가 연못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교회 자체가 명물이다 보니 주변에 카페도 있어 여유를 누리며 산책할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762번길 113
용연구름다리
제주도기념물 제57호 용연·용두암을 잇는 다리로 걸을 때마다 조금씩 흔들거려 걷는 재미가 있다. 밤이 되면 무지개 조명이 켜져 동화 속 풍경을 자아낸다. 인근엔 제주도의 가장 오래된 건물인 관덕정(보물 제322호)도 있어서 시간이 나면 둘러봐도 좋다. 무엇보다 제주국제공항과 가까운 편의성이 이곳의 강점이다.
제주 제주시 용담2동
제주유리박물관
약 2만6400㎡(8000평) 면적에 전시된 이곳의 작품은 유리 예술가에 의해 제작되어 수준이 높다. 유리로 만든 피라미드와 유니콘처럼 거대한 작품부터 실생활과 밀접한 조명과 소품처럼 아기자기한 예술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1403|9000원(어른), 8000원(청소년)|10:00~21:00
소천지
용암 기암괴석들이 둘러싸인 곳에 바닷물이 유입돼 마치 백두산 천지를 연상시키는 제주도의 소천지. 특히 한라산의 반영을 담을 수 있어 겨울철엔 수많은 사진작가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화산 폭발의 흔적이 묻어 있는 기암괴석의 역사적 가치와 한라산이 바닷물에 투영되는 기막힌 전경(날이 맑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1425-1
글 유재기 사진 한경DB,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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