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부터 10대까지 '나이를 뛰어넘는' 반전 활약…그래서 더 기대되는 내년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40대부터 10대까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노장과 영건의 활약이 올해의 대반전이었다.
길고 길었던 2022시즌에 마침표가 찍힌 지도 어느덧 약 한 달 반이 지나고 있다. 시즌을 되돌아볼 때 이대호(40)는 가장 주목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40살이 된 그는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지만, 남들과 달랐다. 수많은 선수가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대호는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처럼 가장 이대호다운 마무리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대호는 올해 타율 0.331(540타수) 179안타 23홈런 101타점 OPS 0.881을 기록했다. 40대로 접어들었지만,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며 여전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그 외에도 타율과 타점 4위, 홈런 공동 5위 등으로 주요 공격 지표에도 순위권에 올랐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이대호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마저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수상자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또 KBO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최초의 선수로도 기록을 남겼다.
이대호만큼 주목을 받은 베테랑이 있다. 여전히 다음 시즌에도 SSG 랜더스의 일원으로 뛸 김강민(40)이다. 그는 올 시즌 팀의 백업으로 후배 최지훈을 도왔다. 표본은 적지만, 3할대 타율(0.303, 178타수 54안타)을 기록했고, 0.364의 대타 타율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SSG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지은 뒤 김강민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 팀이 5-6으로 뒤처진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의 공을 받아쳐 6-6 동점을 만들었다. 팀은 접전 끝에 6-7로 패했지만, 김강민의 임팩트를 볼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한국시리즈 5차전이었다. 팀이 2-4로 끌려가고 있던 9회말 무사 1,3루 볼카운트가 0-2로 몰려있었지만, 구원 투수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끝내기 홈런을 쳐냈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포와 MVP 역사를 새롭게 쓰며 40대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베테랑들의 선전만큼 영건들의 분투도 돋보였다. kt 위즈 투수조 막내 박영현(19)은 데뷔 첫해부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 팀의 허리를 튼튼하게 지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거침없는 투구는 계속됐다.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해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만 19세 6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투수가 됐다.
시속 150㎞ 중후반대의 강속구를 가진 한화 이글스의 파이어볼러 문동주(19)도 시즌 후반 선발승을 거두는 등 프로 무대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다음 시즌에도 올 시즌만큼 나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칠 선수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여전히 추신수(40·SSG)와 김강민(40),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 등 베테랑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고, 김서현(18·한화), 윤영철(18·KIA 타이거즈) 김민석(18·롯데 자이언츠) 등 빼어난 기량을 갖춘 유망주들도 팬들 앞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는 것도 다음 시즌을 향한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