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프린스' 차준환이 꼽은 베이징 올림픽보다 기억에 남는 대회는?
[스포츠타임]
"연습하는 과정에서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기술 구성에 도전할 생각은 언제나 가지고 있어요. 또한 기술뿐만이 아닌 프로그램 전체를 살리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차준환(21, 고려대)은 두 번째 올림픽을 마친 심정과 다가오는 2022~2023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준비를 국가대표 동료들과 준비했다. 해외에 있을 때 그렇게 외로운 편은 아니었지만 든든한 동료들이 곁에 있었던 점은 나름 힘이 됐다. 차준환은 현 국가대표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훈련하고 함께 대회에 나가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다른 대표팀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피겨 대표팀 분위기는 매우 좋고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어요."
개인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은 타 종목 선수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다. 그러나 다음달 1일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도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31일까지 한 달간 합숙할 예정이다.
차준환도 그동안 다른 종목 선수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몇몇 선수들과 교류하며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특히 그는 '수영 간판' 황선우(19, 강원도청)와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성인이 된 이후 술자리 기회도 있었다. 그는 "술은 잘하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서로 격려하며 준비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차준환은 최종 5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도 기억에 남는 대회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 선발전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당시 평창 올림픽 선발전은 총 3차에 거쳐 진행됐다. 부상으로 힘겹게 올림픽 출전을 준비한 차준환은 2차 선발전까지 평창행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마지막 3차 선발전(2018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큰 실수 없이 해낸 그는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준우(26, 본명 이준형)를 제치고 단 한 장 걸린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만 16세의 나이에 평창 올림픽에 도전한 차준환은 최종 15위에 올랐다. 그러나 4년 뒤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순위를 무려 10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는 고장 난 부츠로 프리스케이팅을 기권했다. 차준환은 현재 새로운 스케이트에 적응 중이다. 평소에 신었던 이탈리아 브랜드 스케이트에 적응 중인 그는 재미있는 일화도 공개했다.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한 달인가 두 달 정도 앞두고 스케이트를 교체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한쪽 스케이트만 사이즈가 컸죠. 처음에는 그냥 신고 경기했는데 결국 다른 쪽도 사이즈가 조금 큰 것을 선택했죠. 이때부터 사이즈가 조금 큰(265) 스케이트를 신게 됐습니다."
차준환의 장점은 점프 및 비 점프 요소 등 모든 점을 고르게 잘 한다는 점이다. 과제는 새로운 쿼드러플(4회전) 점프 완성 및 기술 구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그는 "최종이라는 것을 정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차준환은 오는 10월 21일 미국 메사추세츠 노우드에서 개막하는 ISU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한다. 또한 11월 1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대회 NHK트로피에 도전한다.
이에 앞서 챌린저 대회에서 새 프로그램을 점검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올 시즌 목표도 비슷하다. 한 시즌 한 시즌 차근차근히 해나갈 생각이며 부상 없이 스스로 만족할만한 경기를 잘 풀어나갔으면 한다"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