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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지켜보는 e스포츠 한류

e스포츠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즐긴다! ①

세계가 지켜보는 e스포츠 한류

2017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 2017’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 현장. 4만여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제공 | 라이엇게임즈

2017년 11월 4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경기장에 4만여명의 관중이 모여 세기의 대결을 관람하고 있었다. 4만 명의 관중이 숨죽여 양 팀의 경기에 집중했다. 관중은 각 선수들의 선전에 환호도 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아니다. 이날은 한국의 e스포츠 팀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가 만난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전 현장이었다.


특히 이날 0-3으로 SK텔레콤이 패하자 세계적인 e스포츠 플레이어 ‘페이커’ 이상혁이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팬들은 페이커를 연호하며 페이커의 눈물을 위로하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온라인으로 전해져 당일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인 웨이보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2위에 당시 최고의 한류 커플로 주목받던 송중기와 송혜교의 신혼여행 소식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는 e스포츠 한류

2018년 7월 2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이클센터에서 열린 오버워치 월드컵 그랜드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런던 스핏파이어가 우승을 차지하자 2만여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제공 | 블리자드

8개월여가 흐른 2018년 7월 29일 미국의 심장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를 가득 채운 2만여 관중은 초대 오버워치 리그 챔피언에 오른 런던 스핏파이어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런던 스핏파이어는 6명의 선수가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된 오버워치 팀. 상대팀인 필라델피아 퓨전도 4명의 선수가 한국 선수들로 한국 선수들간의 결승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북미 팬들은 그들의 경기를 보면서 저마다 응원하는 팀을 향해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고 롤드컵, 오버워치 리그 등 세계적으로 e스포츠 이벤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이 만들고 있는 e스포츠 한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 선수들

세계가 지켜보는 e스포츠 한류

‘페이커’ 이상혁(왼쪽에서 세번째) 경기에서 승리하자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제공 | 라이엇게임즈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자 성지로 불린다.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방송 시스템과 결합된 e스포츠 산업이 가장 빠르게 자리 잡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e스포츠 문화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토양에서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선수들의 활약이다.


세계적인 e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은 ‘LoL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에서 한국의 팀들은 언제나 우승후보로 꼽힌다. 8번의 롤드컵에서 한국은 1, 2회 시즌과 지난해 2018시즌을 제외한 5개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도 총 4번을 차지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인터빅스게이밍도 한국의 김정수 감독을 비롯해 ‘루키’ 송의진, ‘더샤이’ 강승록, ‘듀크’ 이호성이 소속돼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렇듯 한국 선수들의 월등한 기량을 확인한 전 세계 팀들은 저마다 한국 선수 영입에 열중하고 있다.


전세계 LoL 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와 감독들의 현황(2019년 3월 현재)을 보면 유럽에 ‘와디드’ 김배인, ‘드림스’ 한민국 등 2명을 비롯해 북미에 6명, 중국에 8명, 홍콩·마카오 리그에 3명 등 총 20명이 진출해있다.


이러한 흐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전세계 도시를 지역 연고지화하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에 더욱 두드러진다. 오버워치 리그 초대 그랜드 파이널 우승팀이 모두 한국 선수들을 구성된 런던 스핏파이어였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위치한 블리자드 아레나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오버워치 리그 2019시즌 첫 스테이지 우승도 전원 한국인 선수로 구성된 밴쿠버 타이탄즈가 차지했다. 사실상 한국 선수들이 리그 전체를 장악했다. 실제 오버워치 리그 2019에서는 한국 국적 선수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 선수들의 e스포츠 경기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전세계에 알려져 있었다. 블리자드에서 개최하는 블리즈컨의 e스포츠 행사에서는 언제나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 최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아쉽게도 지난해는 한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전의 역대 스타크래프트 종목 우승자는 모드 한국 선수들이었다. 지난해 블리즈컨에서는 오버워치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종목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이 없다면 블리즈컨 e스포츠의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최초 최고 시스템이 만든 한국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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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된 프로리그 전기리그 결승 현장.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광안리 10만 관중 신화를 만들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자 e스포츠의 원류가 된 것은 내부적으로 잘 갖춰진 시스템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 정부가 온라인 시대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1995년 전국에 초고속통신망 연결을 위한 10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1998년 뜨거웠던 PC방 창업 열기와 더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걸출한 게임이 더해져 e스포츠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2000년대 전국적으로 2만여개의 PC방이 열렸고 그 안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이 대중들에게 전달됐다. 게임 시장의 확대와 함께 보는 게임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방송사는 세계 최초 게임전문 채널 온게임넷을 개국해 e스포츠 바람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2004년 광안리 10만의 신화를 만들며 e스포츠가 신세대들의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당시 만들어진 e스포츠 콘텐츠는 인터넷 망을 통해 전세계에 전달됐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 e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00년대 중후반 중국내 최고의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히는 ‘워크래프트3’ 종목의 장재호의 경우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봉송 주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e스포츠 경기장이 한국에 마련됐고 기업들이 참여해 팀을 운영하면서 최고 훈련 시스템을 갖춰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 e스포츠 글로벌 비즈니스를 바라본다!

한국이 만들고 전세계가 즐기는 문화가 되고 있는 e스포츠가 이제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이미 국내에서는 e스포츠 올림픽을 꿈꾸며 지난 2000년 월드사이버게임즈(WCG)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삼성전자가 WCG에 대한 투자를 그만두면서 2013년 중단됐다. 하지만 2017년 스마일게이트가 WCG를 인수해 새로운 모델의 e스포츠 이벤트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도 한국 e스포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e스포츠 팀 T1을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과 미국 컴캐스트는 e스포츠 콘텐츠를 기반한 합작 제휴를 깜짝 발표했다. 컴캐스트는 세계 두번째로 큰 케이블 TV회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 양사는 강력한 팬덤을 가진 T1을 기반으로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글로벌 e스포츠팀을 공동 운영하고 콘텐츠 제작 및 스트리밍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 게임전문 채널 OGN을 운영하고 있는 CJ ENM은 미국 LA에 최초 ‘배틀로얄’ e스포츠 경기장을 열고 게임의 본토 공략에 나섰다. KT는 팀운영은 물론 아프리카TV와 함께 e스포츠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e스포츠 한류를 앞세워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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