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범신’도 ‘양신’도 못 이긴 마의 41세, ‘CHOO신’은 다를까
SSG와 추신수가 2023시즌 연봉 17억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만 41세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된 추신수. 역대 호세와 이승엽만이 무사히 통과한 마의 41세 시즌, 추신수는 여전히 ‘신’으로 남을 수 있을까.
SSG 베테랑 추신수가 개인 첫 우승을 맛봤다(사진=SSG) |
추추트레인이 만 41세 시즌에도 계속 달린다. KBO리그 역사상 펠릭스 호세와 이승엽만이 무사히 살아남은 마의 41세 시즌, 추신수는 여전히 ‘신’으로 남을 수 있을까.
SSG 랜더스는 12월 5일 추신수와 2023년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연봉 17억원. 지난 2년간 연봉 27억원을 받았던 추신수는 샐러리캡에 발이 묶인 팀 사정을 고려해, 연봉 10억원을 자진삭감하는 모양새로 명분을 세웠다. 이로써 추신수는 내년 만 41세 나이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10억원을 깎았어도 여전히 추신수는 리그 연봉랭킹 최상위 선수다. 2022년 기준 17억원보다 높은 금액을 받은 타자는 단 4명(구자욱, 한유섬, 나성범, 박건우) 뿐이다. 투수로 범위를 넓혀도 6명(김광현, 박종훈 추가)만이 17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아갔다.
과연 추신수는 만 41세에도 고액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KBO리그 역사상 만 41세로 1군 경기에 출전한 타자는 총 13명. 펠릭스 호세, 이승엽, 김동수, 이종범, 이호준, 최동수, 백인천, 박용택, 진갑용, 양준혁, 박경완, 이병규, 조인성이 여기 해당한다. 하나같이 KBO리그 역사를 빛낸 레전드급 선수다.
성공적인 만 41세 시즌을 보낸 타자들(통계=스탯티즈) |
그런데 이 가운데 만 41세 시즌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리그 평균 이상 생산력을 유지한 타자는 극히 드물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2006년 롯데에서 활약한 호세다. 그해 호세는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에 22홈런 78타점 OPS 0.886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100이 평균인 조정 득점창출력(wRC+)은 163에 달했고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도 4.47승을 기록했다.
‘라이언킹’ 이승엽도 화려한 만 41세 시즌을 보낸 선수. 2017년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한 이승엽은 그해 135경기에서 타율 0.280에 24홈런 87타점 OPS 0.864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그외 2017년 NC 이호준은 다소 적은 출전 기회(77경기) 속에 타율 0.299 7홈런 OPS 0.853으로 생산성을 유지했고, LG 박용택도 2020년 97경기 타율 0.300으로 정교함을 뽐냈다.
그러나 이들 넷을 제외한 나머지 레전드들은 만 41세 벽을 넘지 못했다. 조인성, 박경완은 1할대 타율로 부진했고 이병규도 2군과 1군을 오가며 제 기량을 내지 못했다. ‘양신’ 양준혁은 타율 0.239를 기록하고 시즌 뒤 은퇴했고, ‘종범신’ 이종범도 만 41세 시즌을 끝으로 옷을 벗었다.
SSG 랜더스가 베테랑 추신수와 2023시즌 재계약을 체결했다(사진=SSG) |
물론 추신수는 만 40세인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생산력을 보여준 선수다. 오프시즌 팔꿈치 수술 여파로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5월부터 반등 시작, 112경기 타율 0.259 106안타 16홈런 출루율 0.382(리그 7위), OPS 0.81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20차례 도루시도 중에 15번 성공하며 여전한 스피드와 주루 센스를 발휘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8안타 타율 0.320, 출루율 0.414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여 개인 첫 우승과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뤘다. SSG는 추신수 계약 소식을 발표하며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내년 시즌에도 팀의 중추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믿음을 보였다.
내로라하는 ‘신’들도 못 버틴 마의 41세, 하지만 이미 한국 무대에서 나이를 뛰어넘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추신수라면 다를지 모른다. 추신수가 2023년 변함없는 활약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