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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겐 금단의 땅" 은행 VIP만을 위한 공간은 이렇습니다.

백화점에서는 VVIP 고객을 철저히 우대합니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객이 가져오는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백화점들은 앞다퉈 전용 라운지를 만들고 퍼스널 쇼핑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이들을 붙잡아두려 하죠. 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모시기 위해 호화로운 시설, 집사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요. 일반인들은 알기 힘든 PB(Private Banking)의 세계, 지금부터 한번 들여다볼까요?

자산에 관한 모든 일처리를 한 번에

출처: 뉴데일리 경제

프라이빗 뱅킹, 즉 PB는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제공하는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이릅니다. 전담 프라이빗 뱅커는 고객이 모든 은행 업무를 한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 세무, 법률에 이르기까지 자산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합니다.

'프라이빗 뱅킹'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것은 1977년 미국의 씨티뱅크였지만, 그 기원은 유럽 귀족들에게 고용되어 부의 세속을 돕던 재산관리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씨티은행이 1989년 최초로 프라이빗 뱅킹을 도입했고, IMF 이후 금융권이 재편되면서 은행과 증권사들의 주요한 수익모델로 떠오르기 시작했죠.

부자고객들의 아지트

출처: 지디넷 코리아

부유한 고객을 모시려는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B 공간도 점점 호화스럽게 진화합니다. 은행의 모든 지점에는 PB 업무 처리를 위한 분리된 공간이나 부스, 창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주요 고객의 마음을 붙들어두기 어려웠는지 명동, 여의도, 서초, 잠실, 대치 등 주요 지점에는 VVIP 고객들만 상대하는 PB 전용 영업점들이 들어서고 있죠.

씨티은행의 청담동 PB센터는 미술관을 방불케하는 다수의 작품들, 카페에 온 듯한 푹신한 쇼파와 음료부터 프라이빗한 상담공간, 라운지에서 올려다보이는 천창 등을 갖추고 있는데요. 딱히 은행 용무가 없더라도 들어가서 쉬고 싶은 공간으로, 항공사의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네요.

출처: Instagram @nomadand

KEB 하나은행은 2030대 젊은 부자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따로 마련합니다. 하나은행의 최상위 PB 센터인 '클럽원 센터'는 서울 삼성동의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 원'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6층에는 도서관과 최고의 음향 시스템을 갖춘 영화&음악 감상실이 있습니다. 도서관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영화&음악 감상실은 클럽원 고객과 동반인만이 출입할 추 있죠. 7층에는 본격적은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복합금융센터가, 8층에는 소모임 및 파티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합니다.

입시설명회부터 미팅주선까지

PB 센터에서는 일반 지점에 없는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등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할지는 물론 어느 시점에 부동산을 매입해야 이득일지, 상속세나 증여세는 얼마나 나올지까지 부담 없이 상담할 수 있죠. 그러나 꼭 자산관리에 관한 일만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의 마음을 잡고 싶은 PB 센터들은 2세들을 위한 입시·해외연수 컨설팅부터 미팅 주선까지 도맡기도 하죠. 드라마 'SKY 캐슬'에 나온 모습이 과장은 조금 되었을지언정, 아예 없는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출처: 파이낸셜 뉴스

일례로 작년 12월 신한은행은 VIP 고객들을 모아두고 '2019학년도 정시 대학입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강연을 맡은 것은 국내 최고의 입시 전문가로 꼽히는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이었죠. SC 제일은행에서는 우수 고객의 자녀에게 국내외 리더십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싱가포르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견학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800여 명이 참여했죠. KEB 하나은행은 2000년부터 꾸준히 우수고객 자녀들의 만남을 주선해 40쌍의 부부를 탄생시켰다는 소식입니다.

은행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 정도지만, 사실상 프라이빗 뱅커들은 훨씬 광범위한 일을 도맡습니다. 해외에 거주 중인 부모님이 편찮으신데 의료진을 대동해 국내로 모시는 일을 처리해 달라거나, 병원 종합검진 예약을 부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때로는 '컴퓨터가 말썽이니 좀 봐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고 합니다. 가끔은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고객을 돕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PB 고객을 놓치면 큰 손해가 나기 때문인데요. 한 시중은행 PB 센터장의 말에 따르면 PB 센터 고객 1 명당 수익은 일반 고객의 30~50 배 수준이라고 합니다.

PB 고객이 되려면

Instagram @bibliotheque_, 조선일보

그렇다면 어느 정도 자산을 보유해야 PB 고객이 될 수 있는 걸까요? 그 상세한 기준은 은행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2015년 은행들은 5억 원 이상 고액 자산가로 한정했던 PB 고객 선정 기준을 1억 원 안팎까지 낮추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 시기에도 5억 원 이상 고객들이 이용하는 센터와 서비스는 1억 원 고객들의 센터·서비스와 달랐습니다. 이를테면 준 VIP 등급을 설정한 것일 뿐, 이들이 진정한 의미의 PB 고객은 아니라는 것이죠.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하위 VIP 등급을 신설하는 백화점의 전략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뉴데일리 경제, 매일경제

최근에는 오히려 최상위 PB 고객 등급을 신설하는 추세입니다. 우리은행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고객들만 가입할 수 있는 TC 프리미엄 PB 센터를 올해 안에 10 곳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국민은행의 스타 PB 센터, KEB 하나은행의 클럽 원 등은 30억 원 이상의 자산가들만 가입할 수 있으며,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의 가입 기준 자산은 50억 원으로 국내 시중 은행 중 가장 높죠.

출처: 매일경제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은행들이 이렇게 최상위 VVIP에 해당하는 PB 등급을 신설하는 건 비이자 이익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라는데요.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세무, 상속, 기업승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비이자 이익 증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주된 목적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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