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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입속에 벤츠 한 대... 현직 의사가 말하는 임플란트 금액의 비밀

의료업계의 과잉진료, 진료비 과다 책정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강창용 치과의사가 비난을 무릅쓰고 한 양심고백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죠. 실제로 한 언론사가 진행한 실험을 통해 치과에 따라 충치 진단부터 가격 책정까지 다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었던 셈입니다.

특히 치과 진료금액 중 고액으로 유명한 임플란트에 집중한 치과의사가 있습니다. 2년 전 화제를 몰고 온 책 '임플란트 전쟁'의 작가이자 치과의사인 고광욱 대표입니다. 그는 치과의사로 2000년대 초부터 임플란트 비용을 두고 지금까지 치과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죠. 그가 말하는 진짜 임플란트 비용과 업계가 숨기고자 하는 비밀은 무엇일까요?

"입속에 벤츠 한 대 있죠" 치과의사의 이유 있는 고발

"싸게 진료하는 치과를 괴롭히는 문제가 10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광욱은 소설을 통해 임플란트 비용 담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다루었습니다. 글을 통해 그는 협회의 담합 명령에 따르지 않았던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너지는지 풀어놓았습니다. 의대생 시절, "이 환자의 입속에 벤츠 한 대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라는 교수의 말이 수년 후 그가 글을 쓰도록 이끌었습니다.

사실 임플란트 비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일반인들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경차 살 돈이면 되는데 벤츠살 돈을 청구해도 소비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고광욱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재료만 놓고 보면 10만 원대에요"라며 "사실 80만 원에도 시술할 수 있는데 400만 원까지 받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임플란트가 고가? 말도 안 되는 소리

일부 치과의사는 임플란트 비용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임플란트 비용은 얼마에 형성되어 있을까요?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1개 치아의 임플란트 비용은 최저 48만 원에서 최고 431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플란트 3개 기준 최저 144만 원 최대 1293만 원인 셈인데요, 그나마 치과 의원이 치과병원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병원마다 임플란트 비용이 다른 이유는 임플란트 재료부터 임대료, 인건비 등이 모두 임플란트 비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 기구만 해도 국내산인지 수입품인지, 보철물의 재료가 금인지 아닌지, 금이라면 함량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임플란트 시 추가될 수 있는 골이식 등 부가 수술이 추가되면 금액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치과의사 시술료, 직원 급여, 홍보비, 연구비, 병원 유지 관리비(임대료)가 일부 포함되어 병원마다 가격 책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월세 200만 원 병원과 3000만 원 병원이 같은 금액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대로 가격을 낮추다니... 공개 사과부터 괴롭힘까지

그렇다면 통보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수가를 책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고광욱에 따르면 한 치과의사는 진료비를 낮게 책정했다는 이유로 지역 치과 월례회에서 공개적으로 사과 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의사 카페에 별도의 사과문까지 게재했죠. 따르지 않으면 가격이 낮은 이유를 두고 공업용 미백제를 쓴다, 짝퉁 재료를 쓴다는 등 악의적인 소문부터 직원들에게 퇴사를 종용하기는 일까지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한 지역 치과의사회는 통지한 가격보다 수가를 낮게 책정할 시 실명을 공개하고 회원에서 제명하는 등의 조처를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외에 개별적인 치위생학과 실습생 배정 금지하고 각종 광고 등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게 제한한 사실이 드러났죠. 결국 이 치과의사회는 법원의 시정조치를 받았습니다.

진료비 과다 책정, 정부의 입장은

이런 상황 속 정부는 치과의 가격 책정보단 지원금과 대상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75세 이상 50%에 불과했던 기존 건강보험료 지원 조건이 점차 개선되어 현재 65세 이상 시술비 70% 지원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죠. 임플란트가 충치 등에 비해 고액의 시술이지만, 정작 가장 많이 시술받는 연령층은 수입이 없는 노년층이라는 점에 착안한 정책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담합 논란에도 직접 가격 조정하는 데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당장 치과협회의 반발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계의 반발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치과의사회가 임플란트 수가를 '2014년 130만 원'으로 통지한 것처럼 담합 사실이 확인된 건에 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물가는 지속해서 상승했지만 정작 임플란트 시술 가격은 매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 보편화가 이루어진 까닭도 있지만, 협회의 제약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지향하는 치과의사들의 수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이런 움직임이 지속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치료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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