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청년 주택 됐는데 월세는 80만 원입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전세난 문제 해결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8년 12월 ‘역세권 청년 주택 건립 및 운영기준 개정’을 발표하며 오피스와 호텔을 개조해 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는데요. 이와 같은 흐름을 가진 정부의 지난 19일 전월세난 종합 대책 발표가 화두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그중 청년들에게는 80만 원도 버겁다는 호텔 전환 주택의 월세 그리고 그 실상을 다뤄보았습니다.
호텔 임대주택 전환의 시작
베니키아 호텔
지난 3월 서울시 베니키아 호텔은 청년 주택 용도로 전환되어 ‘영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서울 주택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함께 조성한 주택인데요. 서울시의 ‘호텔 임대주택 전환’을 발표한 이후 첫 사례였습니다. 지난 5월 입주가 시작되기 전 베니키아 호텔은 내부 공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난방이 가능한 마룻바닥 및 싱크대가 설치되고 피트니스센터 등 기타 편의시설이 들어섰죠.
해당 건물은 현재 전용 43.14㎡(약 13평)을 월세 87만 원, 보증금 4400만 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평형은 단 2가구뿐 나머지는 전용 22㎡ 이하인 1인 가구형이죠. 가장 작은 세대인 전용 16.59㎡(약 5평)은 월세 37만 원, 보증금 3990만 원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골칫거리’는
월세 아닌 서비스 요금
서울의 원룸 평균 월세가 50만 원 내외임을 감안할 때 호텔 전환 주택의 월세는 저렴한 편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증금 50% 무이자 지원도 시행했는데요. 문제는 기존 호텔 시설 유지로 인한 서비스 요금이 과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관리비, 전기세, 도시가스 요금은 모두 별도로 지불해야 했죠.
베니키아 호텔은 정식 입주 전인 3월 말 가구 및 청소 서비스를 필수 옵션으로 포함했습니다. 해당 비용은 총 9만 원에 달했는데요. 침대 2개 중 1개를 빼는 것은 안 된다며 호텔 가구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습니다. 카펫이 고정된 바닥은 보일러 난방도 불가능했죠. 해당 옵션은 ‘터무니없는 옵션’,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는 등 비판을 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외면하자 결국 해당 옵션은 제외되었고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
호텔 서비스 옵션이 제외되더라도 4천만 원에 달하는 청년 주택의 보증금은 청년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전환 임대주택은 ‘역세권’이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다시 눈길을 끌고자 했는데요. 역세권은 사실이지만 주변 입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호텔 전환 임대주택의 실상은 흔히 말하는 ‘먹자골목’, ‘모텔촌’ 등 유흥가 속 위치한 주택이었습니다. 실제 입주민들은 ‘값싼 원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근보다 임대료가 조금 더 싸다는 것뿐’ 등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따가운 시선을 보냈는데요. 숙박용과 주거용은 건물 기본 구조가 다르다며 도시가스, 쓰레기 분리수거장 등 부대시설도 마련해야 하는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실효성 의문인데…
계속되는 논란
정부는 지난 19일 전·월세 난 종합 대책 발표에서 호텔·상가 매입 임대주택 공급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정부는 전국에 공급할 공공임대주택 11만 4천 가구 중 호텔·상가를 개조한 임대주택은 1만 3천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서울시가 추진했던 3월 당시보다 더 많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기관의 건물 매입 가능성인데요. 높은 땅값을 가진 중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호텔을 매입하는 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등장했습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관광호텔의 경우 주차 공간 해결을 위해서라도 월세 100만 원은 받아야 수익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개조 비용은 건물을 새로 짓는 것과 맞먹는다는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되고 있죠.
여론 및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정부의 발표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텔·상가 개조 임대주택의 경우에는 부정적 시선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데요. 실효성에 의문이 가득하다는 이 대책, 앞으로의 방향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