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살아온 X세대 영화 매니아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배우가 있을 겁니다. 아무리 예쁘고 잘 생긴 배우가 쏟아지더라도 역대급 리즈를 가진 그 배우들은 일종의 성역이 되어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는 존재가 되죠. 그런 의미에서 위노나 라이더의 리즈는 그야말로 불세출일 겁니다. 오늘은 데뷔 직후부터 최고 전성기를 누린 위노나 라이더의 굴곡진 인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냥 행복하진 않았던 유년기
연기로 위로를 받다
위노나 라이더의 유년시절은 그렇게 행복하진 않았습니다. 잦은 이사와 전학으로 마음 붙일 친구가 별로 없었고, 심지어는 심한 학교 폭력을 당해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기도 했죠. 그러다 10대 시절 연기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치유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1986년 영화 <루카스>의 조연으로 데뷔했습니다. 짧은 머리의 소녀로 등장해 어딘가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는 학생
‘리너’ 역을 맡았는데요. <루카스>는 가벼운 하이틴 영화로, 위노나 라이더의 비중도 크지 않은 편이었지만, 준수한 연기력과 더불어 묘한 매력이 있는 외모로 대중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팀 버튼의 뮤즈,
쏟아지는 거장들의 러브콜
<루카스>로 존재감을 드러낸 위노나 라이더는 1988년 출세작 <비틀쥬스>를 만나면서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비틀쥬스>에서 악마 ‘비틀쥬스’의 노골적인 구애를 받는 어린 신부 ‘리디아’를 맡았는데요. 그야말로 위노나 라이더 최고의 리즈를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비틀쥬스>의 감독 팀 버튼에게 좋은 인상을 준 위노나 라이더는 1991년 다시 팀 버튼과 재회하게 됩니다. 바로 영화 <가위손>인데요. 위노나 라이더는 가위손을 가진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는 소녀 ‘킴’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습니다. 킴이 흩날리는 눈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아직도 널리 회자되는 명장면이죠.
1990년대는 그야말로 위노나 라이더 최고의 전성기였습니다. 1991년에는 짐 자무쉬 감독의 <지상의 밤>에 주인공으로 낙점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거장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기 시작했죠. 1993년에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드라큘라>에 출연해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듬해에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순수의 시대>에 출연해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아카데미 영화제의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청춘 스케치>까지 모두 성공하면서 위노나 라이더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습니다.
위노나 라이더의 인생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작은 아씨들>이죠. 위노나 라이더는 작가의 꿈을 품고 있는 활달하고 밝은 둘째 딸 ‘조’를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습니다.
전성기를 무너뜨린
하나의 사건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위노나 라이더에게 그녀를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트릴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위노나 라이더의 절도 사건이었는데요. 2001년 베벌리 힐스의 고급 백화점에서 약 5500달러 상당의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훔치다 발각된 겁니다. 심지어 위노나 라이더가 2000년부터 상습적으로 절도를 일삼았고, 백화점 경비원에 의해 여러 번 발각된 전적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져 더욱 대중의 공분을 샀습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체포된 이후 ‘차기작의 배역을 위해 연기를 연습하던 중이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등 황당무계한 변명으로 사태를 모면하려 해 더욱 질타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 위노나 라이더가 체포 당시 위노나 라이더가 진통제에 취해 있었다는 사실과 의류 태그를 제거하기 위한 가위를 사전에 준비한 정황 등을 발견해 그녀의 절도가 사전에 계획된 것임을 밝혀냈습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결국 집행유예 3년에 사회봉사 480시간, 거액의 벌금을 내며 죄를 인정했고, 자숙 기간을 가졌습니다.
오랜 공백기를 깨고
대중 앞에 서다
절도 사건 이후 위노나 라이더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저예산 영화나 독립 영화 등에 조연 혹은 카메오로 출연하며 간간이 활동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무대에는 서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할리우드에서도, 국내 팬들에게도 위노나 라이더는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 위노나 라이더를 재기시킨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이었습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주인공 ‘스팍’의 생모, 아만다 그레이슨을 맡았는데요. 비중은 적었지만 오랜만에 존재감 있는 배역을 맡은 지라 국내 팬들에게는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으로 눈도장을 찍은 위노나 라이더는 2011년 영화 <블랙 스완> 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합니다.
넷플릭스 덕에 맞이한
제2의 전성기
위노나 라이더는 2016년 한 편의 드라마에 캐스팅됩니다. 바로 넷플릭스 전체 시청률 1위를 찍은 작품인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위노나 라이더는 작중 실종된 아들 ‘윌리엄’을 찾아 헤매는 ‘조이스 바이어스’로 등장했습니다.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자책하면서도 어떻게든 아들과 얽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라 시청자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은 캐릭터입니다.
<기묘한 이야기>는 현재 시즌 3까지 공개되었고, 시즌 4의 공개 일정은 아직 미지수이지만, 조이스 바이어스의 활약이 시즌 4에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어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큰 실망감을 안기긴 했지만, 좋은 작품과 연기력으로 보답하고 있는 위노나 라이더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