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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통하는 문이라고 알려진 프랑스 비밀의 장소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라고 알려진 프랑

'파리'하면 떠오르는 관광지는 어디인가요? 만들 당시에는 흉물스러운 철골이라며 파리지앙들의 비난을 들었지만 지금은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이나, 튈르리 정원에서 개선문까지 시원하게 뚫려있는 샹젤리제를 가장 먼저 꼽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파리에는 이렇게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볼거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음침하고 비밀스러운 장소들도 곳곳에 숨어있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오싹한 관광지를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무려 600만 명의 해골로 가득 찬, 파리 14구의 카타콤(Les Catacomb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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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평이 넘는 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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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명의 해골이 묻혀있다고 하니 깊은 산속이나 멀고 후미진 시골에 있을 것 같지만, 파리 14구의 아주 평범한 주거 구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지하철역, 작은 광장, 레스토랑 몇 개와 주말에 열리는 시장이 있을 뿐이죠. 외관도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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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평범한 초록색 문으로 되어있고, 그 주변은 파리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공원이죠. 카타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저기 뭐가 있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나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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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유골들이 본격적으로 전시되어 있는 납골당에 도달하려면 지하 20m까지 내려가야 하는데요. 이는 건물 5층에 해당하는 깊이입니다. 관람객들에게 방문이 허락된 경로의 길이는 1,500m뿐이지만, 납골당 전체의 면적은 11,000㎡로 3,327평에 해당하는 넓이입니다.'카타콤'이라는 이름은 로마의 유명한 지하묘지에서 가져왔다고 하네요.

파리 중심부의 묘지를 옮겨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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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이런 뜬금없는 장소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유골 안치소가 있는 걸까요? 때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세기의 파리는 도심의 공동묘지에 자꾸 쌓여가는 시체를 효율적으로 안치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냄새도 나고, 다양한 위생 문제가 발생했죠. 여러 번의 지반 함몰로 인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이에 당국은 묘지 속 유해들을 파리 외곽으로 옮기기로 결정합니다. 1785년, 파리의 중심인 레 알(Les Halles) 지역에 있던 생-이노썽 공동묘지의 유해들부터 차례차례 지금의 카타콤으로 운반하는데요. 지금의 카타콤 자리는 15세기까지 활발하게 채굴이 이루어지던 채석장이었습니다. 지하 깊은 곳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던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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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민들과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해, 유해의 이동 작업은 한밤중에 조용히 진행됩니다. 이미 땅에 묻혀 잠들어 있는 시신을 파헤치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죠. 유해들은 채석장의 수직 갱도를 통해 지하 깊은 곳으로 던져진 뒤, 일꾼들에 의해 현재의 묘실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1800년대까지 유해의 이동 작업은 계속되며, 카타콤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어 갑니다.

묘지이자 콘서트홀, 그리고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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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 세계인 누구나 티켓만 사면 카타콤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죠. 1787년, 카타콤의 첫 번째 방문자는 미래에 샤를 10세가 될 아르투아 백작이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최측근이었던 폴리냑 부인이 이 지하묘지를 방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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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년에는 예약자에 한해 카타콤의 일반인 출입이 가능해집니다. 초기에는 프랑스인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지만, 문을 아예 닫거나 한 달에 한 번만 여는 등 일정이 자주 변동되어 지금처럼 항상 방문이 가능한 건 아니었다고 하네요. 대신 19세기에는 더 유명한 사람들이 카타콤을 들락날락합니다. 1814년 5월에는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랑수아 1세가, 1860년에는 나폴레옹 3세가 자신의 아들과 함께 방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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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일은 1897년에 일어나는데요. 어느 날 100명가량의 사람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초대장이 배달됩니다. 4월 1일 밤 11시에 다로 거리의 카타콤 입구로 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죠. 행인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차는 멀리 대라는 언질도 있었습니다. 이 초대장은 다름 아닌 지하묘지에서의 음악회를 위한 것이었는데요. 파리 오페라의 연주자들 중에서 선발한 실력 있는 음악가들은 쇼팽과 생상스, 베토벤의 곡들을 멋지게 연주했고, 자정에 시작한 이 비밀 음악회는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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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조금 더 가까운 과거로 돌아가 볼까요? 2004년의 어느 날, 파리의 경찰들은 카타콤을 탐색하는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파리 16구 지하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일반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죠. 경찰들은 팻말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순간 사방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죠.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더 둘러본 그들은 개 짖는 소리를 녹음해둔 스테레오 시스템을 비롯해 바, 라운지, 식당, 영화 스크린 등을 발견합니다. 스크린 앞에는 돌을 깎아 만든 관람석까지 마련되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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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경찰들은 프랑스 전기공사의 직원들과 함께 카타콤을 다시 찾습니다. 누가, 어떻게 전기를 연결해 영화관을 차려놨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찾지 마시오'라는 메모와 끊어진 전기선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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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7년 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지만, 2011년 미국의 한 매체는 이 영화관을 만든 게 급진적 예술가 단체 레 위익스(Les UX)였다고 보도했는데요.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1년 6개월에 걸쳐 비밀 영화관을 만드는 공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개별적으로 카타콤을 드나들며 다양한 흔적을 남기는 아티스트, 탐험가들이 많다고 하네요.

무서운 이야기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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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평균 50만 명이 방문하는 카타콤은 시에서 관리하는 정식 유골 안치소이지만, 엄청난 양의 뼈가 묻혀있는 데다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하는 만큼 이런저런 무서운 소문의 근원지이기도 합니다. 우선 카타콤의 내부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해서, 길을 잘못 들면 영영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요. 600만 명의 유골과 함께 지하 20m 아래에 갇혀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때문에 프랑스 경찰이 카타콤 곳곳에 보초를 서고 일정한 주기로 순찰을 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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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발생하는 실종자 때문인지, 카타콤 깊은 곳에 '지옥의 문'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묘실이 다른 묘실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 때문에 공식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공간이 있을 수 있고, 그 어딘가에는 실종자들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문이 있다는 소문이 난 것이죠. 이런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프랑스 정부는 '파리 카타콤에는 지옥문이 없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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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이 하나만 있어도 귀신 이야기가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납골당은 말할 것도 없겠죠. 다큐멘터리 감독 프랜시스 프리랜드는 카타콤을 방문했다가 정체불명의 캠코더를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무언가를 보고 미친 듯이 도망치는 남성의 모습이 찍혀있었죠. 프리랜드는 프랑스 정부의 허가를 얻어 남성이 있을만한 곳을 6시간 동안 수색했지만 아무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데요. 그는 이 과정을 <로스트 인 더 파리 카타콤>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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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드가 발견한 캠코더 속 영상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의 영화감독 존 에릭 도들은 2014년, <카타콤: 금지된 구역>이라는 영화를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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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연금술사가 만들었다는 '철학자의 돌'을 추적하다 파리 카타콤까지 다다른 고고학자 스칼릿과 동료들이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상황들을 맞닥뜨린다는 내용의 초자연 스릴러죠.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카타콤 방문 시의 그 음습한 기분이 되살아난다'거나 '오컬트와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영화'라는 평을 남겼는데요. 파리의 카타콤이 궁금하지만 당장 프랑스까지 갈 여건이 되지 않는 공포·스릴러물 팬이라면 한 번쯤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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