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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원 지하에서 발견된 땅굴, 통로 끝에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 일대는 최근 지하철 개통 및 도시정비 사업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평의 한 공원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지하 땅굴의 출입구가 공개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이죠. 그동안 이 땅굴의 존재가 알려지긴 했지만 내부 통로는 전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이곳에 얽힌 역사와 이제서야 그 내부가 밝혀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부영 공원의 숨겨진 비밀통로

인천 부평 부영 공원에는 비공개 출입구가 있습니다. 바로 정체불명의 지하 땅굴인데요. 이 땅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화제를 모은 시기는 올해입니다. 새로 발견된 것이 아닌 기존에 알려진 굴을 최근에 전문가들이 들어가 보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영 공원의 지하 땅굴은 그동안 부평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한 개미굴, 일본군의 병참기지의 비밀시설 등으로 온갖 추측만이 남은 곳이었는데요. 지난 4월 부평문화원, 학계 전문가, 지역 정치인 등이 이곳에 방문하면서 공식적인 내부 조사를 결정했습니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조사가 재개된 것입니다.

추측만 난무했던 이유, 캠프마켓

땅굴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으나 그 속은 왜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일까요? 지하 땅굴의 위치가 바로 미군 기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땅굴의 출입구는 2014년 미군 기지 인근 부영 공원과 캠프마켓 제빵공장이 있는 2단계 반환구역 경계 지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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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마켓은 1945년부터 1973년까지의 주한 미군 복합단지의 일부였습니다. 이곳을 포함한 부평 미군 기지는 2019년 12월 반환되어 현재 대한민국 영토에 재편입 된 상태인데요. 80년 만에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지역으로 그동안에는 땅굴 조사와 같은 국가적 활동이 쉽지 않았던 것이죠. 따라서 지하 땅굴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추측만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제징용 역사의 단면

캠프마켓 부지는 미군 기지 이전에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군의 조병창이 세워져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조병창은 일본 육군의 무기를 제조하는 공장을 말하는데요. 1941년에 완공된 일제 조병창을 해방 이후 미 군정이 그들의 캠프로 사용한 것입니다. 현재 전문가들도 부영 공원이 지하 땅굴의 시작을 일제강점기 시대로 보고 있으며 이것이 미군 기지까지 이어져 온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죠.

학계 보고에 따르면 과거 일본군이 조선인 강제 징용을 통해 지하시설을 조성하려 했다는 것인데요. 실제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증언도 존재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당시 지하 벙커가 있었다’며 총, 단검과 같은 무기의 성능을 시험하는 곳으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알려졌죠. 이외에 ‘향후 공습 대피 장소로 활용되지 않았을까’라는 예상도 덧붙였습니다.

현재 정확한 역사와 용도가 밝혀지지 않아 추가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에 따르면 ‘땅굴이 일제강점기 시대 병참 기지로 이용됐던 아픈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역사적 가치를 활용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조사의 중요성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땅굴 조사의 첫걸음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관련 기록을 수집하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지난 4월 인천시와 몇몇 전문가들에 의한 땅굴 출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내부는 기존의 땅굴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돌이 아닌 콘크리트 및 철골 구조물로 이루어진 굴이었습니다. 높이 2m, 폭 7m의 통로는 지상과 굴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존재해 또 다른 공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죠.

또 다른 특이점 한 가지는 땅굴 내 트럭 바큇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과거 일본군의 물자를 수송한 흔적으로 봐야 하는지 미군 기지 폐쇄 당시 오고 갔던 차량들의 이동 동선으로 봐야 하는지 의견이 갈리기도 했죠. 이외에도 내부에서는 80년대 생산된 컵라면 용기와 각종 포장지가 발견되면서 다양한 조사 자료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땅굴의 통로 끝에 이어진 곳은 인천항이라는 주장이 매우 강력한데요. 과거 지하 땅굴이 일본군의 핵심 조병창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군수물자 수송이 편리했던 인천항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기 때문이죠. 아직 조정 시기 및 용도의 정확한 정보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땅굴인 만큼, 그 가치가 재조명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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