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만명 넘지만…아직도 손가락질 당하고 있는 남자들의 직업
과거에는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여자는 가사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남녀가 함께 맞벌이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죠. 더 나아가 아내가 바깥일을 하고 남편이 집안일을 전담하는 집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 전업주부를 향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한 사연자의 고충을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정 내 성역할 변화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부모님의 직업을 적어 넣을 때 대부분 아버지의 직업에 회사원, 어머니의 직업에 주부를 기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가정 내의 성역할 구분 또한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죠.
실제로 통계조사에 의하면 전체 가구 중 맞벌이의 비중은 46%를 넘어섰습니다.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는 아직 해결이 필요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굉장히 큰 변화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앞치마를 두른 여성, 양복을 입은 남성 등 성역할이 고정된 이미지를 교체하려는 시도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살림이 너무 재밌고 소질도 있어요
최근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전담하는 2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년 전인 15만 명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인데요. 특히 30대 중에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남자 전업주부는 전년도보다 110%나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한편 얼마 전 KBS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도 한 남자 전업주부가 등장했습니다. 그는 21살에 결혼해서 아내가 취업한 뒤 자신이 아이를 돌보며 주부로 살고 있다고 전해줬는데요. 남편은 “아내를 서포트하면서 집에서 일하다 보니까 그게 너무 재밌었다. 청소나 냉장고 정리도 뿌듯하고 그랬다”라고 밝혔죠.
반찬투정하는 아이 위해
캐릭터 도시락까지
자신을 남자 전업주부라고 밝힌 의뢰인은 “최선을 다해 살림을 하는 중인데 이게 굉장히 재밌고 적성에 맞는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그는 남다른 살림 실력을 공개하면서 진행자들의 감탄을 불러 모았죠.
한편 남편은 아이들을 키울 때 가장 힘든 게 밥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반찬투정하는 아이들이 최대한 재밌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었다고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첫째 아이를 위해서는 포장지에 채 썬 사과를 넣어 감자튀김처럼 만든다면서 주부 9단의 면모를 뽐냈죠.
아직까지 사람들은 한심하게 쳐다봐요
하지만 의뢰인은 남자 전업주부로서 남모를 고충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아이들을 등하원 시킬 때도 아빠는 의뢰인이 유일한데 그가 등장하면 다른 학부모들이 말을 갑자기 멈춘다고 하는데요. 육아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맘카페도 남자라는 이유로 가입조차 불가능하다고 하죠.
그뿐만 아니라 남편은 밖에 나가 전업주부라고 밝힐 때, 무직으로 인식하며 한심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는데요. 진행자들은 남녀 성역할이 바뀌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살림하는 남자가 흔치 않기는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편견도 줄어들 테니 잘 하고 있고 힘내라며 응원을 보탰죠. 이제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인식 변화를 위해 더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