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대표 71억, 쏘카 대표 10억 내놓고 특별회원 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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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브랜드의 물건을 많이 사면 회원 등급이 오릅니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데요, 기부에도 그런 등급이 있습니다. 기부 등급 또한 기부 금액에 따라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대체 어느 단체에서 이런 등급을 매기고 있는 건지, 알아보았습니다.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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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금액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곳은 '아너 소사이어티'로 사랑의 열매가 한국의 낮은 개인 기부액 비율(30%)를 미국(80%)이나 세계 평균(69.5%)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창설한 단체입니다. 일반 기부단체와 다른 점은 고액의 기부자만 정회원으로 등록되는 '사회 지도자들의 모임'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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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는 세계 공동모금회의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롤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특성화 클럽 운영과 지역 아너 클럽 등 다양한 관리체계를 구축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의 고액기부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회 저명인사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누가 가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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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기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수는 2193명입니다. 이 중에는 익명회원 235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기부한 누적 약정금액은 총 2434억 원으로 회원 1명 평균 1.1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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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하는 사회 지도부 집단을 자처하는 만큼 아너 소사이어티 구성원은 기업인이 47.4%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문직은 14%, 자영업자는 6.7%로 나타났죠. 법인/단체 인원이 3.0%, 공무원 1.6%, 스포츠인 1%, 방송/연예인이 1%로 나타났습니다. 익명 등 기타 직종 종사자는 25.3%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는 경비원, 학생, 군인 등 다양한 직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1호 남한봉 회장, 1호 연예인 현영 |
1호 회원은 유닉스코리아 남한봉 회장이지만, 아너 소사이어티가 본격적으로 홍보된 건 2009년 첫 연예인 가입자로 현영이 가입하면서부터입니다. 남자 연예인은 2014년 김보성이 최초 가입자입니다. 소녀시대 윤아는 2010년부터 기부해 2013년 이미 정회원에 해당했지만,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며 등록을 고사하다 2015년에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 1호 남자연예인 김보성과 회원인 수애 |
이런 연예인들의 가입은 일종의 홍보효과로 기부를 독려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연예인들의 참여가 지속되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빠르게 급증했습니다. 2015년 기준 7년 동안 아너 소사이어티는 100배 성장했습니다. 아너소사이어티에만 1억 원 이상을 기부해야 등록되는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수천 명이 정회원으로 등극했습니다.
기부에도 등급이 있다
![]() 약정 회원과 정회원 |
일반 기부도 가능하지만,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될 수 있는 건 1억 원부터입니다. 또는 1억을 5년 동안 기부하게다고 하면 정회원이 될 수 있죠. 그래서 회원은 크게 3가지로 정회원, 약정 회원, 특별회원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정회원은 1억 원 이상을 한 번에 기부하거나 기부 누적액이 1억 원 이상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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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 회원은 1년에 20%씩 5년간 기부하겠다고 약정한 이들입니다. 아직 1억 원 이상 기부하지 않았지만, 약정을 함으로써 정회원이 되는 경우입니다. 또 특별회원이 있는데요, 특별회원은 가족 및 제3자가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고 그 가족 및 제3자 대표자를 추대한 경우를 뜻합니다. 때문에 이미 사망한 고인이 가족, 기업의 추대로 회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다니얼 헤니는 2억 원을 기부하며 2019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다, 총 71억을 기부한 김봉진 대표 |
개인 투자자지만 기업가, 연예인 등 수십, 수백억 대 자산가들은 1억 원 이상의 금액을 기부하곤 합니다. 아너소사이어티에서는 이들을 기부 액수에 따라 그린, 블루, 퍼플, 오렌지, 레드로 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레드 회원은 10억 원 이상 기부한 아너 소사이어티 최고 회원으로 기부금 사용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레드 등급으로는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71억), 쏘카 김지만 대표(10억), 애터미 이혜정 총단장(10억), 고 최우석 전 중앙일보 주필(유산 10억 5000만 원)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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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등급의 기부자는 정부 유공자 훈포장을 추천받거나 기부자 개인 영상 제작, 명예의 전당 내 VIP 존 설치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 전체 회원에게 적용되는 서비스로 연 1회 전국 총회가 있습니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모임의 경과보고, 사업 보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사랑의 열매 행사, 정부 및 주요 공공기관의 행사에 초청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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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너 소사이어티지만, 이후 성장률은 이전만 못한 상황입니다. 이는 2015년 기부금의 9~23%를 세금으로 내게 개정한 세법 개정안의 여파로 분석됩니다.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기부를 많이 할수록 세금이 늘면 누가 기부를 하나"라고 항의했지만, 기재부는 "세금보다 더 큰 기부는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이후 다소 개정되었지만,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