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이 배우의 놀라운 커리어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변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주인공들의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조연 배우들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입니다. 이 때문에 요즘은 주연 배우보다 조연 배우들의 캐스팅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경우도 왕왕 있죠. 배우 정수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들었을때는 낯설지만 얼굴을 보면 누구나 ‘아~’라는 탄식이 나올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인데요. 오늘은 배우 정수영의 놀라운 필모그래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표 푼수 캐릭터
근데 이제 명문가를 곁들인
정수영이 처음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2006년 드라마 <환상의 커플>부터였습니다. 시골 동네에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강자’ 역을 맡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정수영은 명문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도예가 정진원, 할아버지는 시인 정한모이죠. 이 때문에 정수영도 어릴 때부터 성악가를 꿈꿨다고 합니다. 실제로 정수영은 방송 데뷔 전 연극계에서 활동할 때는 아름다운 귀족 자제 같은 역을 도맡아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 드라마 <쩐의 전쟁>, <내조의 여왕> 등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냈죠. 2009년에는 인기 드라마 <시티홀>에 출연했는데요. 주인공 ‘신미래’의 절친이자 억척스러운 9급 공무원 ‘정부미’를 연기했습니다. <시티홀>은 인기 작가 김은숙의 작품으로, 첫 방송부터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한 흥행작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 로코로 꼽히는 드라마죠.
이듬해에는 영화 <하모니>에서 거친 입담을 보여주는 재소자로 등장했습니다. 이 연기에 이어 정수영은 2013년에도 드라마 <비밀>에서도 재소자로 나왔습니다. 일명 ‘단발’로 불리며 주인공 강유정의 감방 동기이자 친구였습니다. 같은 해 방영된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는 180도 다른 푸근한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주인공 이수경의 친구이자 두 아들의 엄마인 박경미로 나왔죠.
‘주인공 옆의 걔’
전문 배우
위에서 살펴봤듯이, 정수영은 유독 주연 배우의 친구나 감초 역할에 특화된 연기를 주로 펼쳤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연애의 발견>만은 예외였죠. 정수영은 만년 드라마 보조작가 장기은으로 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느 때와 비슷한 조연 캐릭터인 줄 알았지만, 극의 후반부에 나타나는 반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려졌죠. <연애의 발견>은 정수영의 신선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정수영은 최지우 원톱 주연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도 출연했습니다. 댄스학원 원장이자 주인공 하노라의 막역한 친구 라윤영으로 분했죠. 2016년에는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 캐스팅되었습니다. 40대 남녀의 고민과 일상을 그린 드라마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한 작품이죠. 정수영은 지진희가 분한 고상식의 동생으로 나왔습니다. 특유의 수다스럽고 억척스러운 연기를 잘 살려 호평을 받았죠.
2017년에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 깜짝 출연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다름 아닌 주인공 최애라의 남자친구의 내연녀라는 복잡한 설정이었죠. 열무보리밥집 사장이라는 독특한 설정의 ‘영숙’으로 등장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남자친구를 응징하는 고동만의 멱살을 잡아채는 코믹한 장면을 연출했죠.
정수영은 2019년에만 3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었는데요. 바로 <운명과 분노>, <국문 여러분!>, <청일전자 미쓰리>입니다. 그중 <청일전자 미쓰리>는 중소기업의 실상을 ‘하이퍼 리얼리티’ 수준으로 그렸다는 입소문을 탄 수작이죠. 정수영은 주인공 이선심의 언니이자 철부지 동생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는 주부 연기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에도 얼굴을 비췄는데요. 매번 열세를 보이던 MBN 드라마 중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정수영은 전업주부이자 작가 지망생인 김희정으로 분했습니다. 김희정은 이준혁이 연기한 형사 서지태의 아내입니다. 수사물을 연구하면서 점차 실제 사건 속 사람과 소설 속 주인공에게 동화해 가는 입체적인 연기를 소화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