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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등이었는데…” 올해 영업이익만 125% 증가했다는 맥주 브랜드

코로나19의 여파로 회식과 외식이 줄어들면서 주류 시장 전체에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주류 업체들은 줄어드는 시장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더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인데요. 이 때문에 최근 맥주 시장에서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업계 1위 OB맥주가 10년간 쌓아온 아성을 2위 하이트진로가 무너트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과연 OB맥주가 업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OB 맥주, 14년 만에 역성장

OB맥주는 지난 10년간 맥주 시장에서 약 5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탄탄한 업계 1위에 등극했습니다. 특히 OB맥주의 대표 브랜드인 ‘카스’는 1994년 런칭되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대한민국의 대표 맥주로 자리 잡았는데요. 식당에서 종류를 따로 말하지 않고 맥주를 주문하면 대부분 카스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OB맥주는 이 카스를 중심으로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OB맥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B맥주는 지난해 1조 3529억 원의 매출과 293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12.3%, 28%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는 2006년 이후 14년 만의 역성장입니다.

OB맥주의 매출 감소 원인은 맥주 시장의 파이 자체가 감소한 점, 대표 상품인 카스의 판매가 부진한 점, 그리고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으로 풀이됩니다. OB맥주 관계자는 “작년 국내 맥주 시장의 파이 자체가 7%가량 줄어들었고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실적 전반이 다소 악화됐다”라고 전했습니다.

1등 바짝 뒤쫓는 하이트 진로

주류 업계는 흔히 ‘빅 3’라고 칭하는 하이트진로, OB맥주, 롯데칠성음료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주종인 소주와 맥주는 각각 하이트진로, OB맥주가 업계 1위를 선점하고 있는데요. OB맥주가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2011년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OB맥주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소주 업계에 안정적인 시장 1위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으로 최근 전년 대비 9.6% 성장한 65%의 시장 점유율을 돌파하면서 다시 한번 소주 시장 1위의 입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반면, 맥주 시장의 경우 2010년 이후 계속해서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OB맥주의 ‘카스’에 밀려 한동안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출시된 ‘테라’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여 인기가 급증했습니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 수량이 1억 병을 돌파했고 지난해 판매량은 출시 첫해보다 105%나 급증했습니다. 테라의 출시 이후 하이트진로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조 493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180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을 이후로 OB맥주에 1위 자리를 빼앗겨 지난 10년간 다시 탈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테라의 출시 이후 급격하게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맥주 점유율은 약 42%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가정용 맥주 시장으로 한정하면 아직 오비맥주가 17%가량 앞서고 있으나 전체 시장에서 테라가 무서운 성장세를 띄고 있어 올해 하이트진로가 OB맥주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치열한 경쟁, 뒤바뀌는 판도

한편, 주류 시장 자체의 파이가 줄고 맥주 시장의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는 만큼 OB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김인규 대표는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최근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OB맥주는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해 카스를 리뉴얼하여 원재료를 모두 바꾸고 투명병에 담긴 ‘올 뉴 카스’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OB맥주는 최근 연달아 부정적인 이슈가 나오고 있는데요. OB맥주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4000억 규모의 배당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모회사인 AB인베브의 자금난 때문이었습니다. 대규모 배당과 실적 악화가 겹친 가운데 OB맥주는 국내 맥주 업체 중 유일하게 맥주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당사는 세금 인상을 반영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카스의 불매 운동과 시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과연 올해 10년 만에 맥주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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