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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스마트인컴

금수저 내려놓고 입사한 재벌가 따님들, 호텔에만 집착했던 까닭은?

내년 초 서울 시내 1호 한옥 호텔이 착공에 나섭니다. 신라호텔이 한국식 데스티네이션 호텔을 위해 2010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의 성과인데요. '리틀 이건희'라 불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달리 꾸준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부진 / womancs

과거 미술관, 갤러리 관장을 맡으며 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던 오너가, 재벌가 2세 여성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죠. 이부진 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 오너가의 3,4세 여성들이 호텔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호텔 사업에 도전한 재벌가 여성들은 누가 있는지, 이들은 어떤 이유로 호텔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호텔 사업의 레전드, 삼성 이부진

이부진 사장은 2001년 호텔 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해 이후 경영전략담당 상무, 전무를 거쳐 2010년 사장에 취임했습니다. 취임 이후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HDC 신라 면세점을 오픈해 빠르게 흑자 전환을 하는가 하면, 공항 면세점 입점을 거부한 루이비통 회장을 직접 설득해 입점을 성공시키는 추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작년 호텔신라의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죠. 당시 호텔 신라의 연 매출은 5조 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은 4년 연속 미쉐린 3스타를 받았다 (가운데)

이부진 사장의 결단력은 호텔 사업에서도 빛났는데요. 신라호텔(더 신라)를 리모델링해 2013년 재개관하며 같은 해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론칭했습니다. 이후 별도 법인으로 내세워 현재 전국에 11개의 신라스테이를 운영 중이죠. 호텔의 규모뿐 아니라 호텔 내 미쉐린 3스타 식당 오픈 등으로 이미지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세계 호텔을 평가하는 트래블 가이드에서 5성급 호텔에 신라 호텔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호텔 본관, 영빈관 주변에 한옥 호텔과 부대시설이 신축될 예정이다. / hani, khan

얼마 전 숙원사업이었던 서울 시내 최초의 한옥 호텔이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또 한 번 저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서울시의 요구였던 장충체육관 주차장, 공원 조성을 위해 40년간 유지해왔던 호텔 정문 및 주 출입로를 변경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호텔신라의 매출은 면세점의 비중이 높으나 신라스테이를 통해 점차 수익성을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뒤이어.. 현대차 정윤이·롯데 장선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와 고 이정화 여사 / fnnews, mk

어머니의 뒤를 이어 호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와 롯데 복지 재단 신영자 이사장의 딸 장선윤이죠. 정윤이는 해비치의 대표를 맡았던 고 이정화 여사의 뒤를 이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전무를 맡고 있습니다. 해비치 호텔의 최대 주주는 현대자동차로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2015년 경기도 화성시 소재 롤링힐스 호텔의 토지와 건물 등을 해비치에 현물출자하며 정윤이의 호텔 사업을 든든히 지원하기도 했죠.

현대차 신사옥에 들어설 5성급 호텔은 해비치에서 운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대차 그룹은 호텔 사업에 크게 힘을 쏟지 않았으나 정윤이 전무가 사업을 맡게 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삼성동 한전 부지에 지어지고 있는 신사옥에도 5성급 호텔이 입점할 예정이죠. 해당 호텔 역시 해비치호텔에서 운영을 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유관 계열사는 물론 해비치 호텔 임직원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죠.

창업주의 손녀로 이부진과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 hankyung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손녀딸이자 최근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신영자 전 롯데복지 재단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 하버드 심리학과를 졸업 후 1997년 롯데 면세점에 입사해 203년 호텔롯데 팀장으로 승진했는데요. 롯데백화점 명품관 설립준비 당시 루이비통 입점을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결혼으로 잠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시그니엘 호텔 역시 롯데 호텔의 브랜드 중 하나다.

2015년, 경영 일선에 전격적으로 복귀해 호텔롯데의 세컨드 브랜드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 호텔 확장과 부티크 호텔 L7 오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올해 이 두 호텔은 영업 이익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죠. 특히 장 전무가 직접 주도한 L7의 경우 유명 디자이너, 아티스트와 함께 브랜드를 개발해 해외 사업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려있습니다.

호텔업계 신흥 샛별, 미래에셋 박하민

미래에셋이 인수한 호텔 리스트. 이외에도 하와이의 5성급 호텔들을 인수했다. / mk

펀드 불황으로 해외 사업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미래에셋. 얼마 전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에서 HDC 그룹과 함께 통 큰 베팅으로 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실제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호텔, 항공 사업 등을 연계시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13년 호주 시드니 포 시즌스 호텔 매수를 시작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등의 호텔들을 사들였는데요. 2015년, 하와이 빅 아일랜드의 페어몬트 오키드,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호텔을 인수했습니다.

하버드를 졸업한 박하민 씨는 공개되지 않았다.

호텔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는 박 회장과 함께 업계에서는 장녀 박하민에 주목했습니다.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했던 박하민은 미국 코넬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재원인데요.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CBRE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화제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해외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그녀가 박 회장의 뒤를 이어 호텔 사업을 맡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죠.

돈 안되는 호텔 사업 노리는 대기업의 속내

호텔 신라의 매출 90%는 면세 사업에서 나온다. /newsway

사실 호텔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은 물론 인건비 역시 높은 수준이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수익을 기대해야 합니다. 특히 숙박만으로 이런 비용들을 감당해내기란 쉽지 않죠. F&B, 혹은 다른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는데요. 다른 말로 하면 기업들에게 호텔 사업 자체가 좋은 수입원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목적은 모두 다르지만 크게 네 가지입니다. 3,4세의 경영 수업,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부동산 투자 그리고 프라이빗한 공간이죠. 호텔 사업은 다양한 사업군을 직,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자 면세점, 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과 결합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장치입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공들인 신세계 그룹의 첫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

직접 부지를 매입해 호텔을 세우는 기업 입장에서는 호텔 사업이 크게 성공하지 않아도 부동산이 남아있어 투자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기업의 오너들, 혹은 정치계 인사들과 프라이빗한 자리를 만들기에 가족 혹은 기업 소유의 호텔만큼 좋은 장소가 없죠. 특히 독보적인 콘셉트의 호텔은 기업의 이미지까지 개선할 수 있습니다.

호텔사업을 '딸'들이 맡는 이유는?

cj 이미경 부회장과 신세계 정유경 총괄 사장 역시 호텔 사업에 진출 준비 및 운영 하고 있다.

호텔 사업에서 이부진, 장선윤 등 기업 오너가의 3,4세 여성들이 자주 보이는 건 섬세한 트렌드 분석 능력이 한몫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패션, 면세점, 백화점, 호텔 등의 서비스업이나 유통 분야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죠. 생산, 제조 분야보다 비교적 깔끔하고 럭셔리한 인상을 주는 업계에 여성 경영인들이 배치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호텔 사업은 장기적 관점과 투자가 필요해 경영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일부는 기업에서 이야기하는 '여성의 섬세함'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 hani, hankooki

계열 분리, 승계를 위해서 호텔 사업을 딸에게 넘기기도 합니다. 서울 도심의 한 호텔의 관계자는 보통 장남에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대기업에서 딸, 혹은 차남에게 호텔, 백화점 사업 등을 넘겨주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단순히 딸들의 경영 참여가 쉽도록 사업을 확장해 묻지마 승계를 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오너가의 여성들은 체계적으로 경영을 공부하며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부진 사장을 비롯한 기업의 호텔 사업을 지휘하는 여성 경영인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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