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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소리가 음악으로 변하는 거리

성수동 골목 탐방

기계소리가 음악으로 변하는 거리

성수동 골목에 들어서서 귀에 꽂혀져 있던 이어폰을 뺐다. 뚝딱뚝딱 철컥철컥 일정하게 반복되는 기계의 소리들. 그 소리가 한 곡의 음악이 되어 흐르는 성수동의 거리. 제페토 아저씨가 피노키오를 만들고 있을 것만 같은 공장들 사이사이를 지나 성수동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기까지 했다.

기계소리가 음악으로 변하는 거리
기계소리가 음악으로 변하는 거리

성수동 거리의 변화

삭막했던 성수동 공장골목 벽에 색색의 벽화들이 그려졌다. 그림이 하나 그려진 것뿐인데 그저 물건을 찍어내는 회색 빛 공장에서 작품이 태어나는 예술공간으로 변모했다. 오래된 공장의 벽이 하나의 그래피티 아트로 탈바꿈한 성수동의 벽화들은 보통의 벽화마을처럼 옹기종기 모여있지 않고 이곳 저곳에 퍼져있어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을 오가며 벽화를 찾는 게 다 똑 같은 세잎클로버 중 네잎클로버를 찾아내듯, 미로찾기를 하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러한 성수동의 변화가 성수동 주민들은 반갑기도 하지만 너무나 빠른 변화에 성수동 만의 색을 잃을까 걱정이 되는 듯 하다. 주민들과 상인들, 성수동을 방문하는 외지인들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성수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TIP! 성수역 1번 출구로 나가면 수제화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자신의 발의 특징에 맞게 손으로 손수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신발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슈즈콜렉터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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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한 끼 소녀방앗간

성수동 골목 끝자락 약간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소녀방앗간은 보통의 방앗간과는 다르게 떡도 없고 쌀가루도 날리지 않으며 가게 앞에 참기름 병도 놓여있지 않다. 일반 방앗간과 공통점이라고는 고소한 냄새와 방앗간이라는 명칭뿐. 이 방앗간의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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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세심함
하루에 시킬 수 있는 메뉴는 딱 두 가지씩이다. 보통 메뉴가 단출한 곳이 진정한 맛집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기대가 됐다. 경상북도 청송에 계신 할머니들이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반찬을 만들고 햅쌀로 밥을 짓는데 어떤 할머니가 키운 작물인지 할머님의 성함까지 메뉴판에 적혀 있다. 자리에 앉으면 내어주는 취나물 차는 어디에서도 맛 보지 못한 특이한 향과 맛이 나 자꾸만 손이 간다. 보통의 식당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손님 앞에 두고 가는 것이 전부인데 소녀방앗간은 반찬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먹는 방법과 간이 맞지 않으면 얘기해 달라는 말까지 전부 세심하게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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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기분도 좋은 소녀방앗간의 한 끼
대개 밥집들은 빠른 음악을 틀어 손님들의 빠른 회전율을 추구하는데 소녀방앗간은 천천히 흐르는 음악 덕분에 여유롭게 식사가 가능했다. 천천히 나물 특유의 맛을 곱씹고 취나물 차로 풍미를 더했다. 외식을 하고 나면 늘 속이 더부룩했다. 입이 행복한 음식들은 모두가 조미료에 범벅이 되어있었고 소화가 되지 않아 부글대기 마련이었는데 소녀방앗간의 끼니는 기분 좋은 배부름이었다. 손녀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나물 하나하나 정성스레 다듬었을 할머니들도 예전에는 소녀였을 것이다. 스물 넷의 앳된 대표도, 나물을 다듬는 할머니들도 모두가 소녀였다. 소녀들이 만드는 밥상은 소녀들의 웃음이 담긴 듯 산뜻하고 편안했으며 정갈했다.

소녀방앗간 본점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5길 9-6 커먼그라운드점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200
전화번호 02-6268-0778
영업시간 15:00~17:00 따스한 저녁밥을 짓기 위한 브레이크 타임
TIP! 소녀방앗간에서 재료로 쓰는 말린 나물과 직접 만든 과일청, 간장, 된장 등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어 집에서도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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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카페 푸르너스 가든

분명 이쯤에 있는 게 맞다. 길을 찾지 못 해 GPS를 키고 돌아다니는 데 이쯤에 푸르너스가 있어야 하는데 숲 밖에 존재하지 않아서 의아했다. 눈 앞에 있는 푸르너스의 작은 간판을 못 보고 지나친다면 그저 이 곳은 작은 정원에 불과하다. 간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니 작은 인공연못과 각종 수생식물들을 비롯한 꽃과 나무들이 즐비하게 마당을 메우고 있었다. 가드닝 브랜드 푸르너스에서 만든 카페 푸르너스 가든은 가드닝 전문가의 손으로 다듬어져 조용하게 사색하기에 좋은 리얼 정원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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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마시는 여유로운 커피 한 잔
정원용품을 체험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인 푸르너스 가든. 카페 내 곳곳에 푸르너스 제품이 전시되어 있어 푸르너스의 제품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 큰 유리문을 열면 카페 전체가 테라스로 변한다. 꽃과 나무, 물을 바라보며 취할 수 있는 휴식은 푸르너스가 손님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큼직한 알갱이가 사각사각 상큼하게 씹히는 자몽에이드는 직접 담근 자몽청으로 만들어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카페 안쪽에는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단체룸이 있어 스터디 그룹이나 간단한 세미나, 회의 등을 하기에 좋다.

기계소리가 음악으로 변하는 거리

푸르너스 가든 서울숲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46-9 1층
영업시간 10:00~22:00
문의 02-544-5674 

에디터 심서경 포토그래퍼 심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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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들을 위한, 힐링여행의 보물창고이자 문화&라이프&여행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