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X2, ‘1,000만원 인상’ 값어치 할까
‘960만원’ 인상된 ‘뉴 X2 xDrive20i M스포츠’ 시승기
BMW코리아는 최근 뉴 X2 xDrive20i M스포츠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세대 변경을 거치면서 가격이 크게 인상됐으나 실제로 차량을 체험해보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가격 인상으로 느껴진다. / 파주=제갈민 기자 |
BMW의 ‘쿠페형 SUV(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모델 중 가장 작은 X2가 2세대로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쳤다. BMW X2는 2019년 1세대 모델이 국내에 출시된 후 한 번도 연간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선 때가 없다. 그럼에도 BMW그룹코리아는 이번에 2세대 X2의 국내 판매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는데, 가격 인상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BMW그룹코리아는 지난 9일 세대변경을 거친 신형 X2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모델은 ‘뉴 X2 x드라이브 20i M스포츠(이하 뉴 X2)’로, 기본형 모델이다. 뉴 X2는 1세대 모델 대비 동일 트림 대비 국내 판매가격이 960만원(약 16%) 인상된 6,830만원으로 책정됐다.
준중형 쿠페형 SUV인 뉴 X2는 메르세데스-벤츠 GLA·아우디 Q3 스포트백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판매 가격은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 가격만 놓고 본다면 BMW 뉴 X2가 불리한 상황이지만, 차량을 실제로 경험한 이후 첫 느낌은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 후측면. / 파주=제갈민 기자 |
더 커진 뉴 X2, 입체적인 외관 디자인 눈길
뉴 X2는 1세대 모델 대비 차체 크기가 전반적으로 커졌다. 앞뒤 길이(전장)는 195㎜, 좌우 폭(전폭)은 6㎜, 높이(전고)는 64㎜ 커졌고, 앞뒤 바퀴사이 거리(축간거리·휠베이스)도 20㎜ 길어졌다. 실내 공간이 1세대 대비 더 넉넉해졌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외관 디자인도 보다 입체적으로 다듬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앞모습에서는 BMW의 시그니처인 ‘키드니 그릴’이 더 커졌으며 테두리 선도 더 굵어졌다. 그러면서 키드니 그릴 좌우 끝단을 ‘< >’ 모양으로 디자인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키드니 그릴과 프론트 범퍼의 공기흡입구 내부 패턴을 ‘역삼각형(▽)’으로 디자인한 점, 헤드램프 크기를 키우면서도 각을 살려 슬림하면서 샤프한 분위기를 강조한 점도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측면에서는 A필러가 끝나는 상단부터 후면 유리 끝단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인상적이며, 후면 유리 하단에 부착된 큼지막한 스포일러는 스포티한 매력을 배가하는 요소다. 입체감을 강조한 테일램프와 리어범퍼, 밋밋한 테일게이트(트렁크 도어)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은 캐릭터라인도 뉴 X2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독특한 대시보드 구성, 티맵·멜론·게임 기능 탑재한 SW 눈길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 실내. / 파주=제갈민 기자 |
실내에서는 독특한 대시보드 구성이 눈길을 끈다.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송풍구 배치다. 송풍구는 중앙에 2구, 그리고 운전석 왼쪽과 동승석 오른쪽 끝부분에 1구씩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뉴 X2는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에 가로로 길쭉한 모양의 송풍구를 하나만 배치하고 동승석 앞 대시보드에 가로로 2구 송풍구를 배치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공기 순환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보이며, 더불어 동승자가 있는 경우 히터나 에어컨을 보다 직접적으로 쐴 수 있어 한층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뉴 X2는 준중형 모델임에도 10.25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0.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조합의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점도 인상적이다.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 1열 주요 부분. / 파주=제갈민 기자 |
1열 시트 사이 센터터널과 암레스트(팔걸이) 부분도 독특한 모양으로 설계됐다. 중앙의 송풍구 아래에 동굴형으로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를 세로로 배치했고 주행 간 스마트폰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 레버를 설치한 점이 인상적이다. 암레스트는 플로팅 타입으로 디자인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의 변속 레버와 컨트롤 패널을 통합했다.
암레스트 하단의 빈 공간은 개방형 수납함으로 설계했다. 여성 운전자들이라면 파우치나 작은 가방을 보관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암레스트 덮개도 열리도록 설계해 카드지갑 등 얇고 작은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는 티맵 내비게이션(오른쪽 위)을 기본으로 지원하며, 여러 가지 미니 게임(아래)을 즐길 수 있다. / 파주=제갈민 기자 |
실내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뉴 X2에는 BMW의 최신 운영체제 BMW OS9을 탑재해 SKT 내비게이션 ‘T맵(티맵)’과 멜론·플로 등 여러 앱을 사용할 수 있다. 그간 한국 소비자들이 수입차의 불편한 점으로 지적하던 부분을 개선한 부분이다. 여기에 센터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축구·레이싱 게임 등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게임은 시동을 걸지 않고도 작동할 수 있으며, 조작은 터치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조작키 또는 스마트폰을 조이스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트도 편안하고 공간도 협소하지 않다. 1열은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전동조작 시트를 탑재했으며 수동으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허벅지 지지대(서포터)를 설치했다. 시트 두께도 두꺼워 탑승 시 편안하며, 사이드볼스터(시트 측면 지지대)도 두꺼워 역동적인 움직임에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또 운전석에는 메모리 시트 기능을 지원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 모델인 만큼 2열 공간이 ‘아주 넓다’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1열 시트를 뒤로 밀었음에도 신장 180㎝ 성인이 2열에 탑승했을 때 무릎 앞쪽으로 공간이 남는 정도며,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고 있을 때 머리가 루프(천장)에 닿지 않고 약간 공간이 남는다.
고속주행 즐겨도 연비 13㎞/ℓ 수준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는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높은 연료효율을 기록했다. / 파주=제갈민 기자 |
시승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자유로에 위치한 파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코스로 약 150㎞를 주행했다. 대체로 고속 주행 코스로, 뉴 X2 x드라이브 20i M스포츠의 고성 주행 성능과 연료효율, 주행보조기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했다.
고속도로와 고속화구간에서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고 있으면 속도는 빠르게 치솟는다.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하고 있음에도 운전자가 체감하는 속도감은 크지 않고 안정감이 뛰어나 불안함도 크지 않다. 스티어링휠 왼쪽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기면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지만 굳이 사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변속기를 드라이브(D) 모드에서 한번 더 뒤로 당기면 스포츠(S) 모드로 바뀌는데, 스포츠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경쾌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도 만족도가 높다. 특히 라디에이터그릴 부분에 설치된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하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통해 차로와 차량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주행 시 차선 내에서 차량이 왼쪽이나 오른쪽에 치우쳐 주행하는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차량이 차로에서 중앙에 잘 위치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안정적인 주행을 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차로 변경 시에도 좌우 차로와 선행 차량의 그래픽까지 HU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약 150㎞를 달리는 동안 속도위반 구간 단속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뉴 X2의 연비는 12.9㎞/ℓ로 측정됐다. 시승에 참가자 중에는 15㎞/ℓ 이상의 연비를 달성한 경우도 존재했다.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 측면. / 파주=제갈민 기자 |
뉴 X2는 BMW의 기술력을 합리적인 가격에 누리고 경험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약간의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뉴 X2의 아쉬운 점으로는 △주행 간 공조기 조작이 약간 불편한 점 △공조기 소음이 크게 느껴진 점 △1열 통풍시트가 없는 점 △선루프 개방이 불가능한 점 4가지 정도다.
뉴 X2는 공조기를 조절하려면 중앙 터치스크린 내에서 아래쪽에 위치한 바람개비를 터치하고 또 한 번 공조기 전원 버튼을 눌러야하며, 여기서 바람세기를 조절할 때도 터치버튼으로 조작해야 한다. 또 바람세기를 ‘아주 약하게’로 설정하면 공조기 소음이 크지 않지만 그 바로 위인 ‘약하게’로 높이면 공조기 소음이 크다.
또 1열 통풍시트가 없다. ‘준중형’급 차량임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면서도 6,000만원이 넘는 차량가격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다. 루프(천장)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탑재해 개방을 할 수 있는 ‘선루프’ 기능은 없으며, 햇빛가림막(선셰이드)만 조작할 수 있다.
2세대로 거듭난 BMW 뉴 X2의 국내 가격이 6,830만원으로 책정돼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뉴 X2를 실제로 보고 시승을 통해 성능과 기능을 체험해본다면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여러 부분에서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 뉴 X2 xDrive20i M스포츠 트렁크. 2열 시트는 4-2-4로 분할해 접을 수 있다. / 파주=제갈민 기자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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