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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 “가격만 아쉽다”

“이제 숏바디 디펜더90도 가솔린 엔진 모델 있다”

넓고 높은 차체, 외관·실내 독특한 생김새 눈길

통풍시트·콘솔박스 냉장고 실용적, 사이즈UP 터치스크린 편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해부터 판매되는 디펜더90 모델에 P400(패트롤400) 엔진을 탑재한 디펜더90 P400 X를 추가했다. / 제갈민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해부터 판매되는 디펜더90 모델에 P400(패트롤400) 엔진을 탑재한 디펜더90 P400 X를 추가했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의 아이코닉 모델(상징적인 모델) ‘디펜더’는 개성이 뚜렷한 차량이다. 디펜더는 기본형인 110 모델과 숏 휠베이스(숏바디) 90, 롱 휠베이스(롱바디) 130 크게 3종으로 나뉜다. 또한 각 모델은 가솔린과 디젤 파워트레인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최근 랜드로버 디펜더 중 숏바디 가솔린 모델 ‘올 뉴 디펜더90 P400 X’ 개별시승을 진행했다. 그간 랜드로버가 한국 시장에 판매한 숏바디 디펜더90 모델은 디젤 파워트레인만 존재했지만 2024년형 모델부터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디펜더90 P400 X’를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디펜더90은 각진 차체 실루엣과 볼륨감을 강조한 범퍼 및 펜더라인, 짧은 앞뒤 오버행 덕에 독특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풍긴다. 앞뒤 범퍼에서부터 바퀴 중간부까지 짧은 오버행은 이 차량이 산길과 같은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주행에 특화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랜드로버 디펜더의 트렁크 도어는 옆으로 열리는 점이 특징이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의 트렁크 도어는 옆으로 열리는 점이 특징이다. / 제갈민 기자

짧은 오버행은 도심 주행에서도 장점이 많다. 범퍼에서부터 앞바퀴·뒷바퀴까지 거리가 짧은 만큼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또 최소 회전반경이 범퍼가 길게 튀어나온 차량들에 비해 짧아 유턴을 할 때도 편리하다. 다만 디펜더90의 차체 너비(폭)가 1,996㎜로 2m에 육박해 주행 간 약간은 신경이 쓰일 수 있다.


또 독특한 점으로는 트렁크 도어가 옆으로 열리는 ‘사이드 오픈 테일게이트’를 채용한 점, 그리고 테일게이트 뒤에 달아둔 스페어타이어는 디펜더 고유의 디자인과 개성을 잘 살린 부분이다. 사각형의 헤드램프와 내부에 메인 원형 헤드라이트 램프, 방향지시등 역할의 큐브 모양의 보조 램프 구성은 오리지널 디펜더의 감성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부분이다.


실내 인테리어도 독특한 생김새가 눈길을 끈다.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마그네슘 합금 크로스카 빔’ 구조물을 겉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도어트림도 최소한으로 구성해 철판을 그대로 만질 수 있다는 부분도 디펜더의 강인함, 견고함을 강조하는 요소다.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 실내는 고급스러운 색상의 가죽과 우드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1열 콘솔박스는 냉장기능을 지원하며, 500㎖ 용량의 생수병을 세워서 보관 가능하며 음료 4병 정도가 들어간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 실내는 고급스러운 색상의 가죽과 우드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1열 콘솔박스는 냉장기능을 지원하며, 500㎖ 용량의 생수병을 세워서 보관 가능하며 음료 4병 정도가 들어간다. / 제갈민 기자

차량에 올라타면 높은 지상고와 시트포지션 덕에 탁 트인 시야와 다른 차량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일품이다. 최저 지상고는 291㎜로 일반적인 SUV 모델에 비해 상당히 높은데, 차체 프레임도 두꺼워 실제 노면부터 승객석(캐빈룸) 바닥까지 높이는 더 높다. ‘차에 올라타다’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표현으로 느껴진다.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센터페시아 메인 터치스크린의 크기를 11.4인치로 키워 디스플레이 조작이 더 편리하고 시인성도 개선했다. 또한 디펜더에는 이전 모델부터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콘솔박스에 냉장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음료 등을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디펜더의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1열에는 통풍시트 기능도 탑재했다. 앞서 지난해 시승한 디펜더90 D250 SE에는 탑재되지 않은 기능이라 아쉬움이 남았지만 디펜더90 P400 X에는 추가돼 만족도가 높다.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은 앞뒤 오버행이 짧은 점이 특징이다. 옆모습은 마치 장난감차를 연상하게 되는 형상이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은 앞뒤 오버행이 짧은 점이 특징이다. 옆모습은 마치 장난감차를 연상하게 되는 형상이다. / 제갈민 기자

부드러운 주행성능도 압권이다. 디펜더90 P400 X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직렬6기통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56.1㎏·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공차중량이 2,355㎏, 운전자가 탑승하면 2.4톤이 넘는 무게임에도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6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할 때 ‘우웅’하는 우렁차면서도 부드러운 엔진음, 그리고 떨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승차감은 그간 다른 차량들에서 느끼기 어려운 요소다. 주행 간에 고르지 않은 울퉁불퉁한 노면 또는 작은 포트홀을 밟더라도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진동이나 충격은 크지 않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실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연동하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 측에 따르면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는 초당 최대 500회까지 차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연속 가변 댐퍼를 즉각적으로 최적화해 어떠한 노면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과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 차량 곳곳에 카메라를 장착해 골목길 등 좁은 도로에서 차량 전후좌우 부분을 메인 디스플레이로 보면서 주행할 수 있어 편리하다.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 2열은 6대 4 비율로 접을 수 있다. 다만 적재함 부분과 2열 시트 사이 턱이 존재한다. 트렁크에는 고리를 설치해 손잡이가 있는 작은 짐을 걸 수 있으며, 220V 콘센트도 장착해 다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 2열은 6대 4 비율로 접을 수 있다. 다만 적재함 부분과 2열 시트 사이 턱이 존재한다. 트렁크에는 고리를 설치해 손잡이가 있는 작은 짐을 걸 수 있으며, 220V 콘센트도 장착해 다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디펜더90 P400 X의 아쉬운 점으로는 2∼3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차체가 짧은 숏바디 모델인 만큼 트렁크 적재공간이 좁은 점이다. 2∼3명 정도 인원이 캠핑이나 여행을 갈 때 가방이나 짐을 적재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지만 캠핑용품을 싣고 다니기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은 조작이 편리하고 완전 정차, 오토홀드 기능까지 지원을 하지만 차로 이탈 방지 기능(LKAS)의 차선 인식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오프로드 특화 차량임을 고려하면 이해를 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는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다. / 제갈민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90 P400 X는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다. / 제갈민 기자

마지막으로는 가격이다. 올 뉴 디펜더90 P400 X은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포함한 국내 판매 가격이 1억3,640만원이다. 문제는 동일한 엔진을 탑재한 기본형 모델 디펜더110 P400 X가 1억4,600만원, 2ℓ급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디펜더110 P300 X-다이내믹SE 모델은 1억1,320만원이다.


2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4도어 모델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동일한 고성능 엔진을 원하는 소비자는 약 1,000만원 정도를 더 투자하면 디펜더110 P400 X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펜더90 P400 X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될까 약간은 우려스럽게 느껴진다.


실제로 올해 1∼4월 디펜더90 P400 X는 단 4대가 판매됐다. 시승차를 제외하면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차량은 많아야 3대인 셈이다. 반면 2열 도어가 존재하는 디펜더110 P300·P400 모델은 각각 149대, 29대가 팔렸다.


디펜더90 가솔린 모델을 구성할 때 디펜더90 P300 X-다이내믹SE 또는 P300 X-다이내믹HSE를 들여와 국내 판매가격을 1억원 안팎으로 책정했다면 ‘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해당 모델은 영국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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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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