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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구부린 채 산 中 ‘폴딩소녀’, 허리 펴고 찾은 꿈

서울신문

강직성 척추염으로 10년 넘게 허리를 구부린 채 살아야 했던 중국의 23세 여성(왼쪽)이 수술을 통해 새 삶을 시작했다(오른쪽)

인생에서 화양연화와 같은 20대 초반을 땅만 보고 걸어야 했던 한 여성이 수술을 통해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중국 장쑤성 난징에 사는 23세 여성 위(玉)씨는 10년이 넘도록 정면을 바라보며 허리를 편 채 걷는 평범한 일상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위 씨가 허리를 완전히 구부리고 걸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질환 때문이다.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점차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만성적인 척추관절병증 가운데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과거에는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환자 비율도 늘고 있다.


위 씨에게 이 병이 찾아온 것은 10여 년 전으로,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은 후 통증과 증상은 심해져 갔지만 경제적 사정 탓에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다.


10대 시절, 친구들과 뛰어노는 평범한 일상조차 불가능했던 이 여성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위 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들은 난징시의 한 병원이 수술의 기회를 제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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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 씨(23)가 수술을 받기 전, 강직성 척추염으로 허리를 펴지 못하는 모습

위 씨는 5월부터 3개월 간 총 4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죽은 신경을 제거하고 휘어진 척추와 허리 등을 곧바로 세우는 보형물 등을 장착하는 수술이었다. 그리고 최근 위 씨는 10여 년 만에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로 정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지 의료진은 “환자가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이 시간을 잘 견딘다면 동경해왔던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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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지난해 6월 수술 받기 직전의 모습, 오른쪽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여 년 만에 허리를 편 채 스스로 걷는 리 씨의 모습

위 씨는 “이전보다 키도 커지고, 정면을 바라보며 걸을 수도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하늘을 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완치된 이후에는 나 때문에 고생한 부모님을 돕기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중국의 후난성에 사는 46세 남성이 27년 동안 위 씨와 같은 강직성 척추염으로 27년간 상체를 구부린 채 살다가, 현지 의료진의 도움으로 허리를 펴고 새 삶을 시작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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