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빵·짬뽕빵·연탄빵… ‘빵 聖地’로 피어난 강릉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콩빵. 강릉 시내 금방골목 네거리,중앙시장 먹자골목,강문해변에 위치한 강릉당에서 판다.강릉당 제공 |
‘연탄빵, 커피콩빵, 짬뽕빵, 인절미크림빵, 엉덩이빵….’
‘커피의 고장’으로 알려진 강원 강릉이 ‘빵의 고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KTX와 고속도로가 뚫리는 등 교통여건이 좋아지면서 서울·수도권과 가까워진 게 계기가 됐다. 편리해진 교통 덕분에 사계절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고 관광지로 자리잡으면서 커피와 함께 빵 문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새로 만든 빵들은 대부분 강원도와 강릉을 상징하는 연탄·커피·짬뽕 등을 소재로 출시된다. 관광객들이 찾아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선물용으로 가져갈 수 있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릉지역 개성 있는 빵집들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빵지순례’를 위해 강릉을 찾는 관광객까지 생겨났다.
오후 1시면 품절되는 ‘엉덩이빵’
교동택지의 가루베이커리에는 ‘원준이 엉덩이빵’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다. 호빵 모양에 우유크림을 소로 넣어 포실포실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데다 베이커리 대표의 아들 이름을 붙여 만든 빵이어서 더 친근감 있게 판매된다. 피낭시에와 치즈식빵 등으로 유명한 교동의 빵집 역시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오후 1시면 모든 메뉴가 품절돼 서울, 인천 등에서 온 손님들이 아쉬운 발길을 돌리곤 한다. 코로나19의 어려움은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빵집들이 모여 있는 강릉 중앙시장에는 마늘빵집과 짬뽕빵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이름을 알리면서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포남동의 인절미크림빵집 역시 지역 주민들도 맛보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1987년에 개업한 빵집에는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가 다녀가 유명해지면서 대표 메뉴인 야채빵과 고로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은 “빵케팅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강릉 빵집들이 날로 유명해지면서 인터넷 예약이 어려워 직접 찾아왔다”며 “오롯이 빵을 먹기 위해 새벽 KTX를 타고 강릉으로 왔고, 이왕 온 김에 다른 유명 빵집들도 돌아볼 생각이다”고 말한다.
우선 강릉에서는 커피의 고장답게 커피빵이 인기를 끈다. 강릉지역에서 판매되는 커피빵과 커피콩빵은 업체마다 다양한 맛으로 만들어 10여 가지에 이른다. 카페와 손잡고 번창하는 커피빵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대부분 커피 원두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100억원대가 넘게 팔린다.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콩빵. 강릉 시내 금방골목 네거리,중앙시장 먹자골목,강문해변에 위치한 강릉당에서 판다.강릉당 제공 |
특허받은 ‘커피빵’ 출시 3개월 입소문 타고 전국 택배
커피빵 가운데 지난 7월 출시된 강릉당의 커피콩빵이 급성장하고 있다. 둥근 커피원두 모양의 빵 속에 에스프레소 맛의 잼을 개발해 소를 넣은 강릉당 커피콩빵은 진하지 않은 적당한 커피향으로 특허를 내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개당 가격은 1000원이다. 출시 3개월 만에 SNS로 소통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강릉시에 3호점(금방골목 네거리점, 중앙시장 먹자골목점, 강문해변점)으로 늘렸다. 최석훈(37) 강릉당 대표는 “강릉 바다를 찾는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춰 커피빵을 만들었다”며 “포장용기도 천편일률의 커피색을 벗어나 바다를 상징하는 민트색으로 승부를 걸어 히트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연탄빵은 강릉 안목항 앞에 위치한 키크러스에서 팔고 있다.키크러스 제공 |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연탄케이크는 강릉 안목항 앞에 위치한 키크러스에서 팔고 있다.키크러스 제공 |
‘연탄의 고장’ 강원도를 떠올리게 하는 연탄빵은 일찌감치 만들어져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서울 생활을 접고 강릉 안목항에 정착한 장연희(54·여) 키크러스 대표가 처음 만들었다. 구멍 9개를 뚫어 구공탄을 연상시키는 연탄빵은 검정색·갈색·흰색 3가지 연탄시리즈로 만든다. 색깔별로 타기 전 연탄과 다 타고난 연탄재를 상징한다. 검정과 흰색 연탄빵은 국산 팥을 삶아서 만들고, 갈색 연탄빵은 커피와 초콜릿을 원료로 만든다. 식용색소 등을 사용하지 않고 무공해 재료로 만든 건강빵이다. 한입에 쏙 넣고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커피와 함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키크러스에서는 연탄빵 외에 연탄케이크, 연탄초콜릿도 판매한다. 연탄케이크는 까만색 초코원료와 갈색 커피연탄 두 가지가 있다. 선물용 포장으로는 17개가 든 연탄빵세트가 1만 2000원, 연탄케이크는 1상자에 1만 5000원, 연탄 초콜릿은 5개씩 포장돼 1만원씩 판매된다. 장 대표는 “강릉의 맑은 바다가 좋아 정착했다가 정동진, 안인진 등 옛 탄광지역을 연상케 하는 재밌는 테마로 연탄빵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 먹자골목 내 위치한 강릉중화 짬뽕빵에서 팔고 있는 짬뽕빵.강릉중화짬뽕빵 제공 |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 먹자골목 내 위치한 강릉중화 짬뽕빵에서 팔고 있는 짬뽕빵.강릉중화짬뽕빵 제공 |
강릉 짬뽕을 한입에 담아낸 짬뽕빵
강릉에서 교동짬뽕과 순두부짬뽕이 인기를 끄는 데 착안해 만든 짬뽕빵도 인기 상종가다. 야채와 돼지고기, 양파, 호박, 당근, 마늘 등 짬뽕 재료를 볶아 소로 사용해 짬뽕 맛 그대로인 빵이다. 짬뽕의 단골 재료로 쓰는 해산물은 호불호가 있어 빵 재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짬뽕빵 종류는 불짬뽕빵, 고추잡채소보로, 사천짜장빵, 불짬뽕크로켓 등 4가지가 있다. 불짬뽕빵은 짬뽕 고유의 맛을 살려 짬뽕 재료를 볶아 소를 넣어 만든다. 고추잡채소보로는 고추잡채를 소로 넣고, 사천짜장빵은 매운 맛의 사천짜장을 소로 만들었다. 불짬뽕크로켓은 찹쌀떡 안에 불짬뽕 재료를 넣고 튀겨 만든다. 개당 3500원씩이다. 짬뽕빵 시리즈는 3년 전 대구에서 강릉으로 정착한 이준욱(35) 강릉중화짬뽕빵 대표가 만들었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향인 대구에서 짬뽕빵을 개발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생각에 강릉 중앙시장에 자리잡고 시작했다. 이 대표는 “다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짬뽕빵은 하루 비수기에는 450만~500만원, 성수기에는 700만~800만원 매출을 올린다”고 활짝 웃었다.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포남동 남강초교 1길 24 (이마트 옆)에 위치한 강릉빵다방에서는 강릉인절미크림빵을 판다.강릉빵다방 제공 |
해마다 20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에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특색 있는 빵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포남동 남강초교 1길 24 (이마트 옆)에 위치한 강릉빵다방에서는 강릉인절미크림빵을 판다.강릉빵다방 제공 |
어머니의 손맛, 인절미를 테마로 한 강릉인절미크림빵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승부를 건다. 인절미크림빵은 찹쌀과 멥쌀을 섞어 만든 빵 속에 팥소를 넣어 1차 쪄낸다. 이후 빵이 식으면 100% 우유크림을 팥소에 주입식으로 첨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빵은 다시 콩가루 고물을 묻혀 완성된다. 빵을 한입 베어 물면 쫄깃한 찹쌀 속에서 달콤한 팥과 부드럽고 상큼한 우유크림이 터져 나오며 풍미를 더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바깥 고물은 철원에서 농사짓는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는 콩가루를 사용하고, 팥소의 단맛은 설탕 대신 조청과 꿀을 사용한다. 김승태(45) 강릉빵다방 대표는 “인절미크림빵 종류는 녹차, 초콜릿, 딸기, 치즈, 흑임자, 소보로크림을 사용해 6가지를 만든다”며 “1개에 300원씩 낱개 판매와 5개, 10개씩 선물용 포장도 된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