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 산불대책회의서 ‘문 정권의 민낯’ 격앙…회의 중엔 눈물도
나경원 ‘정부측 한명도 안온다고요?’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 입장하던 중 원내대표실 보좌역으로부터 정부 측 관계자의 불참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이날 회의에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 등 관련 부서 차관 및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했다. 2019.5.29 연합뉴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한국당 주최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대책회의에 유관기관 공무원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산불피해 당사자들을 거론하면서는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국회에서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한국전력 등 관련 부처 차관 및 유관 기관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에 앞서 각 부처 및 기관은 한국당 측에 ‘불참’을 통보했고, 결국 한국당 홀로 회의를 개최했다.
나 원내대표는 “강원 산불피해와 관련해 장관들은 바쁠 것 같아서 차관들의 참석을 요청했고, 일부 차관들은 오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모두 불출석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정권의 이익을 계산해 공무원들을 출석시키지 않는 것이 이 정권의 민낯이다. 이렇게 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 발언하는 나경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9/뉴스1 |
이어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면서 유감 표명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국회 정상화를 운운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결국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닌 궤멸집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정쟁을 사실상 총지휘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다.
약 40분간의 한국당 홀로 회의 이후에도 나 원내대표는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압박하려고 야당에 공무원들을 안 보내는 것인가”라면서 “산불 피해 지역에 두 번 갔다 온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눈물을 잊을 수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산불대책 일환인 후속작업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지난 주에 잡았는데 을지훈련 등을 감안해 장차관이 못 올 경우 실무를 맡고 있는 실국장들이 오는데 한 명도 참석을 안했다”면서 “심지어 한전은 이날 회의 직전까지 못 온다는 연락조차 안 했다”고 전했다.
통상 부처 및 유관기관이 제1야당과의 주요 정책회의 일정 조율에서 연락 없이 참석을 하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정쟁에 앞장서는 것인가. 그게 청와대, 여당이 할 일인가”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내용 유출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국민 눈물은 외면해도 되나’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 등 관련 부서 차관 및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해 자리가 비어있다. 2019.5.29 연합뉴스 |
나경원 ‘정부측 한명도 안온다고요?’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 입장하던 중 원내대표실 보좌역으로부터 정부 측 관계자의 불참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이날 회의에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 등 관련 부서 차관 및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했다. 2019.5.29 연합뉴스 |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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