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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정의당, 민주당과 거리 둘까

선거제 개혁보다 소선거구 집중

고양·인천 ‘진보 블록’ 육성 필요

서울신문

심상정(가운데) 정의당 대표연합뉴스

진보주의를 추구해 온 정의당이 21대 국회에서 ‘갈림길’에 섰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난 20대와 마찬가지로 6석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치면서 당의 확장을 위한 새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9.6%를 기록해 비례의석 5석을 얻었다. 여기에 경기 고양갑에서 승리한 심상정 대표를 더하면 총 6석이다.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겠다는 애초 목표를 생각한다면 확실히 아쉬운 성적표다.


특히 지역구 대결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정의당은 20대 현역 의원들을 일찌감치 지역으로 보냈다. 전남 목포(윤소하), 경기 안양동안을(추혜선), 인천 연수을(이정미), 충북 청주상당(김종대) 등에 자리잡은 현역 의원들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터를 닦았다. 그러나 재선 의원을 배출하려던 꿈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그간 선거에서 일종의 우군 역할을 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는 최대의 적이 됐다. 비례대표에 크게 의존하는 정의당 특성상 진보성향 유권자들에게 민주당과의 교차투표를 권해야 했지만 비례연합정당이 변수가 됐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꿔 사과하자 친민주 성향 당원들의 반발까지 거세게 일었다. 그러면서도 외부에서는 정의당만의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우지 못한 채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계속 받았다.


결국 애초에 거대 정당들에 의해 결정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당력을 집중하기보다는 소선거구에 집중하는 ‘현실적인 전략’을 세웠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심 대표의 영향력이 큰 고양 등 경기북부와 당내 정파인 인천연합 등의 활약으로 영향력이 강한 인천 등을 ‘진보 블록’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도 경기 수원정에서 경기 고양을로 지역구를 옮긴 박원석 후보가 7.5%라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효과를 봤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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